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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웃음이 이어가는 고성의 미래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28일
ⓒ 고성신문
한 지역의 미래는 문화재의 숫자가 아니라 골목마다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서 시작됩니다. 박물관과 문화재도 중요하지만, 골목에서 뛰노는 아이들, 이웃이 서로 안부를 묻는 풍경, 세대를 잇는 가정의 온기가 모여 비로소 한 고장의 문화를 완성합니다.
길가를 지나가는 유치원 아이들을 마주할 때면 어른들이 발걸음을 멈춘 채 한참 바라보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반가움보다 먼저 밀려오는 안타까움은 아이들이 그만큼 귀한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현실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이 땅의 역사와 문화적 숨결을 지켜온 문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주민 여러분께 묻고자 합니다. “우리는 왜 사랑하고, 가정을 이루며, 다음 세대를 꿈꾸어야 하는가?” 이는 개인의 삶의 방식을 넘어 우리 지역의 생존과 내일이 걸린 절박한 물음입니다. 그 답은 단순합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대 문명은 화려하고 편리해졌지만 그 그늘에서 수많은 현대인이 외로움과 방황 속에 홀로 서 있습니다. 결혼은 단순한 제도적 결합이 아닙니다. 모진 세파를 헤쳐 나가는 동안 서로의 안식처가 되어줄 사람을 얻는 일이며, 기쁨은 곱하고 슬픔은 나누어 가질 인생의 동반자를 맞아들이는 일입니다.
혼자 가면 빠르게 갈 수 있을지 모르나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거친 세상의 풍랑 속에서도 서로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삶의 터전을 만드는 일입니다. 생명은 문화를 이어주는 가장 소중한 씨앗입니다. 부모가 되어 태어난 아이의 맑은 눈동자를 가슴에 품어 안던 순간을 기억하십니까? 세상 그 어떤 예술 작품도 전할 수 없는 가슴 벅찬 감동이 한 생명의 탄생에 있습니다.
물론 한 아이를 키워내는 길은 험난합니다. 무수한 밤을 지새워야 하고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작은 발로 땅을 딛고 서며 부모의 이름을 불러줄 때 느끼는 기쁨은 우리를 더 깊고 성숙한 존재로 거듭나게 합니다. 출산과 양육은 나만을 위해 살던 경계를 넘어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삶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사라지는 마을은 문화도 늙어갑니다. 문화재는 보존할 수 있지만 문화는 사람을 통해서만 이어집니다. 그래서 문화원은 고장의 과거를 기록하고 현재를 가꾸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미래를 살아갈 사람을 함께 키우는 일 또한 문화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끊긴 마을에는 축제도, 전통도, 역사도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학교의 문이 닫히고 아이들의 발길이 사라진 고장은 뿌리가 말라가는 고사목(枯死木)과 다름없습니다. 생명 하나하나는 한 집안의 경사를 넘어 이 땅에 온기를 불어넣고 고장의 미래를 이어가는 희망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품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안심하고 둥지를 틀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도록 어르신들과 이웃이 힘을 모아 든든하고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눈을 돌려 들판과 바다를 보십시오. 한 포기 들풀도 모진 풍파를 견디며 씨앗을 남깁니다. 들풀은 씨앗을 남기고 나무는 열매를 맺으며 철새는 다시 돌아옵니다. 자연은 그렇게 생명을 이어가며 순환합니다. 인간 역시 다음 세대에게 삶을 이어주는 존재라는 점에서 자연의 큰 질서 속에 살아갑니다.
생명을 이어간다는 것은 인류가 오랫동안 이어온 삶의 방식입니다.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공동체를 물려주려는 마음은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결혼과 출산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얼마나 무거운 삶의 무게로 다가오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이 험난하더라도 가정을 이루고 생명을 이어나가는 삶의 가치와 깊은 기쁨마저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동시에 젊은 세대에게 희생만을 요구해서도 안 됩니다. 지역사회가 먼저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책임입니다. 행정과 지역사회, 기업과 학교, 어르신과 이웃이 함께 힘을 모을 때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다시 마을을 채울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그 품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우리 공동체를 지속하게 하는 가장 아름다운 생명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고장이 다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사람의 온기가 넘치는 공동체로 되살아날 수 있도록 군민 여러분의 마음을 모아주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문화는 사람이 만들고, 사람은 가정에서 자라며, 가정은 아이들의 웃음으로 더욱 풍성해집니다. 문화재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문화를 이어갈 사람을 키우는 일은 더욱 중요합니다.
언젠가 우리 고성의 골목마다 다시 아이들의 웃음이 울려 퍼지고 이웃의 정이 살아나는 날, 우리는 가장 소중한 문화유산인 사람과 공동체를 지켜냈음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날 아이들의 웃음은 우리 공동체를 이어가는 가장 아름다운 문화유산이자 고성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노래가 될 것입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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