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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처럼 찾고 살피면 人材는 있다

- 김덕성 교사의 ‘독수리 환송식’을 읽고 -
제재형본지논설위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8년 04월 04일
ⓒ 고성신문












추운 북녘에서 따뜻이 겨울을 나고자 한국 땅에 날아온 독수리 떼에게 9년째 모이를 주는 고성 사람이 3 15일자 중앙일보에 소개됐다.


 


‘독수리 아빠’라는 별명을 지닌 철성고교 미술교사 김덕성(57)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친환경적 조류사랑을 실천하는 그는 지난 8일 몽골로 돌아가는 독수리 3백여 마리에게 먹이를 주며 “무사히 날아가라”고 빌어 줬다는 것.


 


김 선생은 독수리 발목에 윙택(wing tag:날개 번호표)이 달려 있기 때문에 이듬해 되찾아온 ‘49번 독수리’를 알아 본 ‘환경지킴이’가 되었단다.


 


비교적 따뜻한 한국에서 월동코자 월남(越南)한 독수리는 1 ~ 15백 마리로 추산되며 대부분 철원 파주에 머물지만 어린 독수리는 바닷가 고성까지 원정(遠征) 왔다는 것.


 


김 선생은 소·돼지의 기름·내장 등을 먹이로 공급하며 이들 손님 새들을 겨우내 보살폈다. 독수리는 피 냄새를 잘 맡음으로 땅위의 죽은 동물 시체를 찾아 떼잔치를 곧잘 벌인다.


 


하이에나와 같은 시체 청소부답다. 성경에도 “주검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들이 모일찌니라”(마태복음 24 28)라고 썼다. 독수리는 눈초리가 매섭고 날쌔며 빠른 새 중의 왕초 새다.


 


하늘엔 두 가지 새가 난다. 하루 9만 리를 난다는 대붕(大鵬)과 나뭇가지에서 지저귀며 노래하는 연작(燕雀)이 있다. 매와 독수리가 큰 새요, 제비와 참새가 작은 새다. 독수리(eagle)는 높이 날며 멀리 보는 큰 새다.


 


다 자란 독수리의 편 날개는 길이가 1.5m나 된다. 몸 털은 어두운 갈색이고 솜털로 목도리를 두른 듯하다. 부리와 발톱은 날카롭고 크다. 윗부리가 길고 꼬부라져서 질긴 고기를 찢어 먹기에 알맞다.


 


5.0에 가까운 예민한 시력과 발달된 후각이 특색이다. 일본엔 없고 유럽, 인도, 중국, 몽골, 한국 등지에 서식하는 독수리는 세계적으로 1~ 15천 마리밖에 없어 ‘멸종위기 2급종’으로 분류된 천연 기념물이다. 높은 바위틈이나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암컷은 봄철에 알 한 개를 낳는다.


 


망원경처럼 밝은 시력으로 폭격기처럼 쏜살같이 공습하여 먹이를 집어 삼키는 모습이 통쾌하다. 멀리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기마부대가 아군인지, 적군인지를 쉽게 분간하는 몽골인의 시력도 독수리와 비슷하다니, 2.0도 못되는 시력을 지닌 우리로서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우리는 독수리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


 


독수리는 새끼를 무섭도록 강인하게 단련시킨다. 높은 바위 끝 낭떠러지에서 밀쳐 스스로 날도록 훈련을 거듭시킨다. 그 새끼 위에 너풀거리다가 그 날개를 펴서 떨어지는 새끼를 받으며, 그것을 업어다가 다시금 떨어뜨리는 비상(飛翔)훈련을 반복한다. 그리하여 백조(百鳥)의 왕으로 키운다. 독수리는 약한 새를 건드리지 않고 산 동물을 탐내지 않는다. 지식 함양이 덜 되고 인격 수양이 안된 인간이 배워야 할 덕목이다.


 


자녀들을 금지옥엽처럼 ‘과보호’로 잘 못 교육시켜 자생력과 독립정신을 길러주지 못한 부모들은 독수리의 새끼교육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연비어약(鳶飛魚躍)이라 했듯이 새는 날고 고기는 뛰놀게 마련이다. 사람이 가야 할 길()은 천지간에 어디든 있는 법이란 뜻이다. 날개짓하며 솟아오르는 독수리의 힘찬 모습은 날마다 새 힘을 얻고자 하는 청춘을 상징한다.


 


그러나 “독수리는 파리를 못 잡는다”는 속담도 잊어서는 안된다. 콩알보다 작은 곤충을 못 잡는 게 아니라 실익(實益)이 없는 작은 날파리를 잡지 않을 따름이다. 독수리나 파리는 제각기 분수와 능력에 알맞은 일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4·9 총선은 299명의 18대 국회의원을 뽑게 된다. 대붕같은 큰 새가 뜨고 연작같은 작은 새도 나는가하면 철새와 날파리도 넘나든다.


 


우리는 ‘새타령’ 노랫말처럼 “구만리 장공(長空)에 대붕새”를 뽑고 싶다. ‘부자내각’ 논란을 빚은 이명박 새 정부나 공천파동을 겪은 여·야정당은 독수리처럼 밝은 눈으로 찾고 살피면 어느 때, 어느 곳이든 인재는 있게 마련이니 ‘대불핍인(代不乏人)’이란 말을 되새겨 보기 바란다.      (대한언론인회 명예회장)<440호>

제재형본지논설위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8년 04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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