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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룡엑스포 캐릭터 온고지신과 고성군 캐릭터 고룡이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공룡엑스포 퍼레이드와 현재 판매 중인 캐릭터 상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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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을 대표하는 것은 단연 공룡이다. 공룡발자국화석지이면서 공룡엑스포를 매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지역이라는 브랜드 가치는 고성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고성은 공룡을 기반으로 한 군 마스코트 고룡이와 공룡엑스포의 얼굴인 온고지신이 있다.
온고지신은 공룡엑스포에서 다양한 공연과 홍보에 활용된다. 그러나 캐릭터 상품으로 개발된 것은 인형과 키링, 문구 등 몇 종류 되지 않아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캐릭터가 눈에 띄는 것과, 캐릭터가 소비로 이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캐릭터가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소비자가 지갑을 열고, 상품을 일상에서 쓰고, 다시 고성을 찾게 만드는 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 고성군이 지금 부딪히는 과제는 결국 이 지점이다. 캐릭터가 현수막과 홍보물에 등장하는 것과, 실제 매출·일자리·관광소비로 이어지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 상품이 팔려야 가치가 생긴다
고룡이와 온고지신은 태생부터 다르다. 고룡이는 군 마스코트로 고성 자체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온고지신은 공룡엑스포라는 축제와 관광 현장에서 대중과 조우하며 반복 노출되는 콘텐츠다.
역할이 다른 만큼 쓰임도 달라야 한다. 고룡이는 ‘고성 전체의 대표 얼굴’로서 공식 관광 안내와 대표 행사 브랜딩, 대표 기념품 같은 영역에서 일관되게 쓰일 필요가 있다. 반면 온고지신은 팀 캐릭터의 장점을 살려 체험과 구매를 만드는 캐릭터가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고성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행사장이나 홍보물에 소모적으로 쓰이는 경향이 강하다. 캐릭터는 자주 보이는데 정작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흐름이 반복되는 이유다.
온고지신은 네 캐릭터가 한 팀이다. 팀 캐릭터는 활용 가치가 높다. 캐릭터별로 상품 라인을 다양화할 수 있고, 소비자의 선택지와 수집 욕구를 자극해 구매층을 넓힐 수 있다. 다만 조건이 따른다. 네 캐릭터가 각각 무엇을 대표하고 어떤 개성을 가졌는지 한눈에 보이지 않으면 팀의 장점은 작동하지 않는다.
고룡이도 마찬가지다. 군 마스코트는 상징성만으로도 제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강해 상품화 단계에서 뒤로 밀리기 쉽다. 하지만 상징은 보는 것으로 족해도 상품은 팔려야 가치가 생긴다. 고룡이가 다시 생명력을 얻으려면 ‘고룡이가 꼭 있어야 할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고성군의 공식 관광 안내와 대표 행사, 대표 기념품에 고룡이를 일관되게 붙이고, 디자인과 품질을 통일해 진짜 ‘고성의 얼굴’로 세워야 한다.
# 인지도와 구매는 별개의 문제
캐릭터가 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인지도, 선호, 구매, 재방문이다. 고성의 캐릭터들은 엑스포와 각종 행사로 인지도와 선호는 만들어 왔다. 문제는 ‘구매’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는 점이다.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상품군이 좁다. 캐릭터 상품은 어린이 전용이 아니다. 2030부터 40대까지 캐릭터 소품을 수집하고 일상에서 소비한다. 실용성과 디자인, 가격대가 맞으면 산다. 그런데 지역 캐릭터 상품이 여전히 아동용 장난감이나 조악한 기념품에 머물면 성인 소비층까지 확장되기 어렵다. “살 게 없다”라는 말은 결국 상품군의 폭과 완성도에서 나온다.
둘째, 구매 동선이 끊긴다. 행사장에서는 캐릭터를 쉽게 접한다. 그러나 엑스포 시즌이 끝나면 판매처가 약해지고, 상설 판매처가 부족하면 소비자는 구매를 ‘우연’에 맡기게 된다. 우연에 기대는 판매는 성과로 누적되지 않는다. 성과가 없으니 상품 개발도 보수적으로 변한다. 그러면 “늘 똑같은 것만 판다”는 반응이 다시 나온다.
셋째, 민간 참여를 가로막는 기준이 부족하다. 캐릭터 사업은 행정이나 재단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기획, 제조, 유통, 품질관리까지 이어지는 생태계에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이 들어와야 상품군이 늘고 유통망이 넓어진다. 그러려면 진입장벽을 낮추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신청 창구, 캐릭터 파일 제공 방식, 변형 허용 범위, 감수 기준, 로열티와 정산 방식이 문서로 정리돼 있어야 한다. 기준이 흐리면 민간은 움직이기 어렵다.
넷째, 캐릭터별 역할이 약하다. 특히 온고지신은 팀 캐릭터다. 팀 캐릭터는 소비자가 취향을 가져야 한다. 수집이 생기면 성인 시장으로 확장된다. 그런데 역할과 세계관이 모호하면 선택의 재미가 생기지 않는다. 그 결과 구매도 약해진다.
# 새로운 온고지신 캐릭터 상품 공모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고성군문화관광재단이 진행한 ‘2026공룡세계엑스포 기념품 납품 사업자 모집 공고’는 눈여겨볼 변화다. 행사장 내 재단 지정 기념품숍에서 판매할 온고지신과 다이노월드 캐릭터 상품을 대상으로 추진된 공모다. 단순히 진열할 기념품이 아니라 실제로 팔릴 상품을 찾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고는 엑스포 기간 기념품숍에서 유료로 판매될 캐릭터 굿즈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품목을 무조건 늘리기보다 기획력과 완성도, 판매 가능성을 검증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가 제안할 수 있는 품목 수를 정하고, 같은 상품에 캐릭터만 바꾼 형태는 한 품목으로 묶어 ‘품목 늘리기’가 아니라 기획의 깊이를 보려 했다”라며 “평가는 별도 평가위원회를 두고 디자인과 품질은 물론 시장성, 공급 안정성, 가격 적정성을 종합 평가해 점수 순으로 선정하는 구조로 설계했다”라고 설명했다.
재단 관계자는 “온고지신 캐릭터 상품은 재단 수익률 기준을 함께 제시해 가격 경쟁력과 품질이 실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면서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개발하고 출시해 온고지신 캐릭터를 공룡엑스포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활용, 이를 통해 공룡엑스포와 고성군을 홍보하고 나아가 캐릭터 상품을 확대해 지속적인 수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모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민간 제조·기획자’를 발굴하는 공식 창구가 열렸기 때문이다. 기준이 공개되면 참여자도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공모가 반복될수록 상품이 쌓이고 선택지도 늘어난다.
공모가 엑스포 기간 반짝 판매로만 끝나면 캐릭터 산업화는 다시 일회성으로 돌아갈 수 있다. 엑스포가 끝난 뒤에도 상품을 살 수 있는 상설 판매거점과 온라인 유통 채널이 함께 붙어야 한다. 캐릭터는 결국 ‘언제든 살 수 있어야’ 시장이 된다.
품목을 많이 늘리기보다 완성도 높은 대표 상품 몇 종을 확실하게 만들어 품질과 디자인의 일관성을 높이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 군과 공룡엑스포의 얼굴이 조악한 기념품으로 소비되면 오히려 브랜드 가치가 깎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민간 참여 가이드와 연중 상설 거점
민간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 한 장짜리 문서라도 신청 창구, 처리 기간, 제공 파일 형식, 디자인 변형 허용 범위, 감수 기준, 로열티와 정산 주기, 판매처 허용 범위, 분쟁 대응 체계가 정리돼 있어야 한다. 기준이 분명해야 업체도 예측 가능성을 갖고 들어온다. 민간 참여가 늘어야 상품 다양성이 생긴다.
연중 상설 거점도 필요하다. 고성의 캐릭터 활성화 논의가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축제 중심의 단기 판매 구조다. 상설 거점은 단순 기념품 매점이 아니다. 포토존, 체험, 구매가 한 공간에서 이어져야 한다. 스탬프 투어, 미션 수행, 간단한 만들기 같은 경험이 붙으면 상품은 단순 물건이 아니라 ‘고성에서의 경험’이 된다. 경험과 결합하는 순간 구매 동기는 달라진다.
고성의 고룡이와 온고지신은 공룡이라는 국가대표급 자원과 직결돼 있다. 스토리텔링으로 확장할 여지도 크다. 문제는 캐릭터 자체의 매력보다 이를 산업으로 굴릴 제도적 장치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상설 유통망이 붙고, 민간 참여가 늘어나면 고성의 캐릭터는 홍보물 속 그림을 넘어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고성의 캐릭터가 상징을 넘어 실제 매출과 소비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