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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가장 행복한 학교를 만듭니다

고성중학교 삼산분교장
최민화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9년 03월 28일
ⓒ 고성신문
ⓒ 고성신문

소규모학교 환경 탈피, 실력 최고 학교로
학력향상프로젝트로 사교육 대신 공교육 중심


 


전교생을 다 합쳐봐야 읍내 학교 한 반도 채 안된다. 전교생 29명, 선생님까지 합해야 겨우 40명이 찬다. 하지만 고성중학교 삼산분교장의 학력책임지도교육활동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까지 입소문이 전해졌는지, 함안에서도 전학 온 학생이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 폐교 대신 교육력 강화



고성중학교 삼산분교는 전형적인 소규모학교다. 1951년에 삼산고등공민학교로 개교해 1969년 고성중학교 삼산분교장(분교장 김정기)이 됐다가, 1971년에는 삼산중학교로 인가를 받았다.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하는 시대를 거치고 나니 아이들이 급감했다. 1995년에 학급이 3학급이 되더니, 99년에는 결국 고성중학교 삼산분교로 인가가 났다.



90년대부터 맥을 못추고 곤두박질치던 학생 수 감소 그래프가 최하위를 기록하던 2006년, 폐교한다는 교육청의 계획이 나왔다.



이때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들은 교사들이었다. 국어를 가르치는 김철한 선생님과 수학을 맡고 있는 김정기 선생님이 폐교를 필사적으로 막고, 이때부터 교육력을 강화해 학생을 늘려가자는 계획이 가닥을 잡기 시작했다.


 


# 학력향상프로젝트로 성적 상승



소규모학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도시와의 학력수준 차이. 삼산분교에서는 도시학생에 비해 뒤지지 않는 ‘학력을 위한 학력향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기초학습부진아를 줄이기 위한 Zero Plan(제로플랜)이 진행 중이다. 신입생은 3월 초, 재학생은 상시 점검을 통해 수준에 맞는 지도 자료로 수업하고, 매달 학력 증진 사항을 기록한다.



또 기초과목의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영어 수학 특별보충과정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아침저녁, EBS교육방송을 시청하며 개별적인 심화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방송에 필요한 교재는 학교 자체예산으로 구입해 학생들 모두에게 지급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번 3월 고성중앙고등학교 입학시험에서 삼산분교 학생이 수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 사교육보다 공교육으로



학교가 작은데다 본교도 아닌 분교다 보니, 본교의 7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예산이 지원된다. 얼마 전 삼산분교를 방문한 컴퓨터 수리기사가 그랬다. “고성군내에 공사 안하는 학교는 여기뿐이네요.” 워낙 규모가 작다 보니, 지원예산의 대부분이 학생복지에 쓰인다.


 


이러한 내용이 소문을 타고 다른 지역까지 퍼졌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고성군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또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사교육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래서 사교육까지 학교에서 맡는, 공교육이다. 방과후학교의 학력신장프로그램을 통해 국어, 영어, 수학을 비롯해 고성군내 웬만한 학원에서도 하지 않는 국어논술, 영어논술까지 하고 있다.


 


# 학력과 인성, 두 마리 토끼



고성중학교 삼산분교의 정규수업은 3시 20분이면 마치지만, 집으로 바로 가는 아이는 아무도 없다.



이병우 교감선생님이 처음 부임해온 2006년에는 정규수업을 마치면 차 시간이 어중간한 바람에 농협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방과후 학교 덕에 아이들은 학교에서 저녁 6시 15분까지 공부한다.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삼산교회에서 저녁을 먹고 난 후에는 야간공부방으로 향한다.



9시 40분까지 이어지는 야간공부방은 삼산분교학생만이 아니다. 김계현 교무부장의 ‘학교는 열려있는 평생교육의 장’이라는 지론에 따라, 삼산초등학교 5, 6학년과 읍지역 학생 두 명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읍에서 삼산분교 공부방으로 통학하는 두 명의 학생은 내년에 삼산분교에 입학하는 것이 꿈이자 목표다.



아이들이 마치는 시간에는 선생님 2명과 학부모 2명이 대기조다. 야간공부방까지 끝나고 나면 이 5명이 5개 구역으로 나눠서 아이들을 하교시킨다.



삼산분교는 아이들 사이에 따돌림이나 폭력, 결석 등의 문제가 전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해가 뜨자마자 등교해 점심, 저녁을 같은 밥상에서 먹는 친구들과 선생님은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니, 내 식구 같은 기분이란다. 그러니 전학 온 아이도, 성적이 조금 부진한 아이도 부적응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



특히 소규모학교에서 학력 다음 문제되는 인성교육은 근처의 사랑나눔공동체 원생들과 야영을 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봉사정신을 배우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학력과 인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우선인 요즘 세상에 학교 가는 것이 재미있다는 아이들도 있다. 고성중학교 삼산분교 아이들은 학교에서 제일 행복하단다. 삼산분교는 작은 학교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이를 오히려 기회로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었다. 학교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 작은 삼산분교를 큰 학교로 키우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최민화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9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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