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퇴한 당항포관광지 인근 상권 재생 방안은?] 조선소 노동자 삶에서 시작된 부산의 관광 명소 영도 포장마차거리
주민 일상이 관광이 된 생활형 포장마차 문화
밤바다와 항구 감성 더해 대표 야간 명소로 탈바꿈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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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영도 포장마차거리는 계획적으로 조성된 공간이 아니라 조선소와 항만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생활문화가 수십 년 간 이어지면서 관광자원으로 발전했다. |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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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오면 영도 포장마차에서 부산항 야경을 보며 술 한잔하는 것이 여행의 묘미입니다.” 부산 영도구 봉래동 남항을 따라 들어서면 저녁 무렵 하나둘 불을 밝히는 포장마차들이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바닷가를 따라 늘어선 포장마차에서는 싱싱한 해산물과 따뜻한 국물 요리를 맛볼 수 있고, 눈앞으로는 부산항과 영도대교, 부산항대교의 화려한 야경이 펼쳐진다. 항구를 오가는 선박의 불빛과 바닷바람, 포장마차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가 어우러지며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꼭 한 번 들러야 할 야간 명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해가 완전히 지면 영도의 풍경은 또 한 번 달라진다. 붉게 물든 노을이 바다 너머로 사라지고 항만 곳곳의 불빛이 켜지기 시작하면 영도대교와 부산항대교의 조명이 바다 위를 수놓는다. 정박한 대형 선박과 컨테이너 크레인의 불빛, 간간이 울리는 뱃고동 소리는 부산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이 같은 풍경은 화려한 조형물이나 인공적인 관광시설이 아닌, 부산이라는 항구도시가 오랜 시간 쌓아온 역사와 산업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관광자원이다.
# 노동자의 삶이 묻어있는 포차 거리 영도 포장마차가 특별한 이유는 처음부터 관광객을 위해 계획적으로 조성된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수 낭만포차처럼 행정이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든 관광시설이 아니라 조선소와 항만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생활문화가 수십 년 동안 이어지며 관광자원으로 발전했다. 영도는 우리나라 근대 조선산업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다. 한국전쟁 이후 영도 일대에는 수리 조선소와 선박 기자재 업체, 항만 관련 산업이 밀집하면서 수많은 노동자가 모여들었다. 당시 부산항은 대한민국 최대 무역항이자 국제항으로 성장했고 영도는 선박을 건조하고 수리하는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맡았다. 자연스럽게 조선소 근로자와 선원, 항만 종사자들이 영도에 터를 잡았고 이들의 생활을 뒷받침하는 식당과 포장마차도 함께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선박을 수리하고 용접과 도장 작업을 마친 근로자들은 퇴근 후 부담 없이 식사와 술을 즐길 수 있는 포장마차를 찾았다. 남항을 따라 하나둘 들어선 포장마차는 시간이 흐르면서 영도의 밤 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포장마차는 관광객보다 지역 주민과 조선소 근로자, 선원들이 주 고객이었다. 화려한 간판도, 세련된 인테리어도 없었지만,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음식, 사람 냄새 나는 분위기가 가장 큰 경쟁력이었다. 술 한잔을 기울이며 하루의 피로를 풀고, 일터의 소식을 나누는 공간으로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 주민은 “예전에는 퇴근 시간이 되면 작업복을 입은 조선소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하루를 마무리하던 곳”이라며 “영도 사람들에게 포장마차는 단순히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정보를 나누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생활공간”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예전에는 관광객보다 영도 주민들이 훨씬 많았다”라며 “조선소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물론 인근 시장 상인과 선원들까지 자연스럽게 모여들던 곳이었다”라고 말했다. 영도 포장마차는 관광객보다 지역 주민들의 생활이 먼저였고, 오랜 세월 이어진 이러한 모습은 지금도 영도만의 독특한 분위기로 남아 있다. 지역의 산업이 쇠퇴하고 조선업 환경이 변했지만, 포장마차만큼은 당시의 정취를 간직한 채 영도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오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시 영도 포장마차거리는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만든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일상이 그대로 관광 콘텐츠가 된 대표적인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도시재생과 함께 관광객 발길 이어져 영도 포장마차가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영도구 일대 도시재생사업이 본격화되면서부터다. 부산시와 영도구는 봉래동 일대를 중심으로 수리조선 산업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깡깡이예술마을’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다. 깡깡이예술마을은 선박 외판의 녹을 제거하는 작업을 할 때 망치질 소리가 ‘깡깡’ 울린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과거 산업현장이었던 골목과 작업장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생하면서 이후 영도를 찾는 관광객도 꾸준히 늘기 시작했다. 행정은 포장마차를 새롭게 조성하거나 이전하지 않았다. 대신 보행환경을 정비하고 골목과 항구를 관광자원으로 연결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자연스럽게 포장마차 상권도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영도대교와 부산항대교, 북항재개발지구, 깡깡이예술마을, 흰여울문화마을, 태종대 등 영도의 대표 관광지가 하나의 관광 동선으로 연결되면서 저녁이면 자연스럽게 포장마차를 찾는 관광객도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낮에 흰여울문화마을과 깡깡이예술마을을 둘러보고, 저녁에 영도 포장마차에서 맛있는 음식과 술잔을 기울이며 부산항 야경을 감상하는 일정이 관광객들 사이에서 하나의 여행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영도 포장마차는 원래는 공영주차장 부지로 낮이나 비가 내려 장사를 하지 않는 날에는 차량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오후 5시쯤이면 포장마차가 줄줄이 들어서고 포장마차를 찾는 사람들도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밤이 되면 포장마차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다. 특히 주말이면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여행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부산을 대표하는 야간 관광지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영도는 화려한 관광시설보다 항구도시 특유의 분위기와 역사, 주민들의 삶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깡깡이예술마을과 포장마차, 부산항 야경이 하나의 관광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부산을 대표하는 야간 관광지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라고 설명했다.
# 여행의 목적이 된 지역의 일상 최근 관광은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벗어나 지역만의 분위기와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획일적인 관광시설보다 오래된 골목과 시장, 항구, 산업현장처럼 그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공간과 이야기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민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여행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되는 공간들이 관광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영도 포장마차를 찾는 관광객들도 단순히 음식을 먹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부산항을 오가는 선박과 항만의 야경을 바라보며 지역 음식을 맛보고, 바닷가를 걸으며 영도만의 분위기를 즐기는 것 자체가 여행의 한 과정이 되고 있다. 낮에는 문화마을과 골목을 둘러보고 저녁에는 포장마차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행 일정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면서 영도의 밤은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과거 관광이 유명 명소를 둘러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한 지역에서 오래 머물며 그곳의 일상과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과 풍경, 사람들의 생활방식까지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지역의 고유한 색깔은 더욱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관광객들이 찾는 것은 화려한 시설보다 다른 지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그곳만의 분위기’인 셈이다. 영도 포장마차는 이러한 관광 흐름을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이 이용해 온 장소가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본래의 모습을 간직한 채 여행객들에게는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특별한 이벤트나 대규모 시설이 없어도 지역이 오랜 시간 쌓아온 역사와 공간의 가치가 관광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역마다 관광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서로 다르다. 어떤 곳은 정책을 통해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만들고, 어떤 곳은 주민들의 삶과 시간이 자연스럽게 관광의 자산으로 이어진다. 영도 포장마차는 후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역 고유의 이야기가 오늘날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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