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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목구어(緣木求魚)는 어디에…


박양호(지역문제연구회) 기자 / 입력 : 2006년 01월 19일
ⓒ 고성신문


 


 


 


 


 


 


박양호(지역문제연구회)


 


제법 매서운 바람이 살갗을 찌르는 듯한 병술년(丙戌年) 신년 오후 5!


썰물이 할퀴고 간 갯벌위로 뒤뚱거리며 먹이를 찾고 있는 길 잃은 물오리!


잿빛으로 뒤덮인 산 너머 가느다란 빛줄기로 어둠을 내리는 실루엣! 생선비린내 같은 짠 소금기의 해풍이 수초더미 위로 미끄러져 내리는 숲을 지나 걸음을 옮긴다. 또 한걸음, 한걸음… 무언가 허전하다.


 


형언할 수 없는 외로움이 금방이라도 밀물처럼 밀려와 나를 삼켜버릴 것 같은 공포감에 떨고 만다. 반사적으로 호주머니를 뒤척인다.


 


보호본능이 필요한 상황도 아닌 데도 새로운 버릇이 언제인가부터 접착제처럼 붙어 버렸다.


 


아마 재작년부터 생긴 오후 산책길의 버릇인 것 같다. 정확하게 말하면 태풍매미 이후 갈대숲으로 이루어져 있던 제방이 콘크리트 제방으로 바뀌고 나서인 것 같다.


 


하루일과 중, 유일한 나만의 세계 속에서 안식처를 제공해주던 해안의 갈대숲! 스치는 바람과 천둥오리 떼와 석양의 황금빛 노을이 이루는 하모니 속에서, 미켈란젤로의 「신의창조」가 재현되고, 황금전차를 타고 트리아이나(삼지창)를 든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만나며, 갈매기가 들려준 교향곡이 있는 자연의 아늑한 품속은 과거 속에 묻어버린 이후 간혹 콘크리트 제방 위로 지나는 농부의 모습에서 예전의 향취는 전설처럼 가슴속에 숨어버리고 말았다.


 


갈대숲과 해안 산책로!


 


이것에 매료되어 이곳에서 영혼을 묻고 살아온 지 6!


 


갈대제방은 콘크리트제방으로 바뀌어 우리의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 온갖 쓰레기가 진열되어 있는 쓰레기매립장처럼 우리가 투기한 생활쓰레기가 산책길의 발끝을 귀찮게 한다. 여기뿐만 아닐 것이다.


 


187㎞의 리아스식 해안을 이루고 있는 고성군 연안일대가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바다의 중요성은 미사여구로 표현해도 모자란다.


 


신년의 아침을 찬란하게 장식하는 출발도, 염원도, 기원도, 바다를 향해 머리를 조아리는 신성한 의식으로부터 출발하는 새로운 시발점이 바다이듯, 우리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주고 각종 어패류를 비롯한 식량자원도 산업자원도 공급해주는 고 부가가치의 영역인 동시에 경제의 주요 원동력 역할을 하는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과거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고성읍의 실물경기를 담당했던 주역으로 황금기를 구가했던 고성연안바다의 역할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국내외적인 환경변화와 연안인근지역개발, 해양생태계파괴로 어자원의 고갈로 지역경제의 주역으로,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진단과 대책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본다.


 


우선 고성군의 ‘수산업 여건’인 전문수산업세대수 만도 고성군 세대수의 5.3%(2003), 어항시설, 어선현황, 어업면허현황에서 인근 연안지자체에 비해 손색이 없음에도 ‘수산물어획고’와 ‘생산총액’은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 추세로, 타지자체와는 역비례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경남의 연안지자체는 어획량이 소폭 감소함에도 판매금액은 대폭적인 증가는 고부가가치 ‘어류’를 지속적으로 생산한 반면, 고성군은 ‘패류’와 ‘기타수산물’에 의존하는 요인에서 판단될 성 싶다.


 


결론적으로 고성군 수산업은 태풍과 적조 같은 자연재해와 바다환경 오염 등의 내·외적인 환경변화와 경제변동에 취약성을 드러내는 현상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책을 위한 수산업예산투입현황에 대한 조사결과 2003~2005(3년 적용)간 일반회계의 수산세출예산은 년 평균 약 40%가 감소되었다.


 


일반회계의 세출예산의 성장률 약 24%에 비해 너무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연간 신장된 예산이 공룡엑스포에 편성되다시피 되었더라도, 수산업예산의 감소 폭은 지역기반산업인 수산업을 파해 시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까 싶다.


 


고성군의 수산업은 풍부한 어자원의 인프라와 리아스식 해안 경관은 고부가가치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촌소득감소와 어업인구유출의 상황에선 고성군 수산업발전을 기약할 수가 없을 정도다.


 


연안의 환경오염, 수산보조금삭감, 유가인상으로 인해 미래를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지자체의 예산 ·투자 없는 성장이란 있을 수 없는 경제논리이기에, 고성수산업의 지속적인 둔화는 자명한 일이며, 어민소득은 타 산업분야보다 감소 될 것이라 장담해 본다.


 


그래서 지역특색의 수산정책 프로그램이 요구되는 지방화시대에 고성수산행정 당국의 특색 있는 마스터플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물론 고성군 수산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사업인 ‘수산물 수출 종합대책 추진’ ‘지방어항개발사업’ ‘수산자원조성(종묘방류)사업’ ‘양식어장 정화사업’ ‘적조피해예방 및 방제대책’ ‘마을어장 개발’ ‘굴박신공장 시설지원사업’ ‘연안정비사업’ ‘어촌·어항 복합공간조성사업’ 등의 정부주도의 사업에만 의존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첫째, 인근연안 지자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둘째, 고성연안 생태계 모델링을 통한 연안환경 보전·관리에 필요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방안을 모색하여, 셋째, 무공해의 친환경적 수산물을 생산하여 고성수산물의 안전성확보와 넷째, 고성연안 어촌관광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역 내의 수산관련 단체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여 상생의 동반자로 출발되어져야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21C는 해양의 시대다.


 


어쩌면 바다라는 자원의 보고를 보유한 지방자치단체는 축복받은 곳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 자원을 이용한 생산성창출과 부가가치는 지역경쟁력을 가름하는 척도일진데, 이대로 내버려 둘 수가 없다.


 


바다를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서, 연목구어(緣木求魚)를 목 터지게 외치며 한 평생을 바다와 더불어 살아왔으며 바다를 연구하는 해양과학도가 국회의원이 되어야하는 당위성을 청중 앞에 연설하던 분(!)이 고성군의 수장이 될 때, 많은 기대와 희망 속에서 고성해양·수산업의 발전을 예견했지만, 예상과 결과는 솔직히 당혹스러울 정도라면 이제 생각들을 바꾸고, WTO FTA이후 정부의 해양·수산업정책의 패러다임변화를 눈여겨보자.


 


WTO 수산보조금 협상 쟁점사항인 해양환경훼손 및 무역왜곡효과가 큰 보조금은 축소 및 금지되는 반면 어획능력감소 및 수산자원회복 등에 관한지원은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수산정책은 환경훼손, 무역왜곡효과가 뚜렷한 지원은 축소될 것이며, 전문어업인육성, 어업인 연금지원(경영이양 직접지불제포함), 양식공제, 소득직접지불제(생계비지원) 등의 어업인 복지를 향상시키는 지원과 어촌생활환경개선지원(교육, 문화, 의료, 교통, 주택, ), 조건불리지역 직접지불제, 어항시설 등의 어촌개발지원으로 수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산자원 회복을 위한 생태계 기반의 수자원관리정책이 강화될 것이라 본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변화에 고성군은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대책 프로그램수립과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설치하여, ‘살고픈 고성어촌’ ‘돌아오고 싶은 고성어촌’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대폭적인 예산지원과 정성을 기울여 緣木求魚의 진실게임을 보여준다면, 아늑한 수평선 위 만선의 깃발이 펄럭일 때, 저녁 무렵의 산책길이 외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박양호(지역문제연구회) 기자 / 입력 : 2006년 0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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