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은 바뀌었어도 고성의 미래까지 바뀌어선 안 된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11일
양촌·용정지구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하던 SK오션플랜트 지분 35.62% 전량이 지난달 31일 디오션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양촌·용정지구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고성군은 지역경제와 군민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오히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평가해야 할 것은 매각을 막았느냐가 아니라, 군민의 이해와 지역의 미래를 위해 행정이 제 역할을 했느냐다. 물론 민간기업의 경영권과 소유권을 행정이 직접 결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군내 최대 사업장의 고용과 지역경제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행정은 지역에 미칠 영향을 따져야 하고, 군민의 우려를 기업에 전달해야 하며, 지역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요구해야 한다. 산업단지 조성과 각종 기반시설 확충 등 지역의 행정적 지원이 뒤따랐고, 양촌·용정 일반산업단지는 경남 1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SK오션플랜트는 그동안 고성 지역에 1조 원 규모의 투자와 3천600명 고용 창출,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 등을 약속해 왔다. 그러나 지역사회와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매각이 추진되면서, 이 약속이 계속 이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기업이 지역사회에 한 약속까지 바뀌어서는 안 된다. 고성군은 지난 4일 공식 입장을 내고 세 가지 요구사항을 분명히 했다. 실질적인 인수 주체와 대표, 경영진 등 책임 있는 경영 체계를 명확히 제시할 것, 기존에 약속한 1조 원 투자와 3,600명 고용 창출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법적 구속력을 갖춘 이행확약서 또는 상호 이행협약을 체결할 것, 근로자의 지역 정착을 위한 구체적인 정주 여건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이다. 고성군도 투자와 고용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사업시행자 변경 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경남 1호 기회발전특구 지정 해제까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고 해도 지역민이 배제되고 외부 인력만 유입된다면 고성군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근로자의 지역 정착을 위한 정주 여건 개선이 요구사항에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매각에 반대했던 것으로 행정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군이 요구사항을 공식화한 지금, 남은 것은 인수 측의 응답이다. 경영체계가 언제 명확해지는지, 이행확약서 체결이 언제 이뤄지는지, 그 이후 이행 상황이 어떻게 점검되고 공개되는지를 군은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행정은 기업과 싸워서도, 손을 놓고 있어서도 안 된다. 기업이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되, 그 성장의 열매가 지역사회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 그것이 지방행정이 해야 할 일이다. 고성군은 이번 사안에서 군민의 편에 서서 우려를 분명히 전달했고, 새로운 사업 주체는 이를 단순한 걸림돌이 아니라 지역의 신뢰를 얻을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양촌·용정지구가 고성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를 바라는 군민들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해상풍력과 조선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하고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며 지역업체와 함께 발전한다면, 이번 매각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1조 원 투자와 3천600명 고용은 계획대로 지켜져야 한다. 고성의 산업과 일자리, 지역경제의 미래가 여기에 걸려 있다. 주인은 바뀌었다. 하지만 고성의 미래까지 바뀌어서는 안 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누가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고성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느냐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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