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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지역을 바꾼다, 고성형 공공도서관의 길] 배움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도서관 책 읽는 고성, 지역 활력의 신호탄

지역 특색 살린 복합교육문화공간 역할 필요
평생교육 문화예술 주민참여로 지역에 새로운 활력
고성군, 생애주기별 교육 창작 프로그램 확대 계획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30일
▣ 글 싣는 순서
① 도서관은 많아도 활용하지 못하는 고성
② 책을 넘어 예술이 머무는 곳, 문화예술 거점 도서관
③ 하룻밤 머물고 직접 책을 만든다, 머무는 도서관
④ 연결되면 더 강해진다, 지역 변화 이끄는 도서관 네트워크
⑤ 주민이 만들고 함께 키우며 마을을 바꾼 도서관
⑥ AI와 배리어프리, 모두를 위한 미래형 도서관
⑦ 책 읽는 고성, 지역 활력의 신호탄

↑↑ 도서관은 책 읽는 공간에서 벗어나 복합교육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 고성신문
도서관의 가치는 시설 규모보다 주민들의 이용과 참여, 지역사회와의 연계에 달려 있다. 새로운 문화시설을 늘리기보다 기존 도서관의 활용도를 높이고 각자의 개성과 특색을 살려야 한다.

# 책 읽는 곳에서 평생 배우고 문화를 누리는 공간으로
공공도서관은 독서뿐 아니라 공연과 전시, 강연, 문화예술교육, 창작활동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문화예술시설이 적은 농촌에서는 도서관이 문화 격차를 줄이고 평생교육을 지원할 수 있다.
특히 초고령사회인 고성에서는 어르신들이 경험과 지식을 다른 세대에 전하고, 배움의 결과물을 전시하거나 공유하는 활동도 중요하다.
신지현 고성군 문화예술과 팀장은 “도서관이 책을 빌리고 공부만 하는 정적인 학습실에 머물러서는 급격한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 주민과 활력을 끌어당길 수 없다”라면서 “2027년부터는 군 전역을 무대로 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독서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군은 임산부 대상 태교 책꾸러미와 낭독 프로그램, 가족이 함께하는 ‘우리 가족 서재 만들기’,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하는 ‘청소년 북크루’를 추진한다. 병영독서와 청년 작가 독립출판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 도서관마다 다른 색깔, 지역 특색 담아야
고성의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은 지역 환경과 이용자 구성, 운영 여건에 맞춰 강점을 살린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책둠벙도서관은 아동문학인들과의 교류라는 강점이 있다. 고성도서관과 고성동부도서관, 동동숲 작은도서관, 책사랑작은도서관, 연꽃피는 작은도서관, 고래를 품은 작은도서관 등도 지역의 역사와 자연환경, 주민들의 관심사를 활용해 고유한 문화활동을 발전시켜야 한다.
도서관별 특화는 이용자 경쟁이 아니라 주민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것이다.
한 도서관에서 만든 작품을 다른 도서관에서 전시하고, 문화예술인이 여러 도서관을 순회하는 등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신 팀장은 “공공도서관의 우수 독서문화 강좌와 작가 초청 프로그램 등을 작은도서관에서 순회 운영해 면 지역 주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할 계획”이라면서 “각 마을의 환경과 개성을 반영한 특화 장서와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해 찾아가고 싶은 작은도서관으로 육성하겠다”라고 밝혔다.
고성군은 책둠벙도서관과 고성동부도서관을 거점으로 공립·민간 작은도서관을 연결하는 ‘고성형 도서관 상생 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 주민이 참여하고 지역 문화와 언어 지키는 도서관
도서관은 주민들이 교육과 문화서비스를 제공받는 곳에서 직접 문화를 만드는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 고성문화원과 도서관이 협력해 어르신들이 기억하는 사투리와 옛이야기를 글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이를 그림책이나 공연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신 팀장은 “군민이 단순 수혜자를 넘어 글을 쓰고 책을 펴내는 주도적인 창작자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고성군은 내년 ‘100명의 작가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글 작가와 그림 작가를 각각 50명씩 양성하고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 고성만의 콘텐츠로 외부 방문객 불러들여야
책둠벙도서관은 아동문학인들과의 교류 기반과 야외마당을 활용해 작가와의 만남, 그림책 전시, 창작활동, 책장터와 공연 등을 결합한 책축제를 확대할 수 있다. 책둠벙도서관과 동동숲 작은도서관은 책문화 행사로 외부 방문객을 불러들인 경험이 있다. 다른 도서관과 지역 문화예술단체까지 참여한다면 개별 행사를 고성 전체가 함께하는 책문화 축제로 발전시킬 수 있다.
신 팀장은 “기존 스쳐 지나가는 경유형 관광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성의 인문·생태·역사 자원을 이야기로 엮어 체류인구와 관계인구를 확대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고성군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고성 공룡가야 스토리로드’를 추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책둠벙도서관 앞 그림책 거리 조성과 송학동 고분군, 동동숲 작은도서관, 학동마을, 소을비포성지 등을 연결하는 ‘고성 이야기버스 투어’ 등이 포함됐다.
신 팀장은 “고성 유스호스텔과 연계해 그림책·아동문학 작가들에게 체류형 집필 공간을 제공하고, CGV고성과 야외공간을 활용한 ‘고성 책 영화제’도 개최할 계획”이라면서 “도서관을 고성군 문화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라고 밝혔다.

# 시설 확충보다 중요한 것은 활용과 지속성
도서관의 역할을 확대하려면 주민 수요에 맞는 프로그램과 지역 문화예술단체·교육기관의 협력,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 확보가 필요하다.
도서관이 지역에 활력을 더한다는 것은 방문객 증가뿐 아니라 주민들이 배우고 교류하며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늘어나는 것을 뜻한다. 주민들이 만든 고성만의 문화가 외부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지역에 머무르게 할 때 도서관은 지역에 활력을 더하는 문화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도서관이 바뀌면 주민의 일상이 달라지고, 주민의 일상이 달라질 때 고성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


[박형섭 책둠벙도서관 총괄디렉터 인터뷰]

“도서관의 경쟁력은 사람과 이야기에서 나온다”
↑↑ 박형섭 책둠벙도서관 총괄디렉터
ⓒ 고성신문

“문화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이나 콘텐츠보다 사람입니다.”
박형섭 책둠벙도서관 총괄디렉터는 도서관의 경쟁력으로 사람과 지역의 이야기를 꼽았다. 지역 문화예술인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도서관을 다양한 사람이 찾아오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기획자이기도 한 박 디렉터는 동화 ‘진주성을 나는 비차’를 쓴 작가이자 파주책나라 대표로, 다양한 책축제와 독서문화 행사를 기획해 온 문화기획자다. 책둠벙도서관의 건축 설계부터 공간 구성과 문화 콘텐츠, 운영 방향까지 개관 전 과정을 총괄하며 도서관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박 디렉터는 고성의 도서관들이 저마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10만 권이 넘는 장서를 보유한 고성도서관은 오랫동안 군민과 함께했고, 고성동부도서관은 회화면의 문화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거류면 책사랑작은도서관은 우수한 운영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상리면 연꽃피는 작은도서관과 동해면 고래를 품은 작은도서관도 지역 특성에 맞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도서관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문화기획자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도서관은 행정과 사서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책둠벙도서관은 개관 초기부터 문화기획자가 참여해 정체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됐어요. 새롭게 문을 여는 도서관들도 문화기획자의 의견을 반영한다면 자신만의 특색을 찾기가 수월할 겁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속에서 도서관이 맡아야 할 역할로는 지역의 기록과 이야기 발굴을 강조했다.
“‘노인 한 사람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나의 이야기와 마을의 기록이 온전히 보관되는 공간은 도서관이 꿈꾸는 모습이에요.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는 것이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지요.”
도서관을 누구나 편하게 찾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또한 외부 방문객을 불러들이는 힘도 프로그램과 지역의 이야기에서 찾았다. 책둠벙도서관 방문객의 20~30%가 외지인이라는 점, 그리고 그들이 고성군내 도서관을 찾은 이유가 좋아하는 작가, 듣고싶은 강연이라는 점, 또한 도서관에서 본 책 예를 들어 기농 정세권 선생의 이야기를 책으로 접했다면 하이면 덕명리를 찾아가는 등을 보면 도서관이 관광자원자 문화자원이 돼 다른 지역 사람들을 불러들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책둠벙도서관은 고성이 갖고있는 다양한 이야기의 보물창고가 되어 책에서 읽은 장소를 안내하는 여행자의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홍보는 다른 지역 분들의 입소문을 타야 하니, 문화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예산이나 콘텐츠가 아니라 ‘사람’이에요.” 앞으로 책둠벙도서관의 이름을 새로운 독서문화로 확장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운영해 온 ‘책둠벙 가는 날’에 이어 내년에는 함께 모여 책을 읽는 ‘책둠벙 하는 날’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책둠벙이 책과 문화, 이야기를 채우는 공간이면서 함께 책을 읽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도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고성군민 누구나 이야기 전문가이자 작가, 문화예술인이 되는 출발점이 도서관이길 바랍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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