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한자 지명 바로잡아 지역 정체성 살려야
쌍발 밤내 등 우리말 명칭 대신 한자어 통용
실제 사용하는 명칭 조사해 기록 남겨야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6월 26일
일본식 한자어 지명과 뜻이 달라진 한자 지명을 바로잡아 고성의 역사와 지역 정체성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씨는 “예전에는 율천초 주변을 밤내, 밤내다리라고 부르던 곳이 어느 순간 행정적으로 고성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라며 “밤내라는 이름에는 마을의 지형과 주민들의 생활 기억이 담겨 있는데, 이런 이름이 사라지면 후대는 그 땅이 어떤 곳이었는지 알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B씨는 “상다리 모양이라 상족암이라 한다지만 군민들은 아직 흔히 쌍발이라고 부르는데, 공룡 발자국이 쌍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라며 “주민들이 실제로 쓰던 이름과 유래를 조사해 기록으로 남기고, 잘못 옮겨진 이름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고성군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지명 정비 대상 500여 건을 조사한 바 있다. 이 중 영현면 신분리 신촌은 한자 오기가 의심되는 지명으로, 현재는 새벽 신(晨)자를 사용해 신촌마을이라 쓰고 있으나 바른 표기는 새로울 신(新)자를 사용해야 한다고 봤다. 또한 영현면 추계리에서 발원해 진주시 금곡면 금암리까지 이어지는 영천강(嶺川江)은 고려시대 영현면이 진주목 영선현에 속했을 때 사용된 이름이다. 대동여지도에는 현재의 영천강이 영선천으로 표기돼 있다. 앞서 고성군의회 이쌍자 의원은 지난해 4월 17일 제30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고성군 내 일본식 한자어 지명을 우리말 고유 지명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고성읍 죽계리의 ‘밤내’와 ‘밤내다리’가 ‘고성교’라는 명칭으로 대체되면서 주민들의 삶과 기억이 담긴 이름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또 화촌마을은 예전 ‘내원’이라 불렸고, 함박꽃과 계절마다 피는 꽃에서 유래한 ‘꽃동네’라는 이름도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한자화 과정에서 ‘화촌’으로 바뀐 사례라고 설명했다. 고성군청 열린민원과 관계자는 “군 지명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국가지명위원회에 상정한 상태로, 이 가운데 약 3분의 1 정도가 고시됐으며, 나머지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 “다만 이 대상이 모두 일본식 지명은 아니며, 고시되지 않았거나 정비가 필요한 지명도 포함됐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서 쓰는 명칭과 실제 유래, 공식화된 지명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라면서 “주민 의견도 중요하고, 문헌 자료 등도 검토해 근거가 있고 고시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군 지명위원회의 심의와 도 심의를 거치게 된다. 이 경우 예산을 세워 전문 업체에 해당 건의 조사를 의뢰하고, 현장 조사도 병행한다”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별도 예산을 들여 지명 복원 사업을 새로 추진하는 단계는 아니며, 기존 정비 사업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라며 “지명위원회 역시 현재는 계획이 없으나 향후 고시 건과 자료들이 모이면 개최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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