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외식업계는 ‘비상’… 축제 취소, 추석특수도 사라질 위기
경계단계에 접어든 신종플 가 지역 경제에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3일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단체가 계획 중인 축제와 행사에 대해 원칙적으로 취소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내면서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데다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이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 현재까지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추석 성수기까지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 해외여행 ‘전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여행업계다. 고성군내 각 여행업계는 10~11월 각종 축제, 해외 여행 등 가을 성수기를 대비해 준비했던 전세버스를 취소하는가 하면 추가사업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사스·조류독감이 유행했던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한 마디로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규예약은 전혀 없고 기존 예약도 대부분 보류, 취소됐다. 방문은 물론 전화문의도 없는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수개월동안 고전을 겪고 있는데 신종플루까지 발병해 최악의 경우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직원 인건비나 유지비는 마이너스 통장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는 상황으로 자금이 회전되지 않아 IMF 때보다도 더 혹독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증명하듯 고성군청 민원실 여권발급 창구 역시 한산했다. 군청 관계자는 “신종플루 이전에는 한달 평균 120건씩 발급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하루에 1건 정도 발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 발급자도 신혼여행, 출장 등의 목적이 대부분이고, 일반 관광을 목적으로 여권을 신청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행업계가 때 아닌 신종플루로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학여행 특수마저 사라질 판이다. 고성교육청은 최근 일선학교에 행안부 지침을 들어 ‘단체활동 금지’ 공문을 시행했다.
이 공문에는 가을소풍과 수학여행을 가급적 자제하고 결정 여부는 학교장 재량으로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야외 단체활동을 통해 만의 하나 신종플루 확산을 우려해 현재까지는 취소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추세대로 지속된다면 군내 일부 여행업체에서는 문을 닫는 사태까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A여행사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신종플루가 잦아들길 기대할 뿐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면서 긴 한숨을 토해냈다.
# 유통업계 ‘비상’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등 다중시설의 이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유통업계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식당 등 요식업계, 학원가에도 피해가 우려된다. 30대 이상의 주부를 주 고객층으로 하고 있는 일부 유통업체는 8월에 이어 9월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경기가 나아져 매출 상승을 기대했는데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도 매출이 부진하다. 자녀들을 데리고 나와 시장을 보는 주부들이다보니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추석 대목이다. 신종플루의 기세가 누그러들지 않는다면 추석 대목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칫하다 소비자들을 인터넷쇼핑몰이나 홈쇼핑 등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그는 “매장 입구에 손소독제를 항시 비치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편리한 쇼핑을 위해 비치해놓은 쇼핑카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다음 이용객을 위해 사용할 때마다 소독을 하는 등 위생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추석대목을 대비한 신종플루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당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김모씨(52·여·식당대표)는 “아직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신종플루 확산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어린이, 노약자 손님들에게는 위생물수건 등으로 식사하기 전 철저히 손을 닦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축제 줄줄이 취소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오던 지역축제들이 잇따라 취소돼 가을철 특수를 기대한 지역민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고성의 대표적인 축제인 소가야문화제와 군민체육대회가 취소됐고, 외국인 등 국내외 요트관련자들이 많이 참여할 것으로 지역민의 기대를 모았던 2009국제요트전시회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 확진환자 11명, 보건당국 ‘덜컹’
15일 현재, 군내 신종플루 확진환자는 모두 11명이다. 이 중 초·중·고생 등 학생이 7명이고, 40대 이상 청장년이 4명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추석을 전후해 대유행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군민 안전보호를 최우선으로 대책본부 운영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신종플루 확산에 대한 공포심을 갖기에 앞서 손씻기 등 개인위생수칙만 잘 지켜도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올 추석 전후가 신종플루 대유행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최근 중앙 행정부처와 16개 시·도 관계자 등이 참석해 대책회의를 가지는 등 예방에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다.
특히 신종플루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될 경우 인플루엔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신속하게 구성해 단계별로 대응해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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