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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을 살릴 한 수, 지역캐릭터에 주목하라-지역 캐릭터를 키우면 지역경제가 자란다, 대전 꿈돌이와 진주 하모

꿈씨패밀리로 꿈돌이 세계관 확장한 대전
공방과 청년업체, 관광을 지역 매출로 이끈 진주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5월 22일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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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 고룡이와 온고지신, 고성에선 무용지물?
지역 캐릭터를 키우면 지역경제가 자란다
③ 아동문학과 지역 캐릭터의 활용, 안동 “엄마까투리”
④ 지역의 정체성은 지역캐릭터로 알린다, 쿠마몬
⑤ 관광과 산업 모두 살릴 지역 캐릭터를 찾아라

지역 캐릭터는 더 이상 홍보물 한쪽을 장식하는 그림이 아니다.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머물게 하고, 지갑을 열게 하는 지역경제의 매개가 되고 있다. 캐릭터를 보러 온 사람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상품을 사고, 이를 SNS에 올린다.
중요한 것은 방문객 숫자만이 아니다. 그 사람들이 지역에서 무엇을 사고, 누구의 매출로 이어지느냐다. 지역 캐릭터가 경제와 만나려면 판매 거점, 상품 기획, 민간 참여, 수익 구조, 관광 동선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

# 대전 꿈돌이, 엑스포의 추억을 지역 콘텐츠로
대전의 ‘꿈돌이’는 1993년 대전엑스포의 기억에서 출발한 캐릭터다. 과학도시 대전의 이미지를 전국에 각인시킨 상징적 사건이 대전엑스포였다. 꿈돌이는 그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주고, 어린 세대에게는 새롭게 만나는 도시 캐릭터가 됐다.
대전은 꿈돌이를 추억으로 두지 않는다. 도시가 가진 오래된 기억을 현재의 소비 공간으로 옮겼다. 오랜 시간 대전의 상징으로 남아 있던 꿈돌이는 최근 ‘꿈씨패밀리’로 확장되며 다시 도시브랜드의 중심에 섰다. 꿈돌이 하나에 머물지 않고 꿈순이와 가족 캐릭터를 더해 어린이, 가족, 청년 관광객, 엑스포 세대까지 아우르고 있다. 그 전략이 잘 드러나는 곳이 꿈돌이하우스다. 꿈돌이하우스는 포토존, 라운지, 캐릭터 상품 판매, 식음 체험이 결합된 상설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전 원도심의 꿈돌이하우스에는 2030 청년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승현 씨는 “노란 꿈돌이만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 꿈돌이가 결혼해서 아이들까지 둔 독특한 세계관이 있다는 게 정말 신선하다”라며 “작은 건물 안에서 캐릭터 상품을 사고 카페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사 족욕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주 재미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광주에 살고 있다는 박혜영 씨도 “아이들과 함께 들러봤는데, 내가 아이들 또래일 때 본 꿈돌이가 이렇게 많은 상품으로 다시 태어났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해 깜짝 놀랐다”라며 “40대 이상에게는 추억이고, 30대 이하에게는 아주 재미있고 귀여운 콘텐츠라는 점이 대전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라고 말했다.

# 공공캐릭터 꿈돌이가 되살리는 지역경제
엑스포과학공원에 들어선 꿈돌이하우스 2호점은 개점 두 달 만에 누적 매출 1억 원을 넘겼다. 꿈돌이하우스 2호점은 ‘꿈돌이네 라면가게’와 ‘꿈돌이네 굿즈가게’를 결합한 체험형 관광 플랫폼으로 조성됐고, 꿈돌이 라면을 직접 끓여 먹는 체험 방식도 방문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표 상품인 꿈돌이 라면은 판매 1년도 안 돼 123만 개가 팔렸고, 매출은 18억5천100만 원에 달했다. 개당 1천500원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에 ‘대전에 가면 살 수 있는 상품’, ‘대전을 다녀왔다는 표시가 되는 상품’이라는 지역 한정성이 더해지며 관광객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라면은 캐릭터 상품의 영역도 넓혔다. 인형, 키링, 문구류 중심이던 캐릭터 상품이 먹는 상품과 반복 구매가 가능한 생활 소비재로 확장된 것이다. 대전은 라면에 이어 막걸리, 호두과자, 김, 누룽지, 쫀드기, 족발 등으로 상품군을 넓혔다. 꿈돌이 막걸리는 4억3천400만 원어치가 팔렸고, 꿈돌이 호두과자는 3억7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꿈돌이 소주는 대만에 3만3천600병이 수출되기도 했다.
꿈돌이 호두과자는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이 생산과 판매에 참여한 사례다. 캐릭터 상품이 도시브랜드 홍보에 그치지 않고, 청년 일자리와 지역 내 생산 구조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꿈씨패밀리 관련 상품 판매액은 2024년부터 2026년 4월 10일까지 64억9천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라면과 호두과자 등 민간 업체와 업무협약을 통해 만든 상품 11종 매출액이 32억9천만 원, 공공판로로 판매한 꿈돌이 굿즈 400여 종 매출액이 약 38억8천400만 원이다. 전체 판매액은 이들 실적 가운데 중복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굿즈는 대전역, 유성복합터미널, 대전 트래블라운지, 꿈돌이하우스,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대전은 캐릭터를 스포츠와도 연결하고 있다. 대전시는 대전관광공사, 한화이글스와 손잡고 꿈씨패밀리의 대표 캐릭터인 꿈순이를 활용한 협업 유니폼을 출시했다. 지난해 꿈돌이 협업 유니폼이 큰 호응을 얻은 데 이어 올해는 꿈순이 유니폼, 모자, 인형, 응원 도구 등 20여 종의 상품을 선보였다. 지역 연고 프로야구단의 팬덤과 도시 캐릭터를 결합해 대전의 브랜드를 더 넓은 소비층에 각인시키는 방식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해 꿈돌이 유니폼에 보내준 시민과 팬들의 호응이 컸다”라며 “올해는 꿈순이를 통해 대전만의 색깔을 담은 협업 상품을 선보이게 됐고, 스포츠와 지역 문화가 함께 도시브랜드를 키우는 사례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 진주 하모, 지역성 담아 관광 콘텐츠로 확장
진주의 하모는 대전 꿈돌이와 다른 방식으로 성장했다. 꿈돌이가 오래된 도시 기억에서 다시 출발했다면, 하모는 지역의 자연과 방언에서 새롭게 태어난 캐릭터다.
하모는 남강과 진양호의 수달에서 출발했다. 이름은 진주 방언에서 가져왔다. “하모”는 “그렇지”, “당연하지”라는 긍정의 뜻을 담은 말이다. 머리 위 진주조개, 목의 진주목걸이는 도시 이름인 진주를 떠올리게 하고, 꼬리의 물결무늬는 남강과 진양호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진주에는 하모와 함께 ‘아요’도 있다. 아요는 하모의 세계관을 넓히기 위해 공개된 하모 프렌즈 캐릭터다. 하모가 진주의 남강과 진양호, 수달, 방언을 기반으로 한 대표 캐릭터라면, 아요는 하모와 함께 활용될 수 있는 프렌즈 캐릭터로 캐릭터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넓힌다.
진주의 사례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역 캐릭터를 관광정책과 판매 거점으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하모는 행정이 만든 캐릭터를 홍보용 이미지로만 활용하는 방식에 머물지 않았다. 공공미술 전시, 캐릭터상품 제작, 스토어 운영, SNS 홍보, 관광 미션투어 등 다양한 사업과 결합되며 지역 관광자원과의 연계를 넓혀 왔다.
같은 하모를 사용하더라도 상품은 다양하게 기획될 수 있다. 키링, 인형, 파우치, 문구류, 생활소품, 식품류처럼 관광객이 부담 없이 고를 수 있는 상품부터 선물용 상품까지 캐릭터 상품의 폭을 넓히는 방식이다. 캐릭터는 하나지만 상품과 활용 방식은 다양하고, 하모는 진주를 기억하게 하는 관광 콘텐츠의 기반이 되고 있다.

# 공공 판매 거점으로 지역업체 참여 유도
진주는 하모 활용을 지역업체 참여 구조로 연결했다. 하모를 활용한 상품은 사용 허가와 입점 절차를 거쳐 하모스토어에서 판매될 수 있으며, 진주문화관광재단은 진주대첩역사공원 내 호국마루 하모스토어에 판매할 신규 상품과 입점 업체를 공모해 왔다.
하모스토어는 이 참여 구조가 실제 관광 소비와 만나는 공간이다. 진주대첩역사공원과 진주성 동선 안에 자리해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들를 수 있다. 진주성을 찾은 관광객은 매표소, 관광안내, 카페, 캐릭터 상품 판매 공간을 한 동선에서 만난다.
하모스토어에는 키링, 인형, 파우치, 문구류, 생활용품, 식품류 등 다양한 지역업체 상품이 들어간다. 2천 원대 소품부터 1만~2만 원대 주력 상품, 3만 원대 세트상품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상품과 선물용 상품이 함께 구성돼 관광객의 선택 폭을 넓힌다.
김미영 씨는 “서진주IC에 있는 하모 캐릭터 조형물을 보고 아이가 인형이 갖고 싶다고 해서 사러 온 건데, 생각보다 상품이 다양하고 어른들도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상품들이 많아서 고르는 즐거움이 있다”라며 “지역별로 이런 캐릭터 상품들이 다양하면 국내여행의 재미도 더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입점 방식도 지역업체 참여를 전제로 한다. 업체는 하모 사용 허가와 상품 기획 절차를 거쳐 하모스토어 입점을 신청하고, 공모와 심사를 통해 판매 기회를 얻는다. 이 구조에서 지역업체는 단순 납품자에 머물지 않는다.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작해 판매에 참여한다. 하모스토어는 이 상품들을 모아 관광객과 연결하는 판매 플랫폼 역할을 한다.
진주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작은 공방이나 청년업체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라면서 “하모스토어는 이들에게 관광객을 만날 수 있는 공공 판매 거점을 제공한다. 지역 캐릭터가 지역업체의 판로가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수익 구조도 지역업체 참여의 핵심이다. 하모스토어는 지역 관광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관광객과 연결하는 공공 판매 거점으로 기능한다. 캐릭터 상품이 팔릴수록 상품을 기획하고 제작한 업체의 판로가 넓어지고, 지역 캐릭터는 홍보 수단을 넘어 지역 상품 유통의 매개가 된다.
진주는 하모를 상설 판매장 안에만 가두지 않았다. 관광지 곳곳에 하모 조형물을 세우고, 인증사진 이벤트와 관광 미션투어를 결합해 방문객이 캐릭터를 따라 이동하도록 했다. 캐릭터가 특정 매장의 상품 판매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 관광 동선을 만드는 장치로 활용된 것이다.

# 사람을 부르는 캐릭터, 돈을 남기는 구조
대전과 진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지역 캐릭터를 키웠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캐릭터가 사람을 불러들이고, 그 사람들이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대전은 꿈돌이를 도시 기억과 연결했다. 1993년 엑스포의 상징을 꿈씨패밀리로 확장하고, 꿈돌이하우스와 대전트래블라운지, 축제장, 유통망, 스포츠 협업을 통해 소비 공간을 만들었다.
진주는 하모의 지역성을 분명히 하고, 진주대첩역사공원과 진주성 관광 동선 안에 판매 거점을 마련했다. 하모스토어와 관광 미션투어, 조형물, 굿즈를 결합해 캐릭터가 관광객의 이동과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두 사례는 지역 캐릭터 성공의 조건을 보여준다. 캐릭터는 귀여워야 한다. 그러나 귀여움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과 연결되는 이야기가 있어야 하고, 사람들이 찾아갈 공간이 있어야 한다. 상품을 만들 업체가 있어야 하고, 팔 수 있는 거점이 있어야 한다. 축제와 관광 동선이 판매로 이어져야 하고, 수익이 지역 안에 남아야 한다.
지역 캐릭터가 사람을 부르는 시대다. 그러나 사람을 부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발길이 지역 상권으로 이어져야 하고, 그 소비가 지역 업체의 매출로 남아야 한다. 캐릭터는 사람을 움직이는 이유가 될 수 있고, 지역업체가 참여하는 시장이 될 수 있으며, 도시를 기억하게 하는 상품이 될 수 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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