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지역을 바꾼다, 고성형 공공도서관의 길] 연결되면 더 강해진다, 지역 변화를 이끄는 도서관 네트워크
다른 지역 방문자 불러들이는 전주 도서관 여행
제주, 다양한 개성으로 뭉친 6개 도서관의 변신
공원 17곳에서 주민들이 참여해 운영하는 도서관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9월 11일
▣ 글 싣는 순서 ① 도서관은 많아도 활용하지 못하는 고성 ② 책을 넘어 예술이 머무는 곳, 문화예술 거점 도서관 ③ 하룻밤 머물고 직접 책을 만든다, 머무는 도서관 ④ 연결되면 더 강해진다, 지역 변화 이끄는 도서관 네트워크 ⑤ 주민이 만들고 함께 키우며 마을을 바꾼 도서관 ⑥ AI와 배리어프리, 모두를 위한 미래형 도서관 ⑦ 책 읽는 고성, 지역 활력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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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러 도서관이 각각 개성을 살리면서 연계하면 새로운 관광자원이자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사진은 제주 동녘도서관의 책 수업 모습 |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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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주민이 책을 읽고 배우는 평생교육기관이지만 운영 방식이나 형태에 따라 지역을 찾아오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여러 도서관이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서점과 공원, 문화공간을 연결하면 한 곳에 머물던 이용자의 활동범위도 넓어진다. 외지인이 도서관을 보기 위해 지역을 찾고 하루 이상 머물거나 주민들이 일상에서 책과 문화 프로그램을 만나는 변화도 생긴다.
# 여행에서 숙박까지, 도서관 보러 전주 간다 전주시는 2021년 7월 ‘우리는 도서관으로 여행간다’라는 이름으로 도서관 여행을 시작했다. 여행해설사와 전용버스를 타고 책기둥도서관,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 등 특화도서관 5곳을 하루 동안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전주시청 로비에 자리한 책기둥도서관부터 그림책을 주제로 한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 숲에서 시를 읽는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여행을 주제로 꾸민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까지 공간마다 성격을 달리했다. 참가자는 해설을 들으며 도서관을 돌아보고 팝업북과 아트북 감상, 시 필사 같은 체험에도 참여했다. 운영 2년 차부터 외지인 비율이 크게 늘었다. 2022년 2월부터 11월까지 120회에 1천436명이 참여했으며 2월 전체 참가자의 5%였던 다른 지역 참가자는 11월 68%까지 증가했다. 전주시는 당시 도서관 여행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평가했다. 외지인이 늘면서 단순 방문은 체류로 이어졌다. 2023년에는 136회에 1천799명이 참여했다. 다른 지역 참가자의 91%는 “도서관 여행에 참여하려고 전주를 방문했다”고 답했고 31%는 전주에서 1박 이상 머물렀다. 2025년에는 상시 프로그램과 특별 프로그램 162회에 2천538명이 참여했다. 참가자의 57%가 다른 지역 사람이었으며 설문에 참여한 다른 지역 참가자의 44.7%는 전주에서 이틀 이상 머물렀다. 도서관을 찾아오는 사람이 늘면서 여행코스도 지역 안으로 넓어졌다. 한옥마을도서관, 서학예술마을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 연화정도서관, 다가여행자도서관 등이 추가됐고 올해는 지역서점과 덕진공원도 코스에 들어갔다. 2026년 도서관 여행은 지난 4월 4일부터 오는 11월 14일까지 운영한다. 여행자는 전용버스를 타고 특화도서관을 돌아보면서 지역서점을 방문하고 공원을 걷는다. 서점에서는 펜드로잉과 만들기 체험도 진행한다. 올해 상반기 성인 참가자 436명 가운데 262명을 조사한 결과 89.6%가 “도서관 여행에 참여하려고 전주를 찾았다”고 답했다. 전체 참가자의 54%가 다른 지역 사람이었고 이 가운데 52%는 전주에서 이틀 이상 머물렀다. 만족도는 96.87점, 재참여 의사는 98.1%였다. 전주시는 올해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주서 스테이’도 시작했다. 도서관과 동네책방, 북카페, 책 읽는 숙소, 제과점, 음악공간 등을 연결하고 한 공간에서 2시간 이상 머물도록 했다. 반나절 일정인 책나절과 1박2일 일정인 책한밤으로 운영하면서 도서관 여행을 지역 생활문화산업과 숙박까지 연결하고 있다. 도서관 때문에 전주를 찾는 외지인이 늘고 이들의 동선이 서점과 공원, 숙박시설, 생활문화공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도서관 방문이 관광과 체류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 여섯 곳을 하나로 묶되 역할은 다르게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공공도서관 여러 곳을 하나의 서비스망으로 묶었다. 제주도서관 본관과 서귀포·한수풀·송악·동녘·제남도서관 등 5개 분관이 대상이다. 현재의 체계는 2023년 3월 조직개편으로 만들어졌다. 제주도서관이 전체 운영을 조정하고 5개 지역도서관은 분관으로 편입됐다. 공동으로 운영할 사업은 함께 추진하면서 지역도서관의 자율성은 유지하는 방향이다. 본관과 분관은 정기적으로 업무를 협의하고 프로그램과 인력, 시설 문제 등을 공유한다. 이용자는 6개 공공도서관 가운데 한 곳에서 자료대출회원증을 발급받으면 모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다. 전자책과 오디오북도 공동으로 이용하며 구독형 전자자료만 12만여 종이다. 올해부터는 6개 도서관마다 다른 특화기능을 부여한 6관 6색 사업을 시작했다. 제주도서관 본관은 특별자료와 학교 독서교육을 맡는다. 서귀포도서관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공부하는 서귀포시 탐구생활, 한수풀도서관은 영유아부터 가족까지 참여하는 모두의 책 읽기를 운영한다. 송악도서관은 학생의 정서와 인성을 다루는 마음이 자라는 책 숲, 동녘도서관은 비밀책장과 사서와 함께 책 읽기, 제남도서관은 어린이가 꾸준히 그림책을 읽는 그림책 365 마라톤을 맡았다. 지역을 직접 배우는 프로그램도 있다. 서귀포시 탐구생활은 올해 역사와 문학에 이어 제주 여성과 무속신앙을 공부하고 서귀포지역 신당을 찾는 현장탐방을 마련했다. 제주도서관 본관에서는 중학생이 지역서점을 찾아가는 꼬닥꼬닥 제주 책방 산책도 운영한다. 제주책축제와 독서공모전, 독서동아리 꾸러미 대출, 도서관 소식지 제주도서관 이야기, 월별 추천도서 책들의 사연전 등 규모가 필요한 사업은 6개관이 함께 운영한다. 올해 독서공모전도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제주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나의 통합 공모전으로 진행한다. 6관 6색은 하나의 회원체계와 공동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지역별 도서관에서는 가족 독서, 어린이 독서, 지역문화 탐구, 학생 정서교육 등 서로 다른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한 도서관에 모든 기능을 모으는 대신 여러 도서관이 역할을 나눠 하나의 서비스망을 구성했다.
# 작은 도서관 하나에서 공원 17곳으로 제주시 반딧불이 작은도서관은 2014년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가 후원자들에게 받은 책 2천800여 권을 주민과 나누기 위해 문을 열었다. 어린이와 주민이 가까이에서 이용하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운영하다 2016년부터 도서관의 범위를 공원으로 넓혔다. 주택가와 공원에 작은 책장을 설치하는 꼬마도서관을 운영했고 한라수목원과 신산공원, 어린이공원 등 현재 17곳으로 늘었다. 꼬마도서관에는 회원증도 대출장부도 없다. 주민이 산책하다 책을 꺼내 읽거나 가져갔다가 돌려놓는다. 별도 건물을 만들지 않고 주민이 이미 이용하는 공원에 독서 기능을 더한 방식이다. 운영에도 주민이 참여한다. 2024년에는 약 40명의 반디원정대 자원봉사자가 17곳의 책을 정리하고 도서함과 주변을 관리했으며 공원에서는 자원활동가의 재능 나눔과 버스킹도 진행됐다.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지만 도서 반환율은 높았고 주민이 집에서 보던 책을 직접 가져와 채워 넣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실내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웠던 시기에는 별도의 접촉 없이 공원에서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됐다. 도서관에서 배운 주민이 다시 지역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동화구연과 우쿨렐레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진 동아리는 외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다시 도서관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지역 예술인이 주민들과 진행한 캘리그라피 수업은 꼬마도서관의 기록을 남기는 활동으로 이어졌다. 한 곳에 있던 책과 프로그램이 공원 17곳으로 넓어지면서 주민이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는 짧아졌다. 공원에는 산책과 휴식에 독서와 공연이라는 기능이 더해졌다. 전주에서는 도서관이 외지인을 지역으로 불러들이는 관광콘텐츠가 됐고, 방문은 숙박과 지역서점·생활문화공간 이용으로 이어졌다. 제주 6개 공공도서관은 하나의 이용망 안에서 기능을 나눠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자료와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폭을 넓혔고, 반딧불이 작은도서관은 공원 17곳으로 독서공간을 확장해 책 기증과 자원봉사, 주민 문화활동까지 끌어냈다. 여러 도서관과 지역공간을 연결하면서 도서관은 한 건물 안에서 책을 빌리는 시설을 넘어 주민의 일상과 지역문화를 잇는 생활문화망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특히 전주처럼 외지인의 방문과 체류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도서관이 지역의 관광자원이 되고, 나아가 생활인구와 관계인구를 늘리는 기반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보여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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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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