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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짐없는 자유, 빈민의 대부 제정구 선생 10주기 추모식 개최

제정구 의원 추모 10주기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09년 02월 23일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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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의 대부, 고 제정구 선생의 10주기 추모식이 지난 14일 오후 대가면 척정리 선생의 묘소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식은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 이어, 제정구 선생이 생전에 활발하게 활동한 시흥시민들을 비롯한 200여명의 추모객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척곡의 제명호 씨가 제물과 제기를 준비하고, 고성기념사업회장이 초헌, 서울기념사업회에서 아헌, 유가족이 종헌을 맡았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내빈 소개와, 제정구 선생을 기리는 인사에 이어, 추모객들의 참배, 철성중학교 교사이자 (사)제정구기념사업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진만씨의 추모사 낭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번 추모행사와 함께, (사)제정구기념사업회는 순천으로 추모기행을 가지며, 제정구 선생의 ‘가짐 없는 큰 자유’라는 정신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다.



제정구 선생은 1944년 대가면 척정리에서 태어나, 1972년 청계천이 판자촌일 때 야학을 시작해 평생을 빈민운동에 바쳤다.


 


이후 1975년 양평동 뚝방마을로 이주해, 빈민들과 함께 생활했고, 1977년 강제철거로 정일우 신부와 빈민들이 함께 경기도 시흥에 정착해, 복음자리마을을 만들었다.


 


이러한 빈민운동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6년 정일우 신부와 함께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최민화 기자



추모사


고 제정구 선생님 10주기 추모사


 


다시 불러보는 선생님의 아름다운 이름 제. 정. 구…….



정말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우리 곁을 떠나신지 10년의 세월이 흘러도 아직도 그윽한 눈빛이 날 지켜보고 있는 듯, 아직도 당신의 음성이 내 귀에 들리는 듯.
그날이 오늘처럼 생생합니다.



이제는 잊힐 만큼 세월이 흘렀건만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 새록새록 기억 속에 새롭습니다. 



선생님.
작년 이맘때 우리는 이 자리에 모여 선생님께 약속 드렸습니다.
앞으로는 좀더 살기 좋아질 것이라고 좀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할 것이라고, 그러니 마음 편하게 술이나 한 잔 하고 가시라고…….
그러나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선생님 앞에 다시 섰습니다.



겨우 일 년 만에 없는 자들의 삶은 그때보다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빈민(貧民)들과 어깨 걸고 동지가를 부르며 온몸으로 부딪히며 잘못된 현실에 저항했던 선생님의 모습이 이제 전설처럼 다시 살아나 눈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30년 전에나 있을 법한 무지한 폭력이 공권력이란 이름으로 난무하고 선생님의 큰 사상이셨던 ‘가짐 없는 큰 자유’는 방패에 찍히고 군홧발에 밟히고 있습니다.



당신이 사랑으로 껴안아 주었던 형제들이 무자비한 발길질에 쓰러지고 있습니다.



결코 되풀이되지 않으리라 믿었던 굴욕의 역사가 현실이 되고70년대의 거리마냥 물대포와 화염병이 뒹구는 풍경을 보면서 잊어 버렸던 선생님의 이름을 다시 부릅니다.



제. 정. 구. 선생님
우리 모두 없고 힘든 사람을 감싸 안던 인간적인 선생님을 기억해야 하건만 오늘따라 데모꾼 제정구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요? 왜 자꾸만 선생님과 어깨 걸고 거리로 뛰쳐나가고 싶을까요?



선생님.
오랜 가뭄으로 세상이 말라 갑니다. 다들 목말라 합니다. 세상이 온통 화염(火焰) 속에 묻혀 있는 듯 합니다.
그러기에 더욱 그립습니다.



오랜 세월 못 본 선생님이 몹시도 그립습니다.
언제나 어려운 빈민들에게 동무가 되어 주었던 선생님.
목마른 이들에게 우물이 되어 주시던 선생님. 도와주십시오.



목마른 저희들에게 물을 주십시오. 가난한 사람들을 어여삐 보시던 선생님의 큰 사랑으로 큰 비가 되어 메마른 세상을 적셔주십시오. 그래서 내년 이맘때 우리 다시 이 자리에 모일 때는 부끄러운 후배가 되지 않도록 의지(依支)가 되어 주십시오.
선생님의 자비가 온 세상에 충만하기를 두 번 세 번 손 모아 빌고 또 빕니다. /제정구고성기념사업회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09년 0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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