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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상처 누가 책임질 것인가?


황수경기자 기자 / 입력 : 2005년 11월 18일
ⓒ 고성신문


 


 


 


 


황수경 기자


 


“우리 교장 선생님은 ××다.


우스갯소리 같은 학생들의 이 얘기를 좀 더 귀담아 들었더라면 60대 교장이 교내에서 사춘기 학생 120여명을 성추행한 이번 사태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2년이 넘도록, 그것도 전교생의 절반 가량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자행한 교장은 차라리 교육자이길 포기한 듯하다.


 


“몸이 아픈 학생들을 지압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당당해 하는 모습이나, 피해학생들로부터 진술서를 받은 교사들에게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꾸며 낸 음모에 불과하다”며 망발을 해대는 그의 언행이 어린 학생들에게 또다른 상처를 남기지는 않을까 두렵다.


 


과연 그의 주장대로 치료를 위한 사도의 길을 다한 것이라면 보건실에 누워있는 아픈 학생들만 지압해 줄 것이지 일찍 등교했거나, 교실에서 떠들었거나, 혹은 귀여워 보이는 학생들까지 ‘지압 처방’을 내릴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학교교육은 `신체접촉으로 상대방이 불쾌하다고 느끼면 ‘성추행’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교장이 아이들의 허리띠를 풀게한 뒤 손을 넣어 마음대로 몸을 만지는 데도 아무런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끼지 못했다면 자신의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학부모가 얼마나 될까?


 


피해학생들의 인권보호나 이 학생들이 느낄 수도 있는 더 큰 아픔을 생각하기는커녕 ‘`학교명예 실추’만을 내세운 채 교사들을 추궁하는 총동창회 측 일부 인사들의 자세는 교장을 감싸고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내부적으로 조용하게 수습할 수 있는 문제를 언론을 포함한 외부에 노출시키는 바람에 학교명예만 크게 실추시켰다는 게 동창회 측 관계자의 주장이다.


 


반면 학부모들은 “이번 사태의 해결은 접근 방법부터 잘못됐으며, 더 이상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면서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동창회 측이 진실로 모교를 아끼고 후배들을 사랑한다면 피해학생과 교사들을 면담한 뒤 그 결과에 따라 학교장을 두둔하든지, 추궁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전면에 나설 경우 자칫 아이들이 다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학부모들은 항변조차 제대로 못한 채 냉가슴을 앓고 있다.


아이들을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해당 학교장의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관할 교육청의 적극적인 진상조사와 동창회 측의 객관적인 자세 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성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교육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특히 예상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도 학생들을 위해 해당 학교장을 고소한 이 학교 교사들의 용기있는 행동은 우리 교육현장에 남아있는 양심으로 받아 들이기에 충분하다.


 


“×이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서 피할 뿐”이라는 대다수 학부모들의 푸념을 이 학교 재단과 동창회 및 지역교육계가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황수경기자 기자 / 입력 : 2005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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