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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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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
황필순(디카시마니아)
바람이 호통 좀 쳤다고
모두 기죽은 거야?
괜찮으니까
어깨펴
지금 딱 세상이 이래
다 지은 농사에 바람이 휘젓고 가면 얼마나 속상할까? 논바닥에 엎드려 울고 있는 벼의 모습에 논 주인의 호통이 따갑다. “까짓” 그게 대수냐! 황필순 시인 <까짓> “괜찮으니까 어깨 펴” 속 시원하게 들린다. 살려고 발버둥 치면 절망은 발붙일 곳이 없는 것이 세상의 무대이다. 세계의 이해 과정이 병렬식이다. 때로는 바람이 호통치고, 상사가 호통치고, 집 안에 있는 가족이 짜증을 내는 일이 다반사이지만 이에 기죽지 말라고 한다. 한 마디로 어깨 펴! 얼마나 힘이 되는 말인가! 살다 보면, 살다 보면 이렇게 소리 치지만, 혼자만이 이끄는 짐의 무게가 아니고 우리 모두함께 나누어 가진다면 우연히 모든 일이 우리를 막아서는 인생의 벽에 부딪히더라도 ‘괜찮아, 괜찮아! 까짓것 한 해 늦게 태어난 거야’ 숨은 의미의 파장은 따뜻한 위로의 소리다. 사물의 이름을 놓고 인생을 덧대는 울림의 디카시 한 편이다. 자연의 상처에서 인간의 회복성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보인다. 짧고 절제된 문장에서 깊은 울림소리의 특징을 드러낸 해학은 소비의 웃음에만 그치지 않고 힘든 오늘을 견디게 하는 디카시의 매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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