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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을 살릴 한 수, 지역캐릭터에 주목하라] 아동문학과 지역 캐릭터의 활용, 안동 “엄마까투리”

권정생 선생 동화 원작,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화
지역 정서 살려 제작한 다양한 콘텐츠가 승부수
방송 판권, 라이선싱, 체험관광까지 성공적 모델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5월 29일
▣ 글 싣는 순서
① 고룡이와 온고지신, 고성에선 무용지물?
② 지역 캐릭터를 키우면 지역경제가 자란다
③ 아동문학과 지역 캐릭터의 활용, 안동 “엄마까투리”
④ 지역의 정체성은 지역캐릭터로 알린다, 쿠마몬
⑤ 관광과 산업 모두 살릴 지역 캐릭터를 찾아라

ⓒ 고성신문
경북 안동의 ‘엄마까투리’는 동화로 시작해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진 지역 캐릭터가 어떻게 도시의 문화자산이 되고, 다시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2008년 출간된 권정생 선생의 동화 ‘엄마까투리’는 산불 속에서 새끼들을 지키려는 어미 꿩의 헌신을 그렸다. 어머니의 사랑과 자연, 생명에 대한 정서가 담긴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단편 애니메이션을 거쳐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고, 이후 완구, 출판, 뮤지컬, 키즈카페, 체험시설, 지역상품 포장, 도시 홍보까지 영역을 넓혔다. 문학작품 하나가 어린이 콘텐츠가 되고, 어린이 콘텐츠가 지역의 문화관광 자산으로 확장된 것이다.

ⓒ 고성신문
# 아동문학으로 출발한 엄마까투리
안동시 일직면의 권정생동화나라는 ‘강아지똥’, ‘몽실언니’, ‘엄마까투리’ 등을 남긴 권정생 선생의 삶과 문학세계를 기리는 공간이다. 선생이 생전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이어간 일직면의 폐교를 리모델링해 작품과 유품, 사진, 작품 조형물과 놀이터 등으로 조성했다.
권정생동화나라는 ‘엄마까투리’가 단순한 캐릭터 상품이 아니라 권정생 문학과 안동의 지역 정서에서 출발한 콘텐츠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소다.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에게는 동화 속 세계를 만나는 공간이자, 안동이 가진 아동문학 자산을 체험하는 문화 거점이다. 2014년 개관한 이 공간은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운영을 맡고 있다.
배광직 사무처장은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를 원작으로 애니메이션화하면서 우리 재단과 업체도 많은 상의를 했고, 환경과 생태 등을 많이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라면서 “당시 폭력적이지 않고 순수한 애니메이션으로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배 사무처장은 “우리 재단 입장에서는 권정생 선생님의 사상 등을 많이 담고자 했다”라면서 “상업적인 성공도 분명 필요하지만 수익에만 치중했다면 잠깐 반짝하고 사라졌을 텐데, 엄마까투리는 지역의 정서와 메시지를 담고 있어 건강하고 착한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정생동화나라에는 평일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단체 관람객, 주말에는 가족 단위 여행객과 체험객들이 모여든다. 재단에서는 시기별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해 방문객들이 아동문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배 사무처장은 “지역 캐릭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정이 움직이지 않으면 힘들다고 본다”라면서도 “그러나 결정권을 행정이 100% 가지면 그 또한 성공하기 힘들다. 행정과 지역민, 재단 등 여러 주체의 박자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엄마까투리의 성공은 그 박자가 제대로 맞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 동화가 만든 순수하고 착한 애니메이션
엄마까투리 TV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슬픈 분위기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밝고 경쾌한 세계로 다시 구성했다. 자연 속에서 뛰노는 꺼병이 4남매와 엄마 까투리의 일상은 어린이들이 반복해서 볼 수 있는 에피소드형 콘텐츠가 됐다.
엄마까투리 TV시리즈는 2014년부터 약 2년 6개월 동안 기획·제작됐다. 경상북도와 안동시가 각각 6억2천만 원을 투자하고, EBS와 제작사 퍼니플럭스의 민자 유치 12억 원이 더해져 총 24억4천만 원 규모로 추진됐다. 지역 원작을 전국 단위 방송 콘텐츠로 키우기 위해 행정 재정, 방송 플랫폼, 전문 제작사가 함께 결합한 구조였다.
지역 콘텐츠가 전국 단위 시장으로 나가려면 행정의 의지만으로는 어렵다. 제작 전문성, 방송 유통망, 상품화 기획, 저작권 관리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안동의 엄마까투리는 이 구조를 비교적 이른 시기에 갖춘 사례다.

ⓒ 고성신문
# 지역에 돈을 벌어오는 캐릭터
TV 애니메이션 첫 방영 이후 1년 동안 엄마까투리는 방송, 뮤지컬,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을 통해 총 4억8천만 원의 로열티 수익을 올렸다. 영상 판권료와 방송 수입이 2억4천만 원, 봉제 인형과 유아용품, 놀이교재, 키즈카페, 뮤지컬 공연 등 라이선싱 수입이 2억4천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EBS와 제작사 지분, 사업대행수수료를 제외한 경상북도와 안동시의 순수익은 1억7천만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캐릭터가 행정 홍보비를 쓰는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판권과 상품 사용료를 통해 다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엄마까투리는 영상으로 인지도를 만들고, 상품과 공연·체험사업으로 수익을 확장했다. 캐릭터가 ‘알려지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팔리는 구조’로 이동한 것이다.
엄마까투리 관련 사업은 미디어 판권, 뮤지컬·키즈카페, 완구·출판·의류 등 라이선싱으로 나뉘어 확장됐고, 로열티 수익은 65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수익 비중은 완구·출판·의류 등 라이선싱 영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애니메이션 자체 수익보다 캐릭터 상품화와 라이선싱이 훨씬 큰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지역기업 매출 효과도 나타났다. 완구, 문구, 의류 등 캐릭터 활용 상품이 늘어나면서 관련 기업의 판매 실적이 확대됐고, 캐릭터 상품 매출이 지역경제 파급효과로 연결됐다.

# 제작비 회수까지 이끈 장기 운영 구조
안동시는 엄마까투리 TV시리즈 제작 지원을 이어오며 수익금 정산 구조도 갖췄다. 제작 지원에 따른 지분율을 바탕으로 분기별 수익금을 정산받는 구조를 운영했고, 시즌5까지 총지원액의 약 94%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4까지는 총지원액의 약 72%를 회수했고, 시즌1~3 제작지원금 회수율은 99%대에 이르렀다.
이는 캐릭터 사업이 장기 운영될 경우 투자금 회수와 도시 홍보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한 홍보성 캐릭터가 아니라 세외수입에도 기여하는 지역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은 셈이다.
지역 캐릭터 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은 지속성이다. 캐릭터는 처음 발표할 때 관심을 받지만, 운영이 없으면 곧 잊힌다. 엄마까투리는 원작, 애니메이션, 상품, 체험시설, 홍보대사 활동을 단계적으로 쌓아왔다. 행정은 저작권과 사업 방향을 관리하고, 전문 제작사는 콘텐츠를 만들며, 지역과 민간 영역은 상품과 현장 활용을 맡는 구조를 형성했다.

# 엄마까투리, 현재 진행형 콘텐츠
엄마까투리는 과거 콘텐츠가 아니라 지금도 새 시즌 제작과 방영이 이어지는 장기 시리즈다. 2025년 2월 26일부터 TV시리즈 시즌6이 EBS에서 첫 방송됐다. 시즌6은 한 편당 11분 분량의 총 23개 에피소드로 구성됐고,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전 7시 30분 편성으로 방영됐다. 안동시는 2016년 시즌1을 시작으로 시즌6까지 제작 지원을 이어왔다.
시즌 초기에는 숲속 자연과 가족애가 중심이었다면, 시즌6은 유치원, 이웃, 생활습관, 사회성 형성 문제를 다룬다. 엄마까투리는 숲에서 도시로, 자연 관찰에서 생활 교육으로 이야기를 확장하며 시청 연령층과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TV시리즈의 인지도는 극장판으로도 이어졌다. 2022년 9월에는 ‘엄마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이 전국 개봉관에서 상영됐다. 첫 극장판은 76~78분 분량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아파트 개발로 숲을 떠나 대도시로 향하는 엄마까투리와 꺼병이 4남매의 여정을 그렸다. 안동역을 모티브로 한 장면도 포함돼 지역성과 극장용 서사를 함께 담았다.
TV시리즈가 일상적 노출과 캐릭터 친밀도를 만들었다면, 극장판은 엄마까투리를 전국 단위 가족 관객에게 알리는 확장판 역할을 했다.

# 상품화와 지역상품 결합으로 넓어진 경제 효과
캐릭터가 알려졌다고 해서 곧바로 산업이 되지는 않는다. 캐릭터가 산업이 되려면 팔 수 있는 상품, 살 수 있는 공간, 다시 찾을 이유가 있어야 한다. 엄마까투리는 완구와 인형, 출판물, 식기류, 의류, 우산·우비·장화 같은 생활용품으로 확장됐다.
어린이 캐릭터의 장점은 소비층이 명확하다는 데 있다. 아이는 캐릭터를 좋아하고, 부모는 안전하고 친숙한 상품을 선택한다. 여기에 교육적 이미지와 자연친화적 정서가 결합되면 상품의 신뢰도도 높아진다.
지역상품과의 결합도 눈에 띈다. 엄마까투리 캐릭터는 쌀, 빵, 어린이 김치, 생활용품 포장 등에도 활용됐다. 캐릭터가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수익으로만 머물면 지역경제 파급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지역 농산물, 식품, 소상공인 상품에 캐릭터가 붙으면 포장 디자인이 좋아지고, 어린이와 가족 소비자를 겨냥할 수 있으며, 지역상품의 인지도도 높아진다.

# 상상놀이터로 확장된 체험형 관광
안동시는 ‘엄마까투리 상상놀이터’를 조성해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을 겨냥한 체험형 관광 인프라로 만들고 있다. 놀이터에는 트램펄린, 그물 놀이시설, 어린이 집라인, 조합놀이대, 그네, 레일썰매 등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시설이 들어섰다. 그늘막과 쉼터도 함께 갖춰 가족 단위 방문객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상상놀이터는 단순한 어린이 놀이시설이 아니다. 엄마까투리라는 캐릭터를 안동 방문 동기로 바꾸는 관광 인프라다.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본 가족은 캐릭터 공간을 찾는다. 체험시설은 체류시간을 늘리고, 주변 음식점과 카페, 숙박, 기념품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안동시는 2025년 여름 상상놀이터 내 물놀이장과 야외놀이터를 임시 개장하며 운영 방식과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했다. 정식 운영을 앞두고 사전예약 방식, 2부제 운영, 무료 이용 등으로 시설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이후 민간위탁 운영자 모집 공고를 통해 상상놀이터 운영 체계를 갖추는 절차도 진행했다. 이는 지자체가 시설을 직접 만들고 끝내는 방식이 아니라, 운영 전문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단계로 볼 수 있다. 시설을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운영이다. 계절별 놀이와 원작 동화 읽기, 캐릭터 공연, 생태교육, 가족 체험행사가 이어질 때 엄마까투리만의 차별성이 생긴다.

# 중국, 베트남으로 진출한 엄마까투리
엄마까투리는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시장으로도 진출했다. TV시리즈 방영 이후 국내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엄마까투리는 해외 방송사와 판권 계약 및 방영 협의를 이어가며 지역 콘텐츠의 수출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베트남 진출은 대표적인 해외 확장 사례다. 경상북도는 베트남 최대 국영방송사 VTV와 엄마까투리 TV시리즈 방영 및 문화콘텐츠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엄마까투리는 베트남 국영방송 교육채널 VTV7에서 방영됐다.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주 2회 편성으로 베트남 어린이 시청자를 만났다.
엄마까투리는 베트남 국영 교육채널과 중국 케이블 채널 방영을 시작으로 아시아권 어린이 콘텐츠 시장에서 확장 가능성을 넓혔다. 중국과 베트남은 모두 가족 단위 시청자와 유아·교육 콘텐츠 수요가 큰 시장이라는 점에서 엄마까투리의 가족애, 모성애, 자연 친화적 정서와 맞닿아 있다.
해외 수출은 단순한 방영권 판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안동에서 태어난 동화 원작 캐릭터가 해외 방송망을 통해 소개되면서, 안동이라는 지역명과 지역 문화콘텐츠도 함께 알려지기 때문이다. 지역 캐릭터가 국내 축제장과 관광지에서만 홍보대사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어린이 시청자에게까지 도시 이미지를 전하는 통로가 된 셈이다.
엄마까투리의 해외 진출은 지역 콘텐츠가 충분한 이야기와 완성도, 유통 구조를 갖추면 국내 시장을 넘어 수출형 IP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캐릭터 산업의 수익 구조가 국내 상품화와 라이선싱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 방영권과 글로벌 판권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지역 캐릭터가 수익을 만드는 네 가지 구조
엄마까투리의 산업적 성과는 캐릭터 사업이 어떻게 수익을 만들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첫째, 영상 판권 수익이다. 방송, VOD, 모바일, 해외 방영권은 콘텐츠가 여러 플랫폼에서 소비될수록 수익 기회를 만든다. 둘째, 라이선싱 수익이다. 완구, 문구, 의류, 식품, 생활용품에 캐릭터 사용권을 부여하면 상품 판매와 함께 로열티가 발생한다. 셋째, 공간 운영 수익이다. 놀이터와 체험시설, 공연, 행사, 팝업스토어는 방문객 소비와 연결된다. 넷째, 간접 수익이다. 도시 이미지 개선, 관광객 증가, 지역상품 판매 확대, 행사 브랜딩 효과는 숫자로 바로 잡히지 않더라도 지역경제에 영향을 준다.
특히 어린이 캐릭터는 한 번 인지도가 생기면 소비 주기가 반복된다. 아이는 애니메이션을 반복해서 보고, 부모는 장난감과 책, 체험시설을 찾는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가족 단위 관광객도 중요한 수요층이다. 엄마까투리가 애니메이션에서 시작해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된 것은 이 소비 구조를 잘 활용한 결과다.
안동시가 엄마까투리를 홍보대사로 활용한 점도 의미가 있다. 캐릭터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논란이 적고, 어린이와 가족에게 친근하다. 축제와 행사, 시정 홍보, 관광 안내, 도시 조형물, 버스, 벽화 등 다양한 매체에 적용할 수 있다.
다만 홍보대사 활용이 단순 노출에 그치면 효과는 제한적이다. 캐릭터가 등장하는 곳마다 상품, 체험, 사진 촬영, SNS 공유, 재방문 동기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캐릭터 마케팅은 노출보다 경험이 중요하다.
안동은 전통문화의 도시라는 강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 여기에 엄마까투리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새로운 문화 입구를 만들었다. 한 권의 동화가 애니메이션이 되고, 애니메이션이 상품과 체험시설이 되고, 다시 도시의 얼굴이 되는 과정은 지역 문화콘텐츠가 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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