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최근 조선산업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고성조선산업특구 조성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조선경기 급랭으로 특구사업자들이 공사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예정된 기공식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순조롭던 특구조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규모가 가장 큰 삼호조선해양(주)의 사업 진척이 부진하면서 고성군의회를 비롯, 지역주민들 사이 사업자가 사업을 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또 조선산업을 겨냥해 조선기자자재 공장 건립을 위해 군내 곳곳에 일반산업단지를 조성, 추진중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업자의 자금난 등으로 마무리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어서 해당 지역민들사이 동요가 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조선산업이 고성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지, 아니면 엄청난 파장을 초래할 것인지 조심스럽게 내년 조선경기를 분석, 진단해 본다.
지난 11월 정부와 은행권에서 조선업계에 대한 구조조정설이 나돌면서 고성조선산업특구에도 혹독한 겨울한파가 예고됐다.
고성지역은 이제 막 조선특구조성으로 조선기자재 공장을 비롯, 공유수면매립 등으로 한창 기치를 올리고 있는 이때,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은 겪이다.
고성군은 정부가 지난해 7월 동해면 일대 264만4천631㎡ 부지를 조선산업특구로 지정하면서 지역발전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으로 조선특구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구 면적은 동해면 내산리와 양촌·용정리, 장좌리 일대 육상, 해상부지 포함 264만4천631㎡에 달하며 내산지구와 양촌·용정지구, 장좌지구의 3개 지구로 나눠 특구사업자로 선정 3개 기업들이 6천3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양촌·용정지구 공유수면 매립 실시계획 인가를 끝으로 특구 조성에 필요한 모든 행정적인 절차가 끝났다. 일찍 매립인가를 받았던 내산·장좌 2개 지구는 계획된 공유수면 매립의 절반 정도가 끝나고 일부에서는 공장이 건축되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 들어 조선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어 특구사업자들이 공사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양촌·용정지구에서 중·대형 특수선박을 생산할 삼호조선해양(주)의 경우 1년 6개월여 동안 공유수면매립 3%, 벌목작업 90%, 분묘 138기 중 54%가 이장되는 등의 미비한 사업진척을 보이고 있어 군민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벌써부터 자금 압박설이 나돌고 있기도 하다.
고성군의회와 주민들은 삼호조선이 과연 사업을 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와 은행의 조선업계 구조조정은 조선업종에서도 살릴 기업은 살리되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은 퇴출시킴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전망했다.
이는 최근 중소 조선업체들은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으로 배를 건조하는 도크를 완성하기도 전에 수주 취소 통보를 받는 사례가 있어 은행권이 부담이 되기 때문에 불가피한 처방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대형 조선사들은 문제가 없으나 중소업체들은 생존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처럼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은 중소조선업체의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분석을 내 놓고 있다.
이 분석대로라면 고성지역이 직격탄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군민들의 우려섞인 목소리다. 국내 메이저 조선업체들은 이미 3~4년치 물량을 확보해 놓고 있어 당분간 이어질 한파에 견딜 수 있다고 해도 자금난에 빠진 중소 조선업체들은 폐업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 선박 발주가 거의 실종되다시피 하면서 본격적인 불황기에 접어든 양상이다. 내년 하반기에 조선 경기가 다시 풀린다고 해도 시장자체가 확연히 줄어든 상태에서 출발할 것이기 때문에 자금부터 기술력을 다져 향후 다가올 무한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많은 군민들은 조선산업이 마치 고성경제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전자 섬유 등 다양하고 다변화된 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고성군의회 황대열 의원은 최근 고성군이 앞으로 조선관련 기자재 업종에만 치중하지 말고 전자 섬유 화학 목재 등 다양한 업종으로 집단화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 특구사업자는 최근 기업대출을 꺼리기 시작한 금융권이 중소 조선업체에 대한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하면서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조선경기 침체와 구조조정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의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당장 거제·통영·고성, 전남 목포 등 남해안 일대의 지역 경제에 충격을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조선기자재산업도 납품 대금을 떼이는 등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전자 섬유 목재 플랜트 등 다양한 기업체 유치해야 조선업계 과감한 투자 급선무, 공생공존 전략 필요 고성 떠나기 보다 향토기업 성장동력 갖추는게 중요
재정경제부제2007-36호로 지정된 고성조선특구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고용인원 3만여 명, 인구 증가 6만여 명, 연간 매출액 4조5천억원, 관련산업 1조1천억원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연 5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성의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고성으로 봐서는 중차대한 사업이 확실하다. 조선기자재 공장이 늘면서 한시적으로 지역경제가 활기를 띄고 있는 것 같지만 실물경제는 어렵다는 것이 군민들의 한결같은 여론이다.
군은 조선특구가 지정되면서 조선기자재 공장 유치를 위해 일반산업단지를 조성, 추진중에 있다. 현재 내산일반산업단지가 지난 26일자로 실시 승인을 받은데 이어 봉암일반산단, 대독일반산단, 상리일반산단, 월평일반산단, 동해일반산단 등이 추진되고 있다.
내산일반산단은 9만8천252㎡, 봉암일반산단은 29만7천989㎡, 대독일반산단은 25만8천97㎡, 상리일반산단은 75만5천600㎡, 월평일반산단은 17만7천㎡, 동해일반산단은 24만3천830㎡의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상리일반산단의 경우 30만㎡ 이상 규모로 도지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업자는 조만간 경남도에 일반산단 조성에 따른 사업계획을 접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부터 활발히 추진돼 오던 토지매입이 완료됐으나 이 지역 주민들은 아직까지 잔금을 받지 못해 불안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사업자가 타 지역에서 조성한 농공단지의 입주업체로부터 잔금을 받지 못해 자금회전이 되지 않아 상리에도 잔금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공단지의 입주업체가 조선기자재 공장이 대부분이라는데 조선경기가 나빠져 만의 하나 입주업체가 입주를 포기할 경우 결국 우리도 잔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상리면의 B씨는 조선기자재업체에서 자신의 땅을 구입했는데 조선경기 불황으로 부도가 나서 공장을 짓지 못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거류면 C씨는 마을에 조선기자재 공장 부지를 조성하다가 경기불황과 조선업계 구조조정설이 나돌자 공사를 중단하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조선경기가 침체되면 고성지역은 연쇄도산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올 하반기들어 세계적인 경기 하락으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선박 발주도 확 줄었다.
세계적인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세계 선박 발주량은 4천9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작년 발주량인 8천780만CGT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였다.
지난 10월 이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빅3’ 업체가 수주한 선박도 5척 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점만 봐서도 조선경기가 최근 얼마나 얼어붙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것이다.
유력 업체에는 조선경기 후퇴가 단순한 위기일 수 있겠지만 신용경색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중소 조선업체는 당장 문을 닫느냐 마느냐를 결정해야 할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국내 조선업계는 내년에 수출액이 530억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출품목 중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예상실적은 각 업체들이 활황기에 수주해 놓은 물량을 소화하면서 내놓는 매출액이어서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내년의 전망과는 다소 현실성의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올해 말부터 시작된 ‘수주 가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고 하반기에 조선 경기가 되살아난다고 해도 전체 발주물량은 작년이나 올해보다 적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측은 비단 고성 뿐 아니라 세계적인 경기흐름인 만큼 지금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것이 급선무다. 조선업계는 조선경기가 어렵다고 해서 투자를 중단하거나 보따리를 싸서 고성을 떠나기보다 향토기업으로써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와 신념이 요구된다.
또 행정에서는 기업에 대한 고충을 헤아려 기업활동을 지원, 배려하는데 소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군민 또한 현재의 경기불황에 동요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업과 지역민, 지방자치단체가 공생공존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