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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에 너무 실망했다

- 쇠고기 파동 등 정치경제 전반에 실책 연발 민심 악화 -
정출도본지논설위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8년 07월 11일
ⓒ 고성신문











내 나이 올해 일흔 둘. 언론인의 양심에 따라 입바른 소리 좀 해야겠다. 고백하건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지하였고 투표일 밤 술
에서 개표방송을 보고 고향 선배들과 함께 만세까지 불렀었다.


 


그런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부터 좀 이상하게 돌아갔다. 당선자가 새벽같이 일어나 운동장을 내달리면서 머리를 써야 할 인수위원들을 헉헉대게 하질 않나, ‘영어몰입교육’에 ‘0교시 수업’을 하겠다고 서둘러대는 바람에 전국의 학부모와 학생들의 속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당선자 자격으로 부시 대통령을 만난다고 부산을 떨다가 결국 창피만 당하기도 했다. 결정적인 실책은 ‘소영, ‘강부자’ 인사였다.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출신), ‘강부자’(강남부자) 인사는 많은 국민들의 비위를 뒤집어 놓았다. “고소영끼리 잘 해봐라.” 지지율은 급전직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미정상회담에 매달리느라 광우병 위험이 있다는 30개월 이상 쇠고기까지 수입개방하기로 덥석 합의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자질까지 의심케 한 중대 실책이었다. 노무현 정권 때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그렇게 오랫동안 진통을 겪었으면 그 이유를 신중히 점검했어야 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도 사과한 것처럼 먹거리 문제에 대한 민심의 민감도를 사전에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


 


촛불시위에 대한 대응책도 무모하고 미련했다. 촛불시위에 초기엔 중고생들이 서울 시청 앞 광장에 100여 명 단위로 모여 앉아 광우병 의심 쇠고기의 단체급식 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정부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했는데 정부는 이를 무시했고, 시위가 점차 확대되자 ‘배후설’까지 제기해 결국 전국적으로 민심을 악화시켰다. 대통령은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모인 촛불시위대의 대표자를 진작 청와대로 초청해 진지한 대화를 가졌어야 했다.


 


30개월 미만 미국 쇠고기만 수입한다’는 추가협상 결과 광우병 위험물질의 차단이 가능해졌다고 정부는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내 도축과정과 한국 내 검역유통과정이 완벽하게 이루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걱정이다. 또 ‘전국 64만 여개 식당과 배달음식에까지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를 실시한다’는 정부 발표도 그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제 살리기에 올인한다’ ‘747(7% 경제성장·4만달러 국민소득·세계 7위 경제대국) 목표 달성한다’는 이 대통령의 경제공약도 초장부터 이미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유가급등에 따른 물가폭등·소비심리의 급락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5%4%대로 매월 하향조정하고 있으니 이명박 정부의 경제성장 정책은 집권 1차년도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제 주무 부처들의 갈팡질팡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6 25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진념 전 경제부총리 등 사회 원로 20여 명도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의 시국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에 못지않은 경제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대대적인 정부쇄신을 통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대북정책도 현재로서는 완전 낙제점이다. 북한이 남한과의 대화를 일체 거부하고 미국만 상대하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을 쓰기 시작한 것도 신중하지 못한 대북정책 변경 때문이다. ‘비핵·개방·3000’이라는 새로운 대북정책도 접근방식에 따라서는 북한을 부드럽게 유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수정·폐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북한의 반발을 초래한 것은 큰 잘못이다. 남북대화가 언제 다시 시작될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오리무중이다.


 


경부대운하 문제에 대한 이 정권의 갈팡질팡도 불만스럽다. 운하 통과지역인 경기·충청·영남 주민 대다수가 ‘민족운수대통수’라며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인데도 타 지역에서 반대여론이 거세다며 눈치놀음만 하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물자원도 활용하고 물길·물류도 늘리고 관광명소도 개발하는 대운하사업을 왜 머뭇거리는지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청계천 복원 때의 실력과 비전은 어디로 갔나.


 


이명박 대통령의 당내 문제 처리 태도도 참으로 답답해 보인다. 친박 계열 국회의원 복당 문제만 하더라도 총선이 끝난 지 거의 석 달이 다 되도록 이렇다 할 진전이 없으니 대통령의 능력에 자꾸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차점자보다 530만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대통령이 집권 100여 일 만에 지지율이 10%대 전반으로 급전직하하고, 대국민 사과방송을 두 번이나 거듭하는 이런 낭패가 우리 헌정사에 언제 있었던가. 이명박 대통령의 대오각성과 심기일전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면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국정난맥의 공범’이라는 사실이다.


<전 동아일보 연구위원>

정출도본지논설위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8년 0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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