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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한 당항포관광지 인근 상권 재생 방안은?] 관광버스와 방문객으로 북적였던 당항만 상권, 지금은 발길 ‘뚝’

횟집 숙박시설 빈 곳 수두룩 상권 쇠퇴 지속
당항포관광지 우회도로 개설 이후 더욱 심화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26일
▣ 글 싣는 순서
① 관광객 발길 끊긴 당항만 갈수록 쇠퇴
② 관광 정책으로 만들어진 여수 낭만포차거리
③ 노동자 삶이 묻어있는 부산 영도포차거리
④ 광산마을에서 관광지로 거듭난 대만 지우펀
⑤ 당항만 상권을 다시 활성화할 방안은?

ⓒ 고성신문
↑↑ 당항포관광지 개발 이후 관광객들로 북적이면서 활성화됐던 회화면 당항리 일원 상권이 이제는 곳곳에 폐건물만 남아 쇠퇴해 가고 있다.
ⓒ 고성신문

“예전에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차가 도로변에 가득했고 관광버스도 수없이 지나다니며 횟집에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많던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더니 이제는 주말에만 조금 사람들이 찾다 보니 그 많던 횟집과 음식점, 숙박시설 등이 문을 닫았고 이제 영업하는 곳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최근 방문한 회화면 당항만 일원. 당항포관광지 입구를 따라 형성된 횟집 단지와 식당가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손님이 거의 없는 식당도 쉽게 눈에 띄었고 오랫동안 비어 있는 점포와 폐업 흔적이 남은 건물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한때 공룡엑스포와 당항포관광지 특수를 누리며 지역 대표 관광상권으로 성장했던 당항만 상권이 갈수록 활력을 잃고 있다.
관광객 감소와 소비 패턴 변화, 관광지 경쟁력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권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 당항포와 함께 성장한 당항만 상권
당항만 상권은 당항포관광지와 함께 성장했다.
당항포관광지는 원래 이순신 장군의 당항포해전 승전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역사 관광지였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추진됐고 박물관과 전시관, 수변 시설 등이 단계적으로 들어섰다.
이후 지역민들을 비롯한 인근 지역에서 당항포관광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이후 당항포관광지가 전국적인 관광지로 성장한 결정적인 계기는 공룡이었다.
2000년대 들어 고성이 세계적인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자연사박물관과 공룡 관련 시설이 확충됐다.
이어 2006년 국내 최초 자연사 엑스포인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개최되면서 당항포관광지는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06년과 2009년, 2012년, 2016년 공룡엑스포가 잇따라 개최되면서 당항만 상권도 함께 성장했다.
당시에는 수도권과 부산·대구권 학교의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이 집중됐고 가족 단위 관광객도 대거 찾았다. 횟집과 식당, 숙박업소, 카페가 잇따라 들어섰고 상권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한 주민은 “당항포관광지가 조성된 당시만 해도 관광지가 많이 없던 시절이라 많은 사람들이 당항만을 찾았다. 여기다 공룡엑스포 기간에는 관광버스가 줄지어 들어왔고 식당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흔했다”라며 “지역 주민들도 관광 특수를 체감하던 시절이었다”라고 회상했다.

# 공룡엑스포는 계속됐지만 상권은 쇠퇴
그러나 당항포관광지의 성장과 상권 활성화가 항상 함께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공룡엑스포는 계속 개최됐지만 당항만 상권은 오히려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관광지가 개발되면서 관광객들이 분산됐고 자연스레 당항포를 찾는 관광객 수도 감소했다. 여기다 관광객 소비 방식 변화가 당항만 상권 쇠퇴에 가속도를 더했다.
과거에는 관광객들이 당항포를 찾으면 식사 후 술을 마시고 숙박까지 하며 하루 이상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항포만 둘러본 뒤 통영이나 거제, 사천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인근 주민들은 “예전에는 관광지 들어오고 나가면서 밥 먹고 커피도 마시고 주변도 둘러봤는데 지금은 관광지만 잠깐 보고 바로 빠져나간다”라며 “사람은 와도 돈이 지역에서 돌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당항포관광지 내부 시설 확충도 영향을 미쳤다. 초창기에는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외부 식당과 상가를 이용해야 했지만, 현재는 관광지 내부에서 식사와 편의시설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외부 상권 소비가 줄었다는 것이다. 학생 단체관광 감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 당항만 상권을 떠받쳤던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 수요가 저출산과 교육여행 변화로 크게 줄었다.
대규모 단체 예약이 사라지면서 식당과 숙박업소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여기다 가장 큰 변화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국도 14호선이 새로 개설되면서 회화면 주요 거점인 배둔을 거치지 않고 차량이 다닌다는 것이다.
특히 엑스포 행사장 도로도 새로 개설되면서 당항포관광지 출입구가 바다의 문에서 공룡의 문으로 변경됐고 자연스레 당항만 쪽으로는 차량이 다니지 않는 것도 문제다.

# 변하는 관광 흐름 따라가지 못해
관광 트렌드 변화 역시 상권 쇠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관광은 단순히 음식만 먹고 돌아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체험과 휴식, 사진 촬영, 야간 콘텐츠, 지역만의 특색을 함께 즐기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당항만은 여전히 횟집과 식당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젊은 관광객들이 찾을 만한 체험시설이나 감성 공간, 야간 관광 요소는 부족한 실정이다.
고성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관광버스만 들어오면 상권이 살아났지만, 지금은 관광객 소비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라며 “왜 이곳에 와야 하는지, 왜 머물러야 하는지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당항포관광지 자체 경쟁력 약화도 문제로 지적된다.
공룡 모형과 전시시설, 체험시설이 오랫동안 큰 변화 없이 운영되면서 재방문 수요가 줄었고 ‘한 번 가본 관광지’라는 인식도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회화면 한 주민은 “옛날에는 공룡엑스포 하면 전국적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전국 관광지가 너무 많아졌다”라며 “공룡만으로는 예전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고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관광객은 오는 데 소비는 안 한다
지역사회에서는 당항포관광지와 당항만 상권을 같은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광객은 여전히 찾고 있지만 지역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공룡엑스포 관람객 수와 지역 상권 매출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관광객 100만 명이 찾아와도 식당과 숙박업소, 전통시장까지 소비가 확산되지 않으면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 당항포관광지는 반나절 또는 하루 일정으로 관람하는 경우가 많아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광객이 오래 머물지 않으니 숙박이나 야간 소비가 발생하지 않고 결국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회화면 자체 인구 감소도 상권 유지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관광객 감소 이전부터 지역 소비 기반이 줄어들고 있었고 관광 특수에 의존하던 상권은 이중고를 겪게 됐다는 분석이다.

# 포차거리 조성 등 새로운 전략 필요
당항만 상권 활성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예산을 지원하거나 행사만 유치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당항만 일대를 체류형 관광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야간 경관 조성과 해안 산책로 활성화, 청년 창업 공간 조성, 감성 카페거리, 바다 전망을 활용한 포차거리 조성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또 당항포관광지와 당동항, 자란만, 자란도 등을 연계한 관광벨트를 구축해 관광객이 하루 이상 머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지금 관광은 단순히 구경하는 시대가 아니라 체험하고 사진 찍고 머무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라며 “당항만도 이런 흐름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때 공룡엑스포와 함께 성장하며 고성 관광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당항만 상권.
관광객 감소와 소비 구조 변화 속에 침체를 겪고 있는 이곳이 새로운 관광 콘텐츠와 체류형 관광 전략을 통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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