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9일 오전 11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과학관 국제회의실에서 제15회 녹색문학상을 받았다. 2012년 제1회 박희진 시인이 수상 후 소설가 현길언, 이용직, 이순원, 김호운, 홍성암, 김민식, 변경섭, 시인 조병무, 김후란, 임보, 조연환, 이병철, 권달웅, 공광규, 임동윤, 오원량, 송용구, 명은애, 사진작가 이열 선생이 수상하고 아동문학으로는 제8회 정두리 동시인에 이어 두 번째로 받았다. 수상작품은 봄봄출판사가 2023년 3월에 초판 2023년 11월에 재판을 펴낸 『털머위꽃』이다. 「털머위꽃」은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가꾸면서 고라니와 싸운 이야기다. 현재도 진행 중인 싸움이지만 2024년 이 숲을 구입하고 길을 내면서 비탈 쪽에 바윗돌을 놓고 사이사이 털머위를 심었는데 봄철, 싹이 돋자마자 깜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처음에는 몹쓸 벌레의 짓인가 했는데 싹뚝 잘라서 줄기만 사라지고 잎만 남아있는 것을 보고 고라니 짓으로 짐작했다.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기를 거듭하면서 깃발을 펄럭이게 하고, 크레졸 약물을 뿌렸지만 허사였다. 그래서 2024년에는 숲 들머리에서부터 문학관 입구까지 모종을 빽빽이 심고 그물망을 덮었다. 성공이었다. 10월에 들면서 꽃대가 맺히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노랑이 절반이다. 송학동 고분군 찻길 쪽에 털머위를 심을 때, 그보다 어린 모종을 사다 심은 것이다. 책 속에서처럼 주인공 할아버지가 죽을 때쯤 동동숲 들머리길은 고성 최고의 털머위길이 될 것이다. 사철 푸르른 털머위 잎과, 이른 가을에서 초겨울까지 노란 털머위꽃이 피면 사람들은 「털머위꽃」을 생각할 것이다. 「털머위꽃」은 2020년 《아동문학평론》 가을호에 실려, 그해 가을 한국아동문학인협회가 주는 계절문학상을 받은 원고지 50장도 안 되는 동화다. 녹색문학상 심사위원(김종회, 오경자, 유성호, 최병암, 유자효)은 심사소감에서 ‘작가는 털머위꽃을 소재로 할아버지와 고라니 간의 긴장 관계를 공존 관계로 극복함으로써 인간중심의 자연관에서 생태계 중심의 자연관으로서의 인식 전환을 자연스럽게 권유하고 있었다. 자연의 주인이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과 자연 생태 자체의 생존 논리를 함께 강구해야 한다는 주제 의식이 이 상의 제정 의도인 녹색정신에 부합하였다. 또한 작가가 오랫동안 직접 숲을 가꾸며 살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과 인생이 부합하는 귀한 사례가 높이 평가되었다’라고 했다. ‘시대목격’은 EBS가 언론, 문화, 예술 분야의 최전선에서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12인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9월 20일 동시동화나무의 숲에서 촬영해 10월 11일 저녁 9시 10분에 방영된 프로그램은 언론인 손석희 선생 편으로 ‘손석희의 대답들’이다. 손석희 선생과의 인연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언론탄압으로 그가 구속되었을 때 나는 부산문화방송에서 월간 《어린이문예》를 편집하고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 나는 무엇인가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풀종다리의 노래」라는 우화 비슷한 동화 한 편을 원고지에 써서 노조 간부에게 손석희 선생에게 전해주라고 했다. 나중에 회사로 돌아온 그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그것을 읽고 한참 원고지 주인공을 찾다가 나를 알게 되었다. 1993년 11월 그는 『풀종다리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역사와 비평’에서 에세이집을 냈고, 나는 1996년 ‘책만드는집’에서 펴낸 동화집 『므므와 재재』에 그 작품을 넣었다. 그는 자기 책 제목으로 써도 되느냐고 물어왔고, 책이 나왔을 때는 식구들과 함께 일부러 부산까지 찾아왔다. 이후 2023년 2월에 ‘키큰도토리’에서 한병호 선생 그림으로 그림동화집 『풀종다리의 노래』가 출간되었고, 올해 안으로 일본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손석희 선생과의 촬영은 오후 1시 30분부터 5시까지 계획되어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그의 건강 이상으로 화면에 나온 세 장면밖에 촬영하지 못했다. ‘녹색문학상’도 ‘시대목격’ 촬영도 아쉬움이 많다. 녹색문학상이라는 생소했던 문학상을 받아들인 것은 수여자가 산림청장이어서, 그리고 ‘시대목격’을 우리 숲에서 촬영하게 한 것도 우리 숲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일 것 같아 수락했는데 결과는 미흡하다. 그날 식장에는 오기로 했던 산림청장이 국회에 출석하는 바람에 관련 국장이 대신 참석했다. 우리 숲을 꼭 알아야 할 사람들은 대부분 남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다. 그날 수상소감에서도 말했다. 나는 산을 가지고 갈 마음은 있지만 그것을 옮겨갈 교통수단이 없고, 가져간다 해도 그것을 내려놓을 장소가 없기 때문에 우리 숲으로 와서 우리 숲 구석구석을 밟으며 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내가 살아있을 동안에 그런 사람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방화골’이 동시동화나무의 숲과 함께 세월이 흐를수록 ‘아름다운 동화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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