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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 출신 주민이 늘어나고 있으나 정책, 지원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이들을 지역으로 흡수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다문화가족축제 모습 |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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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가 공개한 2024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2024년 11월 1일 기준 고성군 외국인 주민은 3천84명이다. 전체 인구 대비 6.5%다. 2023년 같은 통계에서는 외국인 주민 2천905명, 전체 인구 대비 6.0%였다. 1년 사이 수와 비율이 모두 늘었다.
고성군에는 조선, 제조, 농축산 등 외국인 인력이 필요한 산업 기반이 있다. 외국인 근로자는 지역 산업을 유지하는 노동력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가족과 생활 기반까지 지역 안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외국인 근로자가 사업장 기숙사나 임시 거처에 머물고, 가족은 학교와 행정, 의료, 주거 정보를 충분히 받지 못한다면 이들은 지역민이 아니라 일시 체류자로 남는다.
고성에 들어와 살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가정 자녀가 계속 살 수 있느냐는 지역 전체의 과제가 됐다.
# 학교와 가정 사이, 학부모 소통이 막힌다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면 부모도 지역과 연결된다. 반대로 아이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면 부모도 정착을 고민하게 된다.
학교생활은 대부분 가정과의 소통을 전제로 한다. 가정통신문, 상담, 준비물, 체험학습,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진로상담 등이 모두 그렇다. 그러나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학부모에게는 안내문조차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다문화가정 학부모는 “아이 학교에서 안내문이 오면 번역기를 돌려보지만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모를 때가 많다. 준비물이나 신청 기간을 놓칠까 봐 늘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도 단순 번역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학교 관계자는 “가정통신문을 번역해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학부모가 내용을 이해했는지, 신청 절차를 알고 있는지, 상담이 필요한 상황인지까지 확인해야 하는데 학교 현장에서는 인력과 시간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가족센터의 언어발달서비스와 방문교육은 다문화가족 자녀를 지원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그러나 학교의 한국어교육, 기초학습, 상담, 학부모 통역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학교가 정착의 첫 관문이라면 초기 상담, 한국어교육, 보완학습, 학부모 통역, 일반학급 적응, 방과후·방학 돌봄이 한 흐름으로 이어져야 한다.
#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어 교육, 그 다음은?
한국어 교육은 정착의 시작이다. 그러나 한국어 교육만으로 경제적 자립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결혼이주여성이 고성에서 안정적으로 살려면 교육 이후 직업훈련, 현장실습, 취업, 고용 유지로 이어져야 한다. 아이 돌봄, 이동수단, 근무시간이 맞지 않으면 일자리는 실제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
한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어 수업은 도움이 됐지만 수업이 끝난 뒤 무엇을 해야 취업으로 이어지는지 잘 모르겠다. 자격증을 따고 싶어도 어디서 배워야 하는지, 아이는 누가 봐줄 수 있는지 막막하다”라고 말했다.
고성군가족센터는 결혼이민자 취업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해 왔다. 한국 음식문화를 배우고 전문 기술을 익히는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 결혼이주여성의 취업이나 창업 연결을 목표로 한 교육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 바 있다. 다만 취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인 정착 시스템이 되려면 단기 교육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교육 회차가 아니라 실제 취업과 고용 유지 여부다. 공개자료만으로는 결혼이주여성의 교육 이후 취업률, 고용 유지율, 직종, 돌봄 지원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교육 이후 취업으로 이어졌는지,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 중도 포기 사유는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 일하고 싶어도 돌봄과 시간이 막는다
교육 이후 실제 취업으로 이어졌는지, 취업자가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 중도에 그만뒀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한 결혼이주여성은 “일을 하고 싶어도 아이 하교 시간과 근무 시간이 맞지 않는다. 방학 때는 더 어렵다. 가족이 도와주지 못하면 일을 계속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주민이나 결혼이주여성을 채용하려는 사업장도 같은 문제를 겪는다. 한 사업장 관계자는 “외국인이나 결혼이주여성이라고 해서 일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근무시간, 의사소통, 교육 과정이 맞아야 오래 일할 수 있다. 처음 적응할 때 도와주는 체계가 있으면 사업장도 부담이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고성에서 필요한 것은 한국어교육과 취업교육 즉 단순한 교육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두 교육을 고용 유지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직업훈련 시간과 돌봄 시간이 맞아야 하고, 훈련기관과 사업장이 연결돼야 한다. 초기 직무 적응 과정에는 통역이나 상담도 필요하다.
#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밖의 삶은?
외국인 근로자가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살 수 있는 지역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주거, 자녀 교육, 병원 이용, 행정 절차, 지역사회 관계망이 함께 마련돼야 정착이 가능하다.
한 외국인 근로자는 “일은 고성에서 하지만 가족과 함께 살 집을 구하는 것은 어렵다. 기숙사는 혼자 지내기에는 괜찮지만 가족이 함께 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기간이 끝나면 고성에 더 있고 싶어도 망설이게 된다”라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인력난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는 꼭 필요하다. 하지만 사업장이 주거, 통역, 행정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역 차원의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사업장 기숙사는 외국인 근로자 개인의 거처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가족 정착의 기반이 되기는 어렵다. 가족 단위로 머물기 위해서는 임대주택, 학교 접근성, 병원, 교통, 생활정보가 함께 필요하다. 정착 정책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만의 책임으로 둘 수 없다.
# 외국인 주민, 생활 동행은 충분한가
한 외국인 주민은 “출입국이나 병원, 학교 문제는 말이 어려워 혼자 해결하기 힘들다. 어디에 물어봐야 하는지 모를 때가 가장 답답하다”라면서 “한국에서 오래 산 친구나 동료에게 매번 도움받는 것도 미안해서 어려움을 겪어도 참을 때가 많다”라고 말했다.
결혼이주여성은 가족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고, 가족들이 있어 외국인 근로자에 비해 한국 생활 적응이 조금 나은 편이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생활하면서 행정·복지·교육 정보망과 떨어져 있을 수 있다. 가족이 함께 들어온 경우에도 어느 기관을 찾아가야 하는지 모르면 지원책이 있어도 혜택받기 쉽지 않다.
지역에 사는 외국인에게 통역이 필요한 순간은 행사장이 아니라 생활 절차 안에 있다. 학교 상담, 병원 진료, 행정서류 작성, 근로계약 확인, 주거계약, 돌봄 신청 과정에 통역과 안내가 붙어야 실제 정착 지원이 된다.
# 돌봄 공백은 정착 공백
돌봄은 결혼이주여성과 이주배경 아동, 외국인 근로자 가족 모두에게 정착의 핵심 조건이다. 아이를 맡길 수 있어야 부모가 한국어교육을 받고, 직업훈련에 참여하고,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한 결혼이주여성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으면 한국어 수업도, 직업훈련도, 일도 계속하기 어렵다. 수업 시간에는 괜찮아도 방학이나 아이가 아플 때는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고성은 농어촌 지역 특성상 돌봄기관이 있어도 집과 학교, 직장과 거리가 멀면 이용하기 어렵다. 대중교통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이동 자체가 돌봄 공백을 키운다. 말이 서툰 가정은 정보를 늦게 알거나 신청 절차를 몰라 제도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
한 학부모는 “다문화가정이든 아니든 아이 돌봄이 해결되지 않으면 부모가 일을 계속할 수 없다. 그런데 말이 서툰 가정은 정보를 늦게 알거나 신청 방법을 몰라 더 어려울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고성군가족센터는 가족서비스, 아이돌봄사업, 다문화가족 자녀 교육활동비 지원 등을 운영한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 가족, 결혼이주여성 취업자, 이주배경 학생의 방과후·방학 돌봄을 하나의 정착 경로로 묶은 공개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