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는 문화를 “한 사회나 집단에서 나타나는 예술, 문학, 생활양식, 가치관, 전통, 신념 등 독특한 정신적·물질적·지적 특징의 총체”라고 정의했다. 문화에 대한 정의는 관점과 시대에 따라 다양하지만 핵심은 하나다. 문화가 인간의 ‘삶’ 그 자체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인간의 삶은 끊임없는 창의성을 요구한다. 그 창의성은 옛것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며 그 결과물이 문화다. 이러한 과정과 결과물이 모여 지역 고유의 축제와 음악, 문화·예술이 되고 마침내 그 지역만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는다. 문화는 시혜가 아닌 국민의 기본적 권리다. 혹자는 문화를 자본의 논리로 바라보며 돈이 있어야 누릴 수 있는 소유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문화는 누구나 누려야 할 삶의 기본권이다. 문화기본법 제4조 역시 “모든 국민은 성별, 지역, 경제적 지위 등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문화권을 보장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문화는 주민의 정서를 하나로 묶고 지역의 정체성을 세우는 뿌리이기 때문이다.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우리를 하나로 엮어주는 힘 역시 ‘문화적 동질성’에서 나온다. 따라서 지역문화 육성은 단발성 이벤트나 다른 지역 문화행사의 모방, 즉흥적인 판단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 민선 9기를 맞은 지금, 그동안 하지 못했던 고성 문화예술의 새 지평을 여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고성군의 문화예술 분야는 장기적인 발전 전략이나 체계적인 육성계획 없이 소외돼 왔다. 행정 주도의 관례적인 사업이 반복되면서 지역 문화예술의 빛깔을 담아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제는 미래 50년까지 내다보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10년을 바라보는 고성군 문화예술 육성의 기본 원칙과 방향을 세워야 한다. 이에 필자는 집단지성의 힘을 믿으며 고성군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네 가지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고성문화의 맥을 잇는 ‘문화 자존 사업’ 발굴이다. 지역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아 이를 공고히 하는 사업을 안착시켜 고성군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여야 한다. 둘째, 책상이 아닌 현장 중심의 정책 개발과 추진이다. 행정 내부의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문화예술이 피어나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이를 발전시키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셋째, 전시성 행사를 탈피한 참여와 소통의 문화예술 행사를 추진해야 한다. 일회성 보여주기식 행사를 지양하고 행정과 예술인이 소통하며 지역민이 중심이 돼 함께 참여하는 문화예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삶 속에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고성을 만들어 가야 한다. 넷째, 지역 예술인이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고성의 문화예술인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창작 활동에 전념하며 우수한 예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필자는 이런 정책적 지향점 위에서 고성군에 통합과 소통의 문화가 꽃피고 군민 모두가 참여하는 창의적인 예술이 지속해서 성장하길 기대한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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