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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이제는 우리의 일상을 바라볼 때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08일
ⓒ 고성신문
차를 타고 지나가던 길, 전봇대에 단단히 묶여 있는 한 장의 현수막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기후위기’라는 글자였다.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풍경 중 하나였지만, 그날따라 그 문구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를 얼마나 가까이에서 마주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 위기는 우리의 일상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을까.’
나는 차를 잠시 세우고 그 현수막을 가까이에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전봇대에 꼭꼭 묶여 있는 현수막이 그저 지나가는 문구처럼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의 절실한 마음이 담긴 외침처럼 느껴졌다. ‘제발, 이제는 조금이라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간절함이 작은 현수막 한 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았다.
그날 현수막을 바라보고 돌아오는 길, 문득 나의 일상을 돌아보았다.
‘나는 기후위기 앞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거창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예전과 달라진 작은 습관들이 하나둘 생겨 있었다.
먼저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물건을 사거나 버릴 때도 ‘정말 필요한 것일까?’ 한 번 더 생각한다. 분리배출도 예전보다 꼼꼼하게 하려고 한다. 조금 덜 사고, 조금 덜 버리는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쓰레기도 줄었고 생활비를 아끼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외출할 때는 텀블러와 물병을 챙기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처음에는 조금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가방을 챙기면서 텀블러와 물병부터 확인한다.
일회용품 하나를 덜 사용하는 일이 거창하지는 않지만, 매일 반복되면 생활의 일부가 된다.
식당에서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부족할까 봐 반찬을 더 주문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먼저 나온 음식을 최대한 먹고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추가로 주문한다. ‘조금 더’라는 마음으로 주문한 음식이 결국 남겨지면 또 하나의 음식물쓰레기가 되기 때문이다.
먹을 만큼만 덜어 먹고 남기지 않는 것이 음식을 대하는 또 하나의 배려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환경교육사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의 실천을 다시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어떤 분은 기후위기를 생각하며 헤어드라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고, 어떤 분은 일회용품과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배달음식을 아예 주문하지 않는다고 했다.
처음에는 조금 놀랍기도 했다.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이 실천하느냐가 아니라, 기후위기를 자신의 생활 속 문제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 역시 아직 헤어드라이기를 포기하지도, 배달음식을 완전히 끊지도 못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바꾸어 가고 있다.
어쩌면 기후위기 앞에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필요는 없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헤어드라이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고, 누군가는 배달음식을 줄일 수 있다. 또 누군가는 텀블러 하나를 챙기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실천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한 번 더 생각하는 마음인지도 모른다.
기후위기는 너무 거대한 문제라서 때로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오늘 내가 사용하는 것 하나, 버리는 것 하나, 먹는 것 하나를 다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현수막 하나를 보고 차를 세웠던 그날처럼, 나의 생활도 조금씩 멈춰서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무심코 지나치던 작은 선택 앞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조금 덜 쓰면 어떨까.
조금 덜 버리면 어떨까.
그리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변화는 무엇일까.
기후위기를 당장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나의 선택 하나는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작은 선택들이 모인다면 우리의 일상도,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첫걸음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오늘의 나의 생활을 한 번 더 돌아보는 것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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