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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한 당항포관광지 인근 상권 재생 방안은?] 쇠퇴한 광산마을에서 관광지로 주민이 만든 대만 지우펀의 기적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16일
▣ 글 싣는 순서
① 관광객 발길 끊긴 당항만 갈수록 쇠퇴
② 관광 정책으로 만들어진 여수 낭만포차거리
③ 노동자 삶이 묻어있는 부산 영도포차거리
④ 광산마을에서 관광지로 거듭난 대만 지우펀
⑤ 당항만 상권을 다시 활성화할 방안은?

한때 쇠퇴했던 광산마을과 오래된 상업거리가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대만 신베이시 지우펀은 폐광 이후 활력을 잃었던 산골마을이 주민과 상인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했고, 타이베이 다다오청은 전통 상권과 역사적 건축물을 보존하면서 문화와 관광을 접목해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로 자리 잡았다.
두 지역은 화려한 관광시설보다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지키고 주민과 상인이 관광의 주체가 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관광객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대신 기존 자원을 살리고 행정은 이를 뒷받침하면서 지속 가능한 관광모델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쇠퇴한 광산마을의 변화
대만 신베이시 지우펀 골목에는 낮부터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계단을 따라 이어진 찻집과 상점마다 방문객들이 오갔고 대만 전통 간식을 맛보려는 사람들로 일부 점포 앞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현지 상인은 “오늘은 평소보다 사람이 적은 날”이라고 말했지만, 좁은 골목은 여행객들로 붐비며 붉은 홍등과 오래된 계단 길은 지우펀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지우펀이 지금은 대만을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세계 각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지만,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이곳은 사람들이 떠난 산골 광산마을이었다.
산 중턱에 자리한 지우펀은 1890년대 초 금맥이 발견되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산비탈을 따라 광부들의 집이 들어섰고 광산 노동자와 가족들이 모여 살면서 작은 마을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당시 지우펀은 대만 북부를 대표하는 광산마을로 번성하며 ‘황금의 도시’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그러나 황금의 시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광맥이 고갈되고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광산은 문을 닫았고 일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하나둘 타이베이 등 도시로 떠났다.
빈집이 늘어났고 골목은 적막해졌다. 한때 사람들로 북적이던 광산마을은 노인들만 남은 조용한 산골 마을로 변해갔다.
지우펀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예술가들이 이곳을 찾으면서부터다.
낡은 골목과 오래된 계단,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은 화가와 사진작가, 영화인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안겨줬고 조용했던 광산마을은 조금씩 새로운 생명을 얻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는 1990년에 개봉한 대만 영화 ‘비정성시’가 지우펀을 배경으로 촬영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았다.
영화를 통해 붉은 홍등이 늘어선 골목과 계단 길이 널리 알려졌고 이후 2002년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을 닮았다는 입소문까지 퍼지면서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국에서도 2013년 방송된 tvN ‘꽃보다 할배’ 대만 편을 계기로 지우펀이 널리 알려졌고 현재는 대만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폐광 이후 쇠퇴했던 마을은 어느새 대만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 주민과 상인이 함께 만든 지속 가능한 관광지
하지만 지우펀의 성공은 행정이 만든 관광정책의 결과가 아니었다.
관광객이 조금씩 늘어나자 주민과 상인들이 먼저 관광지의 가능성을 보고 자발적으로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상권발전협회가 중심이 돼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했고, 행정은 이러한 움직임을 확인한 뒤 협력과 지원에 나섰다.
쉬리위 지우펀상권발전협회 의장은 “처음에는 20~30명의 상인이 자발적으로 모여 관광객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고민했다”라며 “정부가 관광지를 만든 것이 아니라 주민과 상인들이 먼저 움직였고 행정은 그 뒤를 따라 지원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우펀에는 약 220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60여 개가 상권발전협회에 가입해 있다.
협회는 단순한 친목 단체를 넘어 상인 교육과 환경 정비, 축제 기획, 행정과의 협의는 물론 관광객 응대 교육까지 맡으며 마을 운영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쉬리위 의장은 “상권발전협회가 만들어진 이후 주민과 상인, 행정이 함께 관광지를 가꿔나가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라며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도 협회가 주민들과 꾸준히 대화하며 해결해 왔다”라고 말했다.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갈등도 있었다. 외부 상인이 들어오고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주민들은 생활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상인들과 기존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우펀은 개발보다 상생을 선택했다. 상권발전협회가 주민과 상인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갔고 주민과 상인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 관광지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쉬리위 의장은 “관광객만을 위한 마을이 되면 결국 주민들이 떠나게 되고 주민이 없는 관광지는 오래갈 수 없다”라며 “주민과 상인이 함께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상권발전협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우펀에서는 지금도 주민들이 건물 2층과 3층에서 생활하고 1층은 상가로 사용하는 모습이 흔하다.
명절 제사나 마을 행사가 열리면 상인들이 공간을 비워주거나 행사 비용을 지원하는 문화도 이어지고 있으며, 코로나19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을 때는 일부 건물주들이 상인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쉬리위 의장은 “관광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며 “주민과 상인이 서로 신뢰하지 못하면 관광객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민과 상인이 함께 지켜온 공동체 문화는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빠르게 회복되는 원동력이 됐고, 지우펀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하면서도 지역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경쟁력이 되고 있다.

# 다시 찾는 관광지가 경쟁력이다
지우펀은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상권발전협회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일본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국가별 문화와 관광객 응대 방법도 함께 교육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 도입과 등롱 축제 운영,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협회가 직접 기획하고 추진한다.
쉬리위 의장은 “홍등만 보고 돌아가는 관광지는 오래가지 못한다”라며 “지우펀의 역사와 문화, 주민들의 삶까지 함께 경험해야 다시 찾는 관광지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지우펀뿐 아니라 스펀, 허우통 고양이마을, 지룽항 크루즈 관광 등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코스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사진만 찍고 떠나는 관광이 아니라 하루 이상 머물며 지역 전체를 여행하는 관광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국 관광객들도 골목의 풍경뿐 아니라 지우펀이 걸어온 역사와 주민들의 삶을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교육과 서비스 개선을 통해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우펀은 화려한 관광시설보다 광산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 오래된 골목을 지켜낸 시간이 세계인이 찾는 관광자원이 되면서 대만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주민과 상인들은 현재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관광객들이 더 오래 머물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관광 콘텐츠를 꾸준히 발굴하며 지속 가능한 관광지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 역사와 전통을 품은 다다오청
지우펀이 쇠퇴한 광산마을의 역사와 자연경관을 품은 관광지라면, 타이베이 다다오청은 오랜 상업도시의 시간을 지켜내며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난 곳이다.
무더운 햇살이 내리쬐던 정오 무렵 찾은 대만 타이베이시 다다오청 디화제 거리에는 관광객과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00년이 넘은 붉은 벽돌 건물 아래에서는 건어물과 한약재를 파는 상인들이 손님을 맞고 있었고, 그 옆으로는 카페와 공방, 디자인숍이 자리하고 있었다.
오랜 세월을 간직한 전통 상점과 새로운 문화공간이 한 거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다다오청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다다오청은 19세기 후반 단수이강을 중심으로 차와 한약재, 건어물, 직물 등이 유통되며 대만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성장했다.
당시에는 대만 경제를 움직이는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항만 기능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새로운 도심이 형성되면서 상권은 점차 쇠퇴해 한때 대만 최대 건어물 시장으로 불렸던 거리도 활력을 잃고 빈 점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리위즈 대화방거리발전협회 총간사는 “30~40년 전부터 물류 환경이 바뀌면서 상권이 침체되기 시작했다”라며 “재개발도 하나의 방법이었지만 오래된 거리를 없애기보다 역사와 전통을 지키는 길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건어물거리와 역사적인 건축물을 어떻게 보존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인지 고민했고, 그 결과 문화와 관광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다다오청은 낡은 건물을 허물지 않았다.
붉은 벽돌 건물과 일본식·서양식 건축양식을 최대한 보존한 채 내부만 정비했고,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한약방과 차 전문점, 건어물 가게는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빈 점포에는 청년 창업자들이 카페와 공방, 문화공간을 열면서 오래된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 전통에 문화를 더해 관광객을 부르다
쇠퇴했던 다다오청이 다시 활력을 찾게 된 데에는 뜻밖의 계기가 있었다.
리위즈 대화방거리발전협회 총간사는 “다른 기관에서 다다오청을 배경으로 청년 맞선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젊은 세대에게 이곳이 알려지기 시작했다”라며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면서 다다오청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고, 자연스럽게 거리의 역사와 전통, 상권까지 함께 관심을 받게 됐다”라고 말했다.
맞선 프로그램을 통해 다다오청이 알려지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방문객이 증가했고 침체됐던 상권에도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후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자, 지역협회와 상인들은 역사와 전통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확대하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어갔다.
봄에는 전통 공연과 거리 행사를 열고, 여름에는 단오절 축제와 지역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가을에는 젊은 디자이너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패션쇼와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겨울에는 거리 전체를 활용한 문화행사와 야간 축제를 이어가며 계절마다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관광객이 늘면서 상권의 모습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건어물을 대량으로 거래하는 도매시장 성격이 강했다면 지금은 관광객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소포장 제품을 늘리고 전통 상품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다다오청의 활기는 디화제 골목에만 머물지 않는다. 단수이강을 따라 조성된 대도정 부두 일대에는 앞서 소개된 여수시와 부산시처럼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야간 포장마차 거리가 형성돼 있다.
해가 지면 대만 음식은 물론 세계 각국의 음식을 즐기려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몰려들어 늦은 시간까지 거리가 활기를 띤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디화제와 강변 야간 먹거리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다다오청만의 체류형 관광을 완성하고 있다.
상인들 역시 과도한 경쟁보다 상권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리위즈 총간사는 “망고빙수를 판매하는 가게가 있으면 다른 가게는 또 다른 상품을 개발하는 식으로 서로 차별화를 선택하고 있다”라며 “같은 품목으로 경쟁하기보다 각자의 특색을 살리는 것이 거리 전체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가격 역시 별도의 규제로 관리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함께 장사해 온 상인들이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균형을 유지하며 관광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상권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리위즈 총간사는 “다다오청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주민과 상인들이 먼저 거리를 살리기 위해 힘을 모았고, 이후 행정이 함께 지원하면서 지금의 다다오청이 만들어졌다”라며 “관광객들이 언제 찾아와도 새로운 즐길거리를 만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지역의 이야기가 관광으로 이어져
지우펀과 다다오청은 관광지의 모습도, 걸어온 역사도 서로 다르다.
하나는 쇠퇴한 광산마을이었고, 다른 하나는 침체된 도시 상권이었다.
하지만 두 지역은 같은 선택을 했다. 새로운 관광시설을 짓거나 대규모 개발에 의존하지 않았다.
대신 오래된 골목과 건축물, 주민들의 삶과 지역의 역사를 보존했고, 그 위에 새로운 문화와 관광콘텐츠를 더했다. 무엇보다 주민과 상인이 관광의 주체가 됐고 행정은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에 집중했다.
쉬리위 의장은 “관광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라며 “주민과 상인, 행정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오랜 시간 노력해야 지속 가능한 관광지가 된다”라고 말했다.
리위즈 총간사도 “거리를 살리는 힘은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이어가느냐에 달려 있다”라며 “지역만의 이야기를 지키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더할 때 관광객은 다시 찾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지우펀과 다다오청은 서로 다른 역사 속에서 출발했지만, 관광의 본질은 같았다.
화려한 시설보다 지역의 시간이 담긴 골목과 주민들의 일상, 그리고 오랜 세월 이어온 이야기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관광은 단순히 많은 사람이 찾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지켜내고 새로운 가치로 이어가는 과정이었다.
대만의 두 지역은 지역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이 가장 강력한 관광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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