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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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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버시
/심창섭
(제9회 경남고성한글 디카시공모전 대상)
전생의 인연으로 촌수寸數도 없이 함께하는 당신과 나의 오늘이 결코 이런 모습은 아니겠지요m
부부의 인연
결혼은 지옥의 문이라기도 하고, 축복의 문이라기도 한다. 어떤 삶을 사는 모양에 따라 만들어지는 지옥, 축복의 양 갈래에 서는 것 같다. 심창섭 씨 공모전 디카시 작품은 자연이나 사물에서 포착한 시적 형상을 사진 기호와 문자 기호의 결합으로 표현하는 극 순간 멀티언어 예술로, 디지털 환경 자체를 문학 창작의 도구로 활용한 새로운 서정 양식이라는 점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것 같다. 녹슨 철근과 콘크리트의 굳게 뭉쳐진 한 덩어리. 서로를 바라보며 아픔을 함께한 녹슨 시간이 영상에 그대로 보인다. “전생의 인연으로/촌수 寸數도 없이 함께하는”/ 촌수가 없는 남남끼리 당신과 나의 오늘을 늘 함께 응원하고, 원망한 시간도 많지만 아직은 손을 놓지 말라는 애절한 사랑의 깊이를 말한다. 가시버시는 부부의 이름을 명명하는 순수 우리말이다. 귀밑 서리까지 바라보며 아쉬워 두 손 꼭 잡고 놓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부부는 부모님과 사는 시간보다 촌수도 없는 타인끼리 사는 시간이 더 길다. 누구라 할 것 없이 혼자 이루어질 수 없는 행위이다. 젊을 때는 서로 산다고 자세히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나이 들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부부의 모습이지 않을까. 촌수 없는 남들이지만 나를 가장 많이 알고 나를 가장 많이 이해하려고 하는 그 사람이 지금 여기 있다는 것이다. 가시버시의 디카시는 한쪽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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