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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 고성 정착의 병목 지도, 문제는?
② 안산은 학교, 부산은 일자리로 찾는 국내 해법
③ 이주민 통합의 길을 여는 스페인
④ 아이들의 적응을 제도로 보장하는 벨기에
⑤ 인구소멸 교육공동화 맞서는 고성형 정착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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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군내 외국 배경 주민들을 고성군민으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통역과 돌봄, 주거 등의 지원을 정착기반으로 보고 민관이 협력해야 한다. 사진은 고성군가족센터의 프로그램 모습 |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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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형 정착 시스템의 출발점은 외국 출신 주민을 일손이나 지원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고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지역민으로 인정하는 데 있다.외국인 근로자는 산업 현장의 부족한 일손으로 들어오고, 결혼이주여성은 가정을 꾸리며 지역에 뿌리내린다. 이주배경 학생은 고성의 학교에서 친구를 만나고 수업을 듣는다. 그러나 일터와 가정, 학교에 들어왔다고 곧바로 지역사회 안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다. 지역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학교, 병원, 행정기관을 이용하고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지역 안에서 역할을 갖는 일이다.
# 지원사업만 늘리지 말고 지역민으로 흡수해야
지금까지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주민 지원은 한국어교육, 상담, 통번역, 자녀 지원, 취업교육, 고용관리처럼 사업별로 나뉘어 운영돼 왔다. 하지만 외국 출신 주민을 지역민으로 흡수하려면 사업의 ‘존재’보다 사업 사이의 ‘연결’이 더 중요하다.결혼이주여성이 한국어를 배우는 동안 아이 돌봄이 필요하고, 취업을 준비하려면 이동과 근무시간, 자격교육 문제가 함께 따라온다. 외국인 근로자가 고성에서 계속 일하려면 임금과 숙소뿐 아니라 병원, 행정, 주거, 가족, 자녀 학교가 연결돼야 한다. 이주배경 학생의 학교 적응도 학생의 한국어와 학부모 소통, 가정의 생활 안정을 함께 봐야 한다.
고성형 정착 시스템은 지원사업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외국 출신 주민을 학교와 일터, 마을 안으로 흡수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관은 정착 경로를 설계하고, 민은 관계망을 만들며, 학교와 사업장은 지역사회로 들어오는 첫 문이 돼야 한다.
# 행정은 사업 관리보다 정착 경로를 설계해야
행정의 역할은 외국인 주민을 관리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정착의 길을 설계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성군과 관련 기관은 다문화가정, 외국인 근로자, 이주배경 학생을 따로 바라보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 가구가 고성에 머물기 위한 조건을 기준으로 행정, 교육, 고용, 돌봄, 통역, 주거를 함께 놓고 봐야 한다.결혼이주여성 지원은 한국어교육 이후 직업교육, 현장실습, 취업, 고용 유지로 이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는 아이 돌봄, 이동수단, 근무시간, 직장 내 의사소통 문제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 지원도 고용관리에 그치지 않고 가족 동반, 자녀 학교, 주거, 병원 이용, 행정 절차까지 살펴야 한다.
행정이 해야 할 일은 모든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관으로 연결돼야 하는지 분명히 하는 일이다. 가족센터, 군청, 교육지원청, 학교, 고용기관, 사업장이 따로 움직이면 당사자는 지원을 찾아다니다가 지친다. 어느 한 곳에서 어려움이 발견됐을 때 다음 기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성과를 보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교육과 통역 지원 건수뿐 아니라 실제 취업과 고용 유지, 자녀의 학교 적응, 학부모 상담, 생활 문제 해결까지 살펴야 한다.
# 민간은 봉사가 아니라 관계망을 만들어야
지역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도가 있어도 사람은 고립된다.외국 출신 주민의 어려움은 학교와 병원, 일터, 마을 모임 같은 생활 현장에서 생긴다. 말이 서툴러 말을 걸지 못하고, 제도를 몰라 신청하지 못하며, 아는 사람이 없어 물어보지 못하는 일이 쌓이면 지역에 살면서도 지역과 멀어진다.
이웃과 마을단체, 사업장 동료, 결혼이주여성 선배, 장기 거주 외국 출신 주민은 행정기관보다 가까운 곳에서 어려움을 발견할 수 있다. 다만 민간 참여를 선의에만 기대서는 오래가기 어렵다.
고성형 정착 시스템에서 민간은 단순히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라 관계망을 만드는 주체가 돼야 한다. 결혼이주여성과 장기 거주 외국 출신 주민이 새로 온 외국인 가족을 안내하고, 학교 상담과 병원 이용, 생활통역에 참여할 수 있다. 지역 주민도 다문화 행사의 관객이 아니라 이웃으로 만날 기회를 가져야 한다.이런 관계망은 일회성 교류가 아니라 학교생활과 병원·행정기관 이용, 일터 적응을 돕고 마을 안에서 관계를 만들어주는 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행정은 활동비와 교육, 공간, 책임 범위, 연결 창구를 마련해 민간의 역할을 뒷받침해야 한다.
# 학교는 가족을 지역과 잇는 첫 관문
현재 고성군에는 중도입국자녀가 15명이다. 이주배경 학생의 학교 적응은 학생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이 고성에 남을 수 있는지를 가르는 문제다.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고 수업을 따라가면 부모도 지역에 대한 신뢰를 갖기 쉽다. 반대로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밀리고, 학부모가 안내문과 상담을 이해하지 못하며, 돌봄과 방과후 활동에서 소외되면 가족은 정착을 고민하게 된다.이주배경 가정에 학교는 지역사회와 만나는 첫 문이다. 따라서 학교 적응 지원은 한국어교육뿐 아니라 학부모 소통, 상담, 돌봄, 기초학습, 정서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
고성의 학교는 대규모 지원체계를 그대로 만들 수 없지만 학교와 지역이 가깝고 학생 수가 적어 한 학생의 변화를 세밀하게 볼 수 있다. 이 장점을 살리려면 학교 혼자가 아니라 지역이 함께 받쳐야 한다.교육지원청은 한국어교육과 학습 지원을 조정하고, 가족센터는 학부모 소통과 상담, 통역, 가정 문제를 이어가야 한다. 군청은 돌봄과 생활 기반을 연결해야 한다.이주배경 학생은 학생 수가 감소하는 농촌 학교를 함께 유지하는 학생이기도 하다. 학교가 이들을 품는 일은 교육복지이면서 교육공동화에 맞서는 일이다.
# 결혼이주여성, 지원 대상 넘어 참여 주체로
결혼이주여성 정책은 생활 적응을 넘어 경제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한국어교육과 가족상담 이후의 단계가 없다면 정착은 불안정하다.결혼이주여성은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꾸리는 사람일 뿐 아니라 일하고 배우며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다. 고성은 이들을 지원 대상에만 머물게 하지 말고 지역경제와 공동체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직업훈련과 취업은 단순 알선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경험과 역량, 한국어 수준, 돌봄과 이동 가능 여부, 근무시간을 함께 살피고 취업 이후 초기 적응까지 지원해야 한다.결혼이주여성은 농축산, 제조, 급식, 돌봄뿐 아니라 통역, 다문화 이해교육, 외국인 근로자 가족 안내, 학교와 행정의 소통 지원에도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장기 거주 결혼이주여성은 자신의 정착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 온 외국 출신 주민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지원사업 수요조사에서는 한국어교육과 자격증, 취업교육, 창업에 대한 요구가 나오지만 막상 프로그램이 개설되면 참여가 저조한 경우가 있다. 경제활동과 가사, 육아, 이동, 시간 부족 등이 이유다.기관은 프로그램을 만들 때 시간과 장소, 돌봄, 통역, 교육 수준을 함께 살펴야 한다. 그러나 참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떤 프로그램도 직업훈련과 취업, 고용 유지로 이어지기 어렵다.고성형 정착 시스템은 일방적 지원이 아니라 공동의 책임 위에서 작동해야 한다. 행정은 참여 가능한 조건을 만들고, 민간은 관계망을 보태며, 당사자는 자신의 정착 과정에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
# 외국인 근로자는 일터 밖에서 지역민이 된다
외국인 근로자는 고성 산업을 유지하는 중요한 노동력이지만 지역민이 되는 과정은 일터 밖에서 이뤄진다.퇴근 뒤 어디에서 사는지, 아플 때 어디로 가는지, 행정서류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가족과 자녀가 어디에서 생활할 수 있는지가 정착을 결정한다.
사업장은 외국인 근로자의 첫 접점이지만 숙소와 근무관리만으로는 가족 정착을 만들기 어렵다. 그렇다고 행정이 사업장을 빼고 외국인 근로자의 생활에 직접 닿기도 쉽지 않다.따라서 사업장은 고성형 정착 시스템의 입구가 돼야 한다. 행정과 가족센터는 사업장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사업장은 근로자의 어려움을 지역 지원망으로 넘길 수 있어야 한다.외국인 근로자와 지역 주민이 만날 수 있는 장도 필요하다. 생활체육, 마을행사, 자녀 학교 활동, 봉사활동 같은 접점을 만들고 외국인을 초대받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는 주민으로 세워야 한다.
# 통역·돌봄·주거는 정착의 기반
외국 출신 주민을 지역민으로 흡수하려면 통역, 돌봄, 주거를 부가 지원으로 봐서는 안 된다. 이 세 가지는 정착의 기반이다.통역이 없으면 학교 상담과 병원 진료, 행정 신청, 근로·주거계약에서 막힌다. 고성에서는 결혼이주여성과 장기 거주 외국 출신 주민을 생활통역 인력으로 키워 통역 공백을 줄이고 사회참여와 경제활동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아이를 맡길 수 있어야 한국어교육과 직업훈련을 받고 일을 계속할 수 있다. 농어촌에서는 기관이 있어도 거리가 멀면 이용하기 어려운 만큼 돌봄과 이동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 개인의 기숙사는 가족 정착의 기반이 되기 어렵다. 가족 단위로 살아가려면 집, 학교, 병원, 교통, 생활정보가 함께 필요하며 주거도 지역 정착의 조건으로 봐야 한다.
# 정착은 ‘함께’ 책임지는 일
고성형 정착 시스템은 특별한 혜택을 주자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고성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지역사회 안으로 받아들이자는 제안이다.외국인 근로자를 부족한 일손으로만 보면 지역민이 보이지 않는다. 결혼이주여성을 도움받는 사람으로만 보면 역량이 보이지 않는다. 이주배경 학생을 학교의 부담으로만 보면 고성의 학생이라는 사실이 보이지 않는다.
행정은 정착 경로를 만들고, 민은 관계망을 만들어야 한다. 학교는 학생을 통해 가족을 지역과 연결하고, 사업장은 외국인 근로자를 지역사회로 잇는 입구가 돼야 한다. 가족센터는 학교, 일자리, 돌봄, 통역, 행정을 잇는 거점이 돼야 한다.지원기관이 참여 가능한 조건을 만들고 지역사회가 이웃으로 받아들이며, 외국 출신 주민 스스로도 배우고 일하고 관계 맺는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지원은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생활 속 시스템으로 남는다.
고성은 인구소멸과 교육공동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외국 출신 주민이 고성에 남는 일은 한 가구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와 산업, 농축산 현장을 유지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향은 달라도 고성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제 고성은 이들을 외국인으로 관리할 것인지, 고성사람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정착은 그 선택에서 시작된다.
/최민화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개별 지원을 넘어 지역 정착 경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프로그램 개설 후 취업 관리까지 연계 필요
외국 배경 주민 복지대상에서 지역으로 흡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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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신문 |
고성에서 20년 넘게 다문화 관련 업무를 맡아온 황순옥 고성군가족센터장은 “고성군의 다문화·외국인 주민 정책이 개별 지원사업을 넘어 지역 정착의 경로를 만드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황순옥 센터장은 결혼이주여성이 고성에 들어와 아이를 낳고 키우던 초기부터 이들의 한국어교육과 가족상담, 자녀 돌봄, 행정절차, 취업과 자립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봤다.현재 고성군가족센터는 한국어교육과 가족상담, 통번역, 출입국·행정서류 지원부터 직업교육과 취업 준비까지 폭넓은 역할을 맡고 있다.
황 센터장은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것만으로 정착이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취업교육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막상 교육이 시작되면 생계와 육아, 가사, 이동 문제로 참여가 줄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혼이주여성 지원은 한국어교육과 자격증 취득에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직업교육과 현장실습, 취업, 고용 유지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고, 교육 시간과 장소, 돌봄, 이동수단도 함께 고려해야 해요. 행정은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당사자도 자신의 정착 과정에 꾸준히 참여해야 합니다.”자신이 가진 능력을 인정받으면 자신감이 생기고, 가정의 경제적 갈등이 줄어들며 자녀 돌봄과 교육 여건도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주배경 학생의 학교 적응도 고성군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고성군가족센터가 파악한 중도입국 자녀는 15명가량이다. 학교는 서류 번역과 학부모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때 가족센터에 도움을 요청하고, 센터는 통번역과 입학 절차를 지원한다. 다만 학교 입학 전 한국어와 생활 적응을 집중적으로 돕는 과정은 부족하다. 학교와 가족센터가 각각 한국어교육을 운영하면서 지원이 겹치기도 한다.
황 센터장은 학생의 언어와 학습 수준을 먼저 확인한 뒤 한국어교육과 기초학습, 학교 적응, 학부모 상담까지 잇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학교는 학생의 학습과 정서 변화를 가장 먼저 살피고, 교육지원청은 한국어교육과 학습 지원을 조정해야 한다. 가족센터는 학부모 상담과 통역, 가족문제를 맡고, 고성군은 돌봄과 이동 등 학교 밖 생활 기반을 연결해야 한다.
황 센터장은 사업장과 학교, 어린이집, 읍면 행정복지센터가 외국인 가족의 어려움을 발견하면 가족센터로 연결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장은 외국인근로자가 고성과 처음 만나는 곳인 만큼 근무관리뿐 아니라 생활 문제를 지역 지원망으로 넘기는 입구가 돼야 한다.다문화가정과 외국인 주민을 복지 수혜자나 부족한 일손으로만 보지 않고 고성에서 살아가는 주민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이주여성과 외국인근로자는 조선업과 농축수산업, 서비스업 현장의 인력 부족을 메우고 있습니다. 이들의 자녀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농촌 학교를 함께 유지하는 학생이지요. 외국 출신 주민은 고성에서 주거비와 생활비, 자녀교육비를 쓰며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소비 주체이기도 합니다. 고성사람이에요.”교육을 받은 사람이 실제 취업했는지, 일을 계속하고 있는지, 자녀가 학교에 적응했는지, 가족이 안정적으로 생활하며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외국 출신 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대우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이들의 존재와 노력을 인정하고 같은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다.“외국 출신 주민을 문화가 다른 사람으로만 보지 말고 고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존중해야 합니다. 행정과 학교, 가족센터, 사업장, 지역사회가 서로 역할을 연결하고 당사자도 그 과정에 참여해야 지원사업이 생활 속 정착 시스템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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