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① 도서관은 많아도 활용하지 못하는 고성 ② 책을 넘어 예술이 머무는 곳, 문화예술 거점 도서관 ③ 하룻밤 머물고 직접 책을 만든다, 머무는 도서관 ④ 연결되면 더 강해진다, 지역 변화 이끄는 도서관 네트워크 ⑤ 주민이 만들고 함께 키우며 마을을 바꾼 도서관 ⑥ AI와 배리어프리, 모두를 위한 미래형 도서관 ⑦ 책 읽는 고성, 지역 활력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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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서관은 기후환경과 인공지능, 사람 중심 운영으로 학습과 놀이, 실험과 창작이 가능한 AI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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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이 등장한다고 누구나 같은 조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I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활용법을 배우기 어려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장애 때문에 도서관의 서가와 대출기, 문화·체육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공공도서관이 누구나 이용하는 공간이 되려면 기술과 시설을 갖추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프로그램, 운영방식까지 함께 바뀌어야 한다. # 기후환경을 함께 고민하는 경기도서관
건물 내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천장까지 이어지는 스칸디아모스가 눈길을 끈다. 도서관 정중앙은 나선형 계단으로 모든 층을 잇는데, 덕분에 이 도서관은 ‘달팽이도서관’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광교에 있는 경기도서관은 지난해 10월 문을 연 경기도 광역대표도서관이다. 기후환경과 인공지능(AI), 사람 중심을 운영 방향으로 내세우며 책을 읽는 공간에 학습과 놀이, 실험과 창작 기능을 더했다. 나선형 구조를 따라 이어지는 경기책길은 층을 이동하는 통로이면서 서가와 독서공간의 역할을 함께 한다. 어린이와 가족이 주로 이용하는 2층에는 22개 언어의 책을 갖춘 세계친구 책마을과 게임공간이 마련돼있고, 3~4층에는 인문·사회·역사·기술과학 등 전문자료와 대형 예술서적을 갖추면서도 소파와 캠핑형 테이블, 의자 등을 배치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나선형 계단을 감싼 스칸디아모스는 습도 조절과 소음 감소 등의 기능을 하는 천연 보존 이끼다. 4층에는 기후환경 관련 자료를 모은 지구를 지키는 책들과 기후환경공방 등을 두고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체험도 운영한다. 건물에는 지열과 태양광도 활용해 제로에너지건축물 5등급과 녹색건축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 AI를 누구나 쓰고 배우는 공공서비스로 대표적인 AI 서비스는 AI 스튜디오다. 만 18세 이상 경기도서관 회원이면 유료 생성형 AI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개관 당시 8개 플랫폼 30여 종이었던 AI 모델은 올해 60종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고사양 장비를 이용해 글과 이미지, 영상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다. AI 스튜디오에는 새로운 디지털 기기를 체험하는 신제품 라운지도 마련했다. 스마트 선글라스 형태의 기기를 착용하고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체험하는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도 직접 접할 수 있다. 경기도서관 관계자는 “경기도서관은 AI를 단순히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직접 쓰고 배우고 창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면서 “유료 생성형 AI와 고사양 장비를 도서관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해 기술 접근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기초교육과 1대1 활용교육을 운영하고 취업준비생을 위한 AI 활용 프로그램, 초등학생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교육도 진행한다. 경기도서관 관계자는 “어린이와 청년, 취업준비생, 시니어 등 이용자별로 AI를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라면서 “최신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도서관에서 직접 배우고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AI 마음그림×책은 만 5~12세 어린이가 그린 그림을 분석해 관련 도서를 추천한다. AI 독서토론은 참가자가 고전을 읽은 뒤 독서지도사가 토론을 진행하고 AI가 질문이나 의견, 분석을 제공한다. 고전을 읽고 로봇이 내는 문제를 푸는 AI 도서퀴즈와 계절·날씨 등을 반영해 책을 골라주는 AI 추천도서, 도서 검색과 시설 이용방법 등에 답하는 AI 라이브챗도 운영한다. 이용자가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그림책과 에세이, 소설 등으로 만드는 책 만드는 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해 만든 책들은 도서관에 일부 비치돼있다. 책공방과 영상·음악 창작공간도 마련해 읽기에서 제작으로 활동범위를 넓혔다. 경기도서관 관계자는 “AI가 책이나 사서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와 토론, 창작을 돕는 하나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 운영 방향”이라면서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하고 직접 책이나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시설 이용 서울 강서구 등촌동 서울시 어울림플라자는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배리어프리 유니버설 복지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했다. 어울림플라자의 특징은 장애인을 위한 시설과 비장애인이 이용하는 문화·체육시설을 따로 나누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서관과 수영장, 체력단련실, 문화프로그램과 공연 등을 같은 건물에서 이용하고 필요한 곳에 장애유형별 편의시설을 더했다. 어울림플라자 관계자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과 비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모두가 같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라면서 “도서관뿐 아니라 수영장과 체력단련실, 공연장 등 일상적인 문화·체육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도서관도 장애인을 별도 자료실로 분리하는 대신 같은 자료실을 이용하도록 했다. 서가 사이에는 휠체어 두 대가 지나갈 수 있는 간격을 확보하고 휠체어를 탄 채 이용할 수 있는 좌석을 마련했다. 점자책과 큰글자책도 갖췄다. 도서 대출과 반납 역시 접근성을 고려했다. 휠체어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낮은 높이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글자 확대와 음성안내 기능을 넣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안내와 청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돕는 시설도 적용했다. 시각장애인이 우선 이용하는 점자실과 휠체어 이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모임실을 두면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자료실과 공용공간을 이용하도록 했다. 어울림플라자 관계자는 “배리어프리는 경사로나 휠체어석 몇 곳을 설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라면서 “서가 간격과 대출기 높이, 안내방식처럼 이용자가 시설에 들어와 실제로 사용하는 전 과정을 살펴 장애 여부 때문에 이용이 어려운 부분을 줄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어울림플라자 도서관은 조용한 도서관이 아니라 함께 배우는 도서관을 지향하고 있으며 감각 특성에 따라 다양한 소리가 날 수 있다는 점도 안내한다. 성인과 청소년 독서동아리 등에는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다.
# 도서관부터 수영장까지 일상을 함께 수영장에는 휠체어 이용자가 물에 들어갈 수 있도록 수중휠체어와 경사로를 마련했다. 체력단련실에는 휠체어에 탄 상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운동기구를 두고 공연장에는 휠체어석을 설치했다. 시설뿐 아니라 프로그램도 이용대상에 따라 구성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한편 장애유형이나 연령, 운동능력에 맞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어울림플라자 관계자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반드시 같은 이용조건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같은 공간을 이용하면서도 장애유형이나 신체조건에 따라 필요한 장비와 지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운영방식”이라고 말했다. 도서관을 찾은 사람이 같은 건물에서 수영하고 운동하거나 공연과 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복지시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문화와 여가, 학습을 하나의 생활공간 안에 배치했다. 어울림플라자 관계자는 “장애인이 도서관에 와서 책만 보고 돌아가는 공간이 아니라 수영도 하고 운동도 하고 공연과 문화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라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공간에서 일상의 문화와 여가를 누리는 것이 어울림플라자가 지향하는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서관은 AI를 책 추천과 독서토론, 교육과 창작에 연결하고 최신 기술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사람에게도 직접 사용할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시 어울림플라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도서관과 체육·문화시설을 이용하도록 하고 이용자의 차이에 맞는 장비와 프로그램을 갖췄다. 새로운 기술을 누구나 배우고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같은 공간에서 문화와 학습을 누리게 하는 것. 두 도서관의 사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공도서관과 공공문화서비스의 이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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