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30여 년 동안 한결같이 마을 도로변의 풀을 베고, 고령으로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이웃의 논두렁과 밭두렁을 정리하며 마을을 지켜온 주민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고성읍 대평리에 사는 황대웅 씨(83)다. 황 씨는 대평리 진입 회전교차로에서 농업기술센터 방향으로 이어지는 약 1.5㎞의 도로변을 해마다 직접 관리하고 있다. 풀이 무성해지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매년 두 차례가량 아무런 대가 없이 예초기를 들고 풀을 벤다. 그의 손길은 도로변에만 머물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 직접 풀을 베기 어려운 이웃의 논두렁과 밭두렁에 풀이 무성하면 대신 정리하고, 마을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등 크고 작은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일은 하루 이틀이 아닌 30여 년 동안 이어졌다. 황 씨의 선행을 제보한 주민 A씨는 “황 씨도 이제 80세가 넘은 고령인데 누가 시키지도 않고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묵묵히 마을 일을 하고 있다”라면서 “요즘 이렇게 오랜 세월 아무런 대가 없이 봉사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황 씨는 30여 년 전 대평리로 이사 오기 전 고성군청 수로원으로 8년 동안 근무했다고 한다. 당시 도로를 관리했던 경험 때문인지 대평리에 정착한 뒤 도로변에 풀이 무성하게 자란 모습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고 했다. 황 씨는 “처음에는 도로에 풀이 많이 자라 있으니 보기 좋지 않아 베기 시작했다”라면서 “한 번 하고 두 번 하다 보니 해마다 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벌써 30년이 넘었다”라고 말했다. 정작 황 씨는 자신이 해온 일을 특별한 봉사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는 “이런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뭘 자랑할 일이 있겠느냐”라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3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황 씨의 나이도 어느덧 83세가 됐다. 예전 같지 않은 체력 탓에 이제는 풀베기 작업도 쉽지 않다고 한다. 황 씨는 “이제 나이도 많이 들었고 힘에도 부쳐 내년부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황 씨 한 사람의 손에만 그 길을 맡겨두기보다 그가 30여 년 동안 묵묵히 가꿔온 길을 마을과 후배 세대가 함께 이어갈 때다. 황대웅 씨가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이 오랫동안 가꿔온 대평리 마을길을 환하게 웃으며 걸을 수 있기를 주민들과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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