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6-07-29 09:03:2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연재기획

[고향은 달라도 우리는 고성사람, 고성형 정착 시스템] 교육 행정 고용 시민교육 적응을 제도로 보장하는 벨기에

언어교육 진로 잇는 구조, 신규 도착 학생 적응 제도화
통역 훈련 취업까지 정착을 함께 유도하는 시스템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7월 24일
▣ 글 싣는 순서
① 고성 정착의 병목 지도, 문제는?
② 안산은 학교, 부산은 일자리로 찾는 국내 해법
③ 이주민 통합의 길을 여는 스페인
④ 아이들의 적응을 제도로 보장하는 벨기에
⑤ 인구소멸 교육공동화 맞서는 고성형 정착 시스템

ⓒ 고성신문
↑↑ 외국 국적자가 많은 벨기에 브뤼셀은 일반학급 전단계인 DASPA와 BAPA BXL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와 사회의 적응을 유도한다.
ⓒ 고성신문
벨기에는 주민의 36% 이상이 외국 배경을 가졌거나 외국 국적자인 다문화사회다. 벨기에 통계청이 공개한 2026년 1월 1일 기준 인구 자료를 보면 벨기에 배경을 가진 벨기에인은 전체의 63.4%다.
브뤼셀 통계기관이 발간한 2026년 자료를 보면 2025년 1월 1일 기준 브뤼셀 수도지역 인구는 125만5천795명이며, 외국 국적자는 46만7천55명으로 전체의 37.2% 수준이다.
처음에는 산업 현장의 노동력이었지만, 이들은 가족을 데려왔고 자녀를 낳았으며 그 자녀들이 학교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이주는 노동 문제에서 학교와 행정, 고용, 시민교육 문제로 이어졌다.

# 학교 안 적응, 일반학급 전 단계로 해결
이주가 가장 먼저 바꾼 곳은 학교다. 외국에서 온 아이가 교실에 앉으면 수업 언어, 교과 수준, 학년 배정, 학교생활 적응 문제가 곧바로 드러난다.
벨기에 프랑스어권 학교는 이런 문제를 DASPA(Dispositif d’Accueil et de Scolarisation des élèves Primo-Arrivants et Assimilés·신규 도착 학생과 이에 준하는 학생을 위한 환영·학교교육 장치)라는 신규 도착 학생 적응교육으로 제도화했다.
외국에서 막 들어온 학생과 이에 준하는 학생이 프랑스어와 기초교과, 학교생활을 익힌 뒤 일반학급으로 옮겨가도록 돕는 과정이다. 브뤼셀 에베르에 있는 Athénée Royal d’Evere는 이 구조를 학교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신규 도착 학생을 곧바로 일반학급에 넣지 않고 DASPA를 통해 먼저 프랑스어와 기초교과, 학교생활을 익히도록 합니다. 학생은 최소 주 28시간의 시간표를 따르고, 이 가운데 최소 16시간은 프랑스어 집중학습, 학교문화, 인문사회, 철학·시민교육에 배정되며, 최소 8시간은 수학과 과학입니다. 준비 없이 일반학급에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일반학급으로 들어가기 전 필요한 단계를 학교 안에 마련한 겁니다.”
DASPA의 수업 단위는 교시 기준이다. 일반학급으로 옮겨가는 방식도 단계적이다. DASPA에 등록된 상태에서 일부 일반학급 수업을 듣게 하고, 시간이 지나면 참여 시간을 늘린다. 10개월 뒤에는 예정 학년 수업을 최소 주 6교시, 12개월 뒤에는 최소 주 12교시, 18개월까지 연장될 때에는 최소 주 18교시 듣도록 돼 있다.
Athénée Royal d’Evere는 AMIF(Asylum, Migration and Integration Fund·난민·이주·통합기금) 지원을 받아 이주배경 학생을 위한 별도 지원도 운영한다. 언어지원, 문화 간 활동, 개별 지원, 심리적 지원, 진로·직업 방향 조언, 권리 안내, 가족 대상 학교제도 설명이 포함돼 있다.

# 청소년 진로, 언어교육 다음은?
중도입국 청소년에게 언어교육은 시작일 뿐이다.
10대 중후반에 들어온 청소년은 졸업까지 남은 시간이 짧고, 이전 학력이 벨기에 학제와 맞지 않을 수 있다. 프랑스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일반 인문계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고, 곧바로 직업교육과 취업 준비를 고민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Institut Redouté-Peiffer는 이주배경 청소년의 다음 경로를 볼 수 있는 학교다. 이 학교는 원예, 사진, 경영, 약학, 체육 등 기술·직업계 과정을 운영하면서 신규 도착 학생을 위한 DASPA도 함께 운영한다.
“DASPA와 기술·직업교육이 한 공간 안에 있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주배경 청소년이 프랑스어를 익힌 뒤 어느 학년으로 들어갈지, 일반교육과 직업교육 가운데 어떤 길을 선택할지, 실습과 자격 취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정착의 중요한 갈림길이 됩니다.
일반학급 적응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졸업과 직업, 이후 노동시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함께 봐야 하는 것이지요.”
진로상담에는 CPMS(Centre Psycho-Médico-Social·학교 심리·의료·사회 상담지원센터)도 함께한다. CPMS는 학생과 가족이 학교생활, 학업, 건강, 가정 문제, 진로 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공공 지원기관이다. 학교 안에서 언어와 기초교과를 보완하고, CPMS가 진로와 생활 문제를 함께 살피는 구조다.

# 성인과 부모, 학교 밖에서 정착을 배운다
BAPA BXL(Bureau d’Accueil pour Primo-Arrivants de Bruxelles·브뤼셀 신규 도착자 환영기관)은 브뤼셀 수도지역의 프랑스어권 환영기관으로, 신규 도착자의 사회·경제·문화 참여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BAPA BXL의 과정은 접수와 사회평가에서 시작된다. 주거, 생계, 건강, 자녀 교육, 행정 절차, 고용 문제를 살피고, 이어 언어평가를 통해 프랑스어 수준과 교육 필요성을 파악한다. 권리와 의무 교육은 10시간, 시민교육은 50시간이며, 프랑스어 수업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초 수준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언어교실이 아닙니다. 새로 온 사람이 무엇을 몰라서 막히는지부터 확인하고, 집을 구하는 문제, 자녀 학교 문제, 병원 이용, 대중교통, 일자리 정보, 체류 관련 서류, 권리와 의무를 함께 다루는 거죠. BAPA BXL은 새로 온 주민이 혼자 행정기관과 학교, 고용기관을 헤매지 않도록 첫 안내 창구 역할인 셈입니다.”
구직상담과 직업훈련 연계는 Actiris(브뤼셀 공공고용기관)가 맡는다. Actiris는 프랑스어나 네덜란드어가 부족한 구직자를 위해 통역과 여러 언어 안내자료를 제공한다. Actiris는 2019년 사회통역 서비스를 9개 언어에서 22개 언어로 넓혔고, 당시 브뤼셀 구직자 10명 가운데 1명 가까이가 프랑스어도 네덜란드어도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신규 도착자를 위한 고용 경로도 있다. VIA라는 기관은 Actiris 공모와 유럽사회기금 지원으로 PEPA(Parcours Emploi pour Primo-Arrivants·신규 도착자 고용 경로)를 운영한다. 이 과정은 브뤼셀 노동시장 규칙을 알려주고, 훈련과 취업, 자영업 방향을 찾도록 돕는다.
BAPA BXL과 Actiris는 학교 밖 정착 경로를 나눠 맡는다. BAPA BXL이 언어, 권리와 의무, 시민교육, 행정과 생활 정보를 안내한다면, Actiris는 구직상담, 언어훈련, 직업훈련 연계, 취업 준비를 연결한다.

# 정착을 개인 몫으로 두지 않는 구조
벨기에 브뤼셀 사례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한 기관이 모든 것을 맡지 않는다는 점이다. Athénée Royal d’Evere는 학교 안에서 신규 도착 학생의 언어와 기초교과, 학교생활 적응을 맡는다. Institut Redouté-Peiffer는 이주배경 청소년이 언어교육 이후 진로와 직업교육으로 넘어가는 지점을 보여준다. CPMS는 학생과 가족의 학업, 정서, 진로 문제를 살핀다. BAPA BXL은 성인 신규 도착자의 권리와 의무, 프랑스어, 시민교육, 사회상담, 사회·직업 방향 안내를 맡는다. Actiris는 구직상담, 통역, 언어훈련, 직업훈련 연계, 취업 준비를 맡는다.
이 역할 분담은 이주민 정착을 개인의 적응력에만 맡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이는 학교에서 수업을 따라가야 하고, 청소년은 진로를 찾아야 하며, 부모는 행정과 언어, 일자리 정보를 알아야 한다.
물론 벨기에가 이런 경로를 마련했다고 해서 이주민 정착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벨기에의 다문화 교육과 통합정책은 차별이 없어서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라, 차별과 격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필요한 장치다. 학교에서는 이주배경 학생이 언어, 가정 형편, 이전 학력, 학교 분리 속에서 학업 격차를 겪고, 성인이 된 뒤에는 노동시장 진입에서 불리함을 겪는다.
OECD의 PISA 2022 자료를 보면 벨기에는 이주배경 학생과 비이주배경 학생 사이 수학 성취도 격차가 큰 유럽 국가 가운데 하나다. 다만 사회경제적 배경과 가정에서 쓰는 언어를 고려한 뒤의 격차는 2012년 46점에서 2022년 17점으로 줄었다.
노동시장에서도 차이는 계속된다. 벨기에 연방고용부와 평등기구 Unia가 낸 사회경제 조사자료는 외국 출신자의 고용률이 개선됐지만, 벨기에 출신자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고 구조적 차별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벨기에 사례는 성공담으로만 볼 수 없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학교 하나의 부담으로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교 안에는 신규 도착 학생 적응교육과 상담체계를 두고, 학교 밖에는 환영기관과 고용기관을 붙였다. 정착을 개인이 알아서 할 일로 두지 않고, 제도 안에서 따라갈 수 있는 경로로 만든 점이 핵심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7월 24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김근 / 편집인 : 황영호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