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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호습지 람사르 등록, 이제 시작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21일
지난 8월 10일, 마동호습지가 람사르습지 제2599호로 등록됐다. 람사르협약 공식 홈페이지에 이름을 올리면서 고성의 자연 자원이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람사르습지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하기 위해 협약에 따라 등록하는 국제 보호습지다. 이번 등록은 마동호습지가 지역의 습지를 넘어 세계적으로 보전할 가치가 있는 생태자원임을 확인한 것이다.
등록 정보에는 마동호습지가 염분 농도가 변화하고, 계절에 따라 수위가 변동하는 ‘기수역 하구습지’로 기재되어 있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환경 속에서 생물 1천여 종 이상 기록될 만큼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다.
그러나 등록증만으로 습지를 지켜낼 수는 없다. 국제적 보호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은 그 가치를 지켜야 할 책임이 고성군에 생겼다는 뜻이다. 습지는 한번 훼손되면 원래의 생태계로 되돌리기 어렵다.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람사르습지 등록증은 우리군의 자랑거리가 될 수도, 이름뿐인 기록으로 남을 수도 있다.
갈림길은 이미 시작됐다. 우선 관리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마동호의 수질과 수위, 염분 변화, 철새와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 식생과 생물종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기록해야 한다.
단기 사업이나 행사 중심의 접근으로는 국제적인 습지의 가치를 지킬 수 없다. 관리의 범위도 습지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주변 하천과 농경지, 해안 지역과의 생태적 연결성을 함께 살피고,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개발과 사업이 습지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따져야 한다.
주민들의 참여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동호를 지키는 일은 행정기관만의 몫이 아니다. 오랫동안 마동호와 함께 살아온 주민이 습지의 가치를 이해하고 보전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주민과 행정, 전문가, 환경단체, 교육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
고성군이 추진하는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도 같은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인증 자체가 목표가 되어 보여주기식 사업이나 시설을 늘리는 데 그친다면 의미가 없다.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마동호에서 살아가는 생물과 철새를 직접 관찰하고 습지의 역할을 배울 때, 마동호는 살아 있는 환경교육의 장이 된다.
생태관광도 신중해야 한다. 람사르 등록을 계기로 방문객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숫자만 좇는 관광은 오히려 습지를 훼손할 수 있다.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탐방객을 관리하고, 전문 해설과 함께하는 탐방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많이 보는 관광’이 아니라 ‘제대로 이해하는 관광’이어야 한다. 여기에 지역의 농특산물과 음식, 숙박을 연계해 주민 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면,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모델을 세울 수 있다. 무엇보다 마동호습지를 고성군의 미래 자산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람사르습지 제2599호는 한 번의 행정적 성과로 끝나는 이름이 아니다. 앞으로 수십 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 값이 달라진다. 단년도 예산이나 특정 사업 기간에 좌우되지 않는 중장기 보전계획을 세우고, 예산과 행정력을 꾸준히 투입해야 한다.
마동호습지는 고성군만의 자산이 아니다. 우리 세대가 잠시 맡아 미래세대에 돌려주어야 할 자연유산이다. 세계는 마동호의 이름을 기록했다. 그 이름에 값하는 일은 이제 고성군의 몫이다.
고성군은 이제 마동호습지를 보전하고, 연구하고, 교육하며 주민과 함께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위에서 생태관광과 지역경제를 조화롭게 연결해야 한다.
세계가 인정한 마동호습지가 훼손되지 않고, 생물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남아 미래의 고성군민들에게 자랑스러운 자연유산으로 불려지기를 기대한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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