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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 도서관은 많아도 활용하지 못하는 고성
② 책을 넘어 예술이 머무는 곳, 문화예술 거점 도서관
③ 하룻밤 머물고 직접 책을 만든다, 머무는 도서관
④ 연결되면 더 강해진다, 지역 변화 이끄는 도서관 네트워크⑤ 주민이 만들고 함께 키우며 마을을 바꾼 도서관
⑥ AI와 배리어프리, 모두를 위한 미래형 도서관⑦ 책 읽는 고성, 지역 활력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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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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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도서관은 책과 교육, 문화예술이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지역상생의 거점이 될 수 있다. (위)4김해지혜의바다에서 열린 442앙상블의 인문학콘서트 모습 (아래)의정부 음악도서관의 M층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시민들의 모습 |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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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은 그 가능성이 가장 큰 시설 가운데 하나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이용층이 넓고, 주민의 생활권 가까이에 있으며, 책과 교육이라는 기본 기능도 갖고 있다. 여기에 공연과 전시, 인문학, 창작을 더하면 별도의 대형 문화시설 없이도 주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다.
# 폐교에 다시 사람을 불러들인 김해지혜의바다
조용하던 도서관에 442앙상블의 연주가 흐른다. 사람들은 책을 읽기도, 공연을 보기도 하며 제각기 시간을 즐긴다. 그 풍경이 흔한 도서관과는 달라서 생경하기도 하고, 여유롭고 자유롭기도 하다. 김해지혜의바다 토요일 풍경이다.김해지혜의바다는 주촌초등학교가 이전하면서 남은 학교시설을 활용해 2019년 12월 문을 열었다.
책과 문화, 휴식과 놀이를 함께 담은 복합독서문화공간으로 조성했고 이후 옛 교사동까지 새롭게 단장해 평생학습과 창작 기능을 넓혔다.도서관에서는 클래식과 국악, 판소리, 풍물, 재즈를 비롯한 음악공연과 연극, 어린이 공연 등이 열리고 작가와 전문가의 인문학 강연도 이어진다. 임채정 김해지혜의바다도서관장은 “원하지 않아도 음악을 듣거나 강연을 들어야 하는 분도 있지만, 반대로 책을 읽고 빌리러 왔다가 음악도 듣고 강연도 듣는다”라며 “굳이 신청하지 않았어도 ‘이런 것도 있네, 이런 이야기도 들을 만하네’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자료실과 일반자료실을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아 가족이 한 공간에서 함께 책을 읽고 머물 수 있다. 지나치지 않다면 어느 정도의 생활소음도 받아들인다.임 관장은 “기존 도서관처럼 학습실이 따로 있고 공부하는 공간만 있는 것보다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라며 “가족이 같이 와서 한 공간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그러나 도서관의 중심은 책이다. 이용자들에게 의견을 받았을 때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는 답이 많았다. 임 관장은 “역시 도서관은 책으로 승부해야 한다”라며 “여기에 문화 등을 곁들여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책은 창작으로도 이어진다.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과 학생들은 도서자동제본시스템을 이용해 자신의 글을 실제 책으로 만든다.임 관장은 “책을 읽는 것에서 내가 책을 만드는 것으로 가자는 것이 이 공간의 역할”이라며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실제 책을 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메이커스페이스와 영상창작공간에서는 다양한 제작 활동을 하고, 독서동아리와 평생학습 프로그램, 어린이 체험도 운영한다.1층 ‘기업사랑방’에는 김해지역 중소기업과 생산품이 전시된다. 관내 업체의 신청을 받아 지역에 어떤 기업이 있고 무엇을 생산하는지 소개하고 방학에는 참여 기업과 체험프로그램도 연계한다.
임 관장은 “기업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관내 업체의 신청을 받아 전시하고 ‘우리 동네에 이런 기업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라며 “방학에는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간단한 체험행사도 진행한다”라고 말했다.도서관을 찾아오기 어려운 주민에게는 직접 찾아간다. 요양병원과 장애인 관련 기관, 어린이집 등에서 책 읽기와 체험, 연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매월 마지막 수요일 수요음악회에는 요양병원 어르신들도 도서관을 찾는다.학생이 떠난 학교에는 이제 책을 읽는 주민과 공연을 찾는 가족, 자신의 책을 만드는 이용자, 지역기업과 기관이 드나드는 ‘문화예술 거점’이자 ‘지역상생의 창구’가 되고 있다.
# 책과 음악, 지역이 만나는 의정부 음악도서관
2021년 문을 연 의정부음악도서관은 국내 첫 음악 전문 공공도서관이다. 오랫동안 미군부대가 주둔했던 의정부의 역사·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재즈와 블루스, 힙합, R&B 등 블랙뮤직을 주요 분야로 삼았다.일반적인 도서관의 음악코너와는 자료 구성부터 다르다. 올해 7월 기준 소장 도서는 1만3천785권이며 CD와 LP, DVD, 악보 등 비도서자료는 1만6천709점에 이른다.
음악을 설명하는 책뿐 아니라 실제 음악을 듣고 연주하는 데 필요한 자료까지 함께 모은다. 특히 블랙뮤직은 개관 때 붙인 주제에 머물지 않는다. 관련 자료를 꾸준히 수집하고 음악가와 장르를 소개하는 큐레이션, 음악감상, 강연과 공연으로 이어간다. 홈페이지에도 음악 감상 프로그램 선곡표와 온라인 음악감상, 음악정보를 별도 서비스로 두고 있다.자료를 이용하는 공간도 세분화돼 있다.
북스테이지와 멀티스테이지, 뮤직스테이지를 중심으로 뮤직홀과 오디오룸, 스튜디오 A·B를 갖췄다. 오디오룸에서는 전문 음향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뮤직홀에서는 공연이 열린다. 스튜디오는 이용자가 직접 음악을 다루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도서 한 권과 CD 한 점, CD플레이어 한 대를 함께 빌려주는 구독서비스도 운영한다. 책에서 소개된 음악을 실제 음반으로 듣도록 자료 이용방식을 연결한 프로그램이다. 음악과 해설을 함께 구성한 공연과 음악아카데미 등도 이어진다.음악을 좋아하는 일반 시민에게는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고, 음악을 깊이 들여다보는 사람에게는 한 도시가 음악을 어떤 방식으로 수집하고 해석해 공공의 컬렉션으로 만들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 지역과 미술사의 접점을 찾는 의정부 미술도서관
2019년 문을 연 의정부미술도서관은 국내 첫 미술 전문 공공도서관이다. 미술 관련 책을 집중적으로 갖춘 도서관이면서 기획전시와 작가 창작지원, 시민 참여를 함께 운영한다. 전시도록과 미술사 자료는 일반적인 교양미술서와는 쓰임이 다르다. 특정 작가와 전시, 시대를 깊게 찾아보려는 이용자에게는 그 자체로 전문자료가 된다.신사실파 자료도 눈에 띈다.
김환기와 유영국, 장욱진 등이 표지를 그렸던 과거 문예지 등 관련 자료를 따로 축적해 공개한다. 의정부와 인연을 맺은 예술인과 지역 미술을 다루는 전시도 이어왔다.서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오픈스튜디오에서 더 분명해진다.신진작가를 선정해 일정 기간 창작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2026년에는 11기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도서관 안에서 실제 작업을 하고 작품과 활동은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된다.전문자료를 보관하는 곳과 작품을 전시하는 곳,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공간이 같은 건물 안에 있는 것이다.시민의 참여도 전시 관람에 머물지 않는다. 도서관은 시민 도슨트를 꾸준히 양성해 실제 전시해설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으며 현재 23명이 자원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술평론이나 미술사를 공부하는 사람은 전문서와 전시도록, 아카이브 자료를 찾을 수 있고, 전시를 즐기는 시민은 기획전을 만난다. 신진작가에게는 실제 작업할 공간이 주어진다.의정부미술도서관에는 ‘미술’이라는 이름만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자료와 전시, 기록, 작가의 작업과 시민의 활동이 함께 축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미술을 접하는 층위가 여러 겹이다. 전문서를 찾을 수도 있고 전시도록과 미술사 자료를 살필 수도 있다.
기획전시를 볼 수 있고 도서관에 작업실을 둔 신진작가의 활동도 만난다. 교육을 받은 시민은 다시 도슨트가 되어 전시 안으로 들어온다. 미술전문도서관이면서 미술관이고, 동시에 자료를 축적하는 아카이브와 신진작가의 활동공간이 겹쳐 있는 구조다.김해지혜의바다와 의정부 음악도서관, 미술도서관은 기본적으로 모두 책을 빌릴 수 있는 도서관이다. 그러나 김해지혜의바다를 찾는 이유와 의정부음악도서관, 미술도서관을 찾는 이유는 같지 않다. 지역마다 가진 공간도 다르고 역사도, 사람도 다르다. 같은 공공도서관이라도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지역민에게는 전혀 다른 곳이 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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