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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30분 교육, 11시 6시 하루 두끼 식사 12시간 교육
생명자연농업이 살길이라는 공감대 형성, 많은 배움 교육
충북 괴산군 청안면 운곡리로 가는 길은 굽은 도로를 따라 산기슭에 위치해 유난히 험난하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산 끝자락에 자연농업연구소의 연찬에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플래카드가 바라보였다.
지난 17일~22일까지 충북괴산자연농업학교에 입소해 생명환경농업교육을 받았다. 이곳에 도착한 하학열 고성군의회 의장, 송정현 부의장, 최을석 산업·건설위원장, 어경호 총무위원장, 김관둘 의원과 농업인 등 207기 기본 연찬 교육생들로 가득찬 강의실은 배움의 열기로 가득했다.
최근 매스컴이나 언론에서 자주 듣는 한미FTA, WTO, DDA 등 각종 무역개방, 즉 국제화·개방화 시대를 상징하는 용어가 나열돼자 강의실의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이번 교육에 참석한 본 기자는 고성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2008년 생명환경농업 원년의 해로 선정한 이후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을까?, 우리 농업은 국제화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고 당당히 성공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문점을 통해 실제 교육에 임했다. 충북 괴산에 있는 자연농업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자연농업기본연찬과정(207기)을 이수하고 고성군 농업의 방향, 우리 농업의 나아갈 방향은 과연 어디에 있는지 중점 취재했다.
17일 첫날 오후, 강원도 정선·경천·원주, 경기도 양주시 광덕면, 충청남도 보령, 전라북도 순창, 전라남도, 경상북도 의성, 경남 고성, 제주도 서귀포 등 많은 지역의 사람들이 참여해 배움의 열기를 더했다.
충청북도 괴산군 부군수와 공무원들 일행도 우리와 함께 교육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오는 31일부터는 충북 괴산군수 일행이 교육을 받는다고 귀뜸 해 주었다.
농심편과 일반 미생물편으로 나누어 강의가 진행됐다. 아침 7시 30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12시간 동안 자연농업연구소 조한규 소장의 강의를 듣는 강행군이 이어졌다. 오전 11시에 아침 겸 점심, 오후 6시에 저녁식사 하루 두 끼만 먹었다. 밥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첫째날과 둘째날까지는 짐을 챙겨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조한규 소장은 고성군이 생명농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자연도 한 구성원으로 공생하는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연농업은 제초제나 화학농약 대신 각 지역의 토착미생물과 자연의 농축부산물을 활용하여 농가가 직접 만든 영농자재를 이용해 자연의 순리에 따라 짓는 농업이다.
따라서 조 소장은 자연농업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한다고 강조하고 영농자재를 주변의 농축부산물을 이용해 스스로 만들어 쓸 것을 권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09년부터 무농약 체제로 나간다고 발표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친환경농업팀 관계자의 전라남도 장흥마을에서 나오는 적토미(쌀) 1kg당 25,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부분을 알고 있는지? 어떻게 재배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강의가 진행돼 농업인과 관계 공무원들의 많은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또한 정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5대 핵심과제 중 1시군 1유통회사 설립, 품목별 국가 대표조직 육성, 대규모 농업회사 설립, 1시군 1농업 뉴타운 건설등 농업·농촌을 둘러싸고 있는 여건의 변화에 대한 강의도 진행됐다.
3일째 부터는 교육생들의 눈빛이 살아나면서 강의실은 사뭇 긴장감마저 돌았다.
자연농업연구소에 의하면 먼저 초생재배, 토착미생물 등을 활용한 토양기반조성 사업과 현미식초, 천혜녹즙, 한방영양제 등을 이용한 종자기반조성, 교대기 기반조성을 통해 농업을 경영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토양은 금비와 농약 등으로 너무나 병들어 있어 원래의 토양으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토착 미생물을 이용, 기반을 다져 가면서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강의가 진행됐다. 특히 농업용 약수의 제조 및 활용방법과 작목별 섞어띄움의 모든 것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무농약·무투약, 농·축산물 생산자료 농심편과 일반미생물편에 대해 강의가 이어지면서 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 섞어띄움비 제조법, 청초액비 제조법, 한방 영양제, 천혜녹즙, 생선아미노산, 과실효소, 유인살충주, 자연양계 산란사, 교대기 처리(식물의 입덧), 계란껍데기을 이용한 제조법 등 천연 영농자재기술법을 배웠다.
특히 조 소장은 친환경농업이 환경적 차원에서 필요한 농업이란 고정관념을 버리고 생산물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선택임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연농업은 기본연찬과 전문연찬을 통해 지금까지 16,000세대가 넘는 국내 회원을 양성, 해외 34개국에도 자연농업을 전파함으로써 자연농업이 그 지역에 토착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현실로 보여 주었다.
이제 자연농업은 국내는 물론 지구촌의 생활농업으로, 학문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중 우리나라에서 자연농업을 실시하고 있는 농장은 무려 1만8천여 개소에 이르고, 특히 고성군 하일면 송천리 배용만씨와 김찬모씨가 자연농업으로 참다래를 재배해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성군의원들은 고성군이 2008을 생명환경농업 원년의 해로 선포한 이후 집행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정확한 내용이나 지식없이 건전한 비판을 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이번에 함께 자연농업학교에 입교하게 됐다.
하학열 의장은 각 면별 농업, 유기농업, 관행농업을 상호 경쟁력 있는 방향을 설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교육에 참석한 농업인들은 생명환경농업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실패보다 성공한다는 확신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았다. 또한 고성군이 천혜의 지리적·토양적 여건을 갖추고 있어 자연농업으로 전환할 경우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번 교육에 참가한 영현면의 권진기씨는 기존 관행농업을 없애고 자연농업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이번에 배운 농자재를 만드는 법을 실천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동안의 고민이 결코 헛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자신있게 자연농업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이번 교육으로 생명환경농업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정립한 후 비판할 것은 강력하게 대처하고 협조할 사항은 협조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해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일주일간 받았던 교육은 좋은 경험이었다. 교육에 참여하길 잘했다는 게 참가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고성군과 맺은 인연 이어가길 바래”
자연농업연구소 조한규 소장
조한규(74) 소장은 젊은 시절 일본에서 농업연수를 하며 우리나라에 자연농업을 보급시켜 온지가 벌써 54년이 됐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생명농업 자연농업을 배우기 위해 고성군이 전국 처음으로 우리 괴산자연농업연구소와 협약을 체결하고 군수를 비롯한 의장, 읍면장, 공무원, 농업단체, 농민들이 참여해줘 큰 의미와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처음에는 제 강의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교육생들이 많지요. 하지만 생명, 자연을 다스리는 농업을 하기 위해서는 생명과 나눔, 순리를 알고 욕심이 없어야 자연에 따르는 생명농업을 지을 수 있지요”라며 웃음을 짓는 그는 “고성군과의 인연을 오래 간직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