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화양연화를 꿈꾸며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18일
|
 |
|
| ↑↑ 동동숲에서 차를 마시며 |
| ⓒ 고성신문 |
|
|
 |
|
| ↑↑ 촉석루 앞에서 |
| ⓒ 고성신문 |
|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시절을 의미한다. 《열린아동문학》 편집 위원들은 이상교 선생을 떠나보내고 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지난 9월 15일 동시동화나무의 숲에서 모임을 가졌다. 강원희, 소중애, 송재찬, 이규희, 이동렬, 이영원 선생과 숲지기 세 사람이 참석했다. 아직도 병상에 누워 있는 김병규 선생 외에는 다 모였다. 서울, 인천, 남양주, 양평, 천안에 사는 분들이 KTX를 타고 와 진주역에서 만났다. 진주에서 만났으니 진주 중앙시장의 명물 제일식당에서 진주비빔밥을 먹고, 산청 수선사 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촉석루 누각의 난간에 기대어 남강을 내려다보고, 더 하우스 갑을에서 저녁을 먹고, 숲에서 1박 한 뒤 역시 진주의 명물 하연옥의 진주냉면을 먹고, 진주역에서 헤어지는 일정이었다. 이번 모임의 걱정은 이동렬 선생이었다. 상교 선생님을 떠나보내고 몇 년째 병상에 있는 김병규 선생 다음으로 걱정되는 것이 이동렬 선생 건강이었기 때문이다. 만나기 며칠 전부터 소년처럼 설레던 선생은 양평에서 하루 전에 아들이 있는 인천에서 자고 왔다는데 옛날 그 모습으로 진주역 개찰구를 나와 다시 그곳으로 들어갈 때까지 말도 제일 많이 하고, 음식도 맛있게 먹고, 숲길도 잘 걸었다. 놀라운 것은 두 종류의 양주와 고성의 술 ‘존맛탱’도 맛보는 것이었다. 옛날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두 종류의 양주 중 하나는 고성의 노포 ‘봉황’의 진가기 사장이 보내준 것이었다. ‘봉황’은 30여 년 전 고성을 알고부터 찾던 중국요릿집으로 고 김열규 교수도 단골로 다니던 집이다. 진 사장은 건강이 안 좋아 지난해 문을 닫으면서도 몇 종류의 중국술을 보내왔는데 이번에는 ‘방파제’까지 들러 고가의 양주를 주고 갔다. 동동숲의 밤은 환상적으로 깊어 갔다. 손톱의 반달 같은 초승달이 지나간 숲에는 풀벌레 소리 가득하고, 소중애 선생이 기다리는 시간을 아껴. 진주 시내에 들러 사 온 진주의 빵이 식탁 가득 쌓이고, 흘러간 옛이야기들이 동동숲 작은 도서관 책장마다 스며들었다. 화양연화, 우리의 아름답고 빛나던 시절의 이야기였다. 그 빛나던 시절이 초승달처럼 스러지고, 우리는 어느덧 70대 중반을 지나 80 고개를 올려다보고 있다. 이제는 나비가 날개를 접듯 하나씩 정리하며 80 고개를 그냥 바람처럼 넘어야 할까. 그러나 아직은 모두 청춘이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이후 3만 부 이상 판매된 『어린 임금의 눈물』을 쓴 이규희 선생은 청탁받은 책만 6권, 올해만 해도 『내 맘대로 호텔』, 『사북 할아버지의 수상한 여행』, 『단종, 영월에서의 124일』을 펴내고 지금은 『나는 날마다 미국으로 간다(가제)』를 쓰고 있다. 지금까지 펴낸 책이 200권인지 300권인지도 셈하지 못하고 손목이 아프도록 쓰고 있다. 지난해 『빈집의 아이』, 『천 년의 휴가』를 펴낸 송재찬 선생 역시 지금까지 펴낸 책이 대강 140권, 올해 안에 『쥐를 키우는 할아버지(가제)』가 나온다. 210권의 책을 펴낸 소중애 선생은 올해도 『분홍』, 『웃음방』을 펴내고, 곧 『산으로 간 물고기들』이 출간되고, 최근에 『아기 코끼리 그 녀석 참』을 탈고했다. 미국에 살까, 한국에 살까를 망설이던 강원희 선생은 이제 한국에 살기로 마음을 굳히고 최근에 『어린이를 사랑한 이중섭』과 『딜쿠샤에 초대합니다』를 펴내고, 『별난쟁이들의 작은 세상』, 『유니콘은 구름과자를 좋아해』, 『병따개로 병따개 같은 별을 따』 등이 곧 출간된다. 이제까지 214권의 책을 펴낸 이동렬 선생은 한때 이제 글쓰기를 그만둬야 할까를 생각했지만 오래전부터 구상한 장편 동화 『쓰리 쓰리랑』을 집필할 의욕에 불타고 있었다. 올해 통영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이영원 선생은 ‘끌레’에서 자유인이 되자마자 유리 가공 작품에 날 새는 줄 모르고, 곧 예천에서 있을 두 번째 전시회 준비에 바쁘다. 그 와중에 선생은 여름호 나무 주인공들의 이름 동판을 만들어 오고, 참가자 모두에게 줄 유리 조각 목걸이를 만들어 왔다. 우리들의 새 ‘화양연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래서 ‘숲의 정기가 모두에게 스며들어 90살까지는 건강하게 글 쓰며 살기’를 다짐하고 이제까지 우리의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준 홍종관, 박미숙 부부에게 꽃다발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이상교 선생 나무 앞에는 새 꽃을 꽂아주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18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가장 많이 본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