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고성신문 |
|
몸詩
신미경 시인(디카시 마니아)
삶인 시, 詩인 삶
어느 하나 내세울 것 없다
눈앞 미물이 받아쓴 함축조차
다 읽어내지 못한다
시인의 이름으로 산다는 것은
시를 처음 배울 때 겁 없이 주절대며 시집을 사고 그 시집을 끼고 살았다. 시인 이름도 모르고 샀던 책 중에는 아직도 가물거리는 문장들이 나를 붙들고 있다. 필자는 시집을 세 권 정도 내고 나니 시에 대한 무게는 세월이 갈수록 어둑한 곳으로 실려 가는 시인이 된 것 같다. 신미경 시인 <몸詩>“삶인 시, 詩인 삶/어느 하나 내세울 것 없다/눈앞 미물이 받아쓴 함축조차/다 읽어내지 못한다”// 지금의 심정이다. 많은 시인의 공통분모라고 말하고 싶다. 시와 헤어져 살다가 어느새 시 앞으로 얼쩡거리고 시와 뒹굴다 지쳐 멀어져 가다 다시 돌아오는 시인의 발걸음을 우리는 안다. 자신의 소리를 글로 표현하는 시가 가장 나다운 시라고 말하지만 내 소리가 네 소리 같아 또 허무하게 갈피를 잃는다. 삶인 시가 나를 끌고 다니는 순간, 가장 나다운 모습에 시를 쓰고 삶이 나의 전부인 것을, 시인들은 빈 가슴속에 시로 가득 채워 사는 것이 시인의 마지막 소원일 것이다. 그런 시인들이 있어 세상의 눈물을 다듬고 등을 토닥거려주는 한 문장을 우리는 기다린다. 비록 투박스러운 그곳에 정제되지 못한 언어를 찾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몸으로 시를 쓰고 시를 쓰다 몸을 바로 키워내는 아름다운 곳 세상의 초록으로 피고 있을 시인들이 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