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0시를 기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올랐다. 우리 군에서도 군수 후보 4명, 도의원 후보 4명, 군의원 후보 18명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표심 잡기에 나섰다. 거리마다 선거운동원들의 율동이 이어지고, 유세차량의 확성기 소리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군민들의 일상 속을 파고든다. 시장거리, 도로변 로터리, 마을 어귀와 골목마다 후보들의 이름이 울려 퍼지며 지역 전체가 거대한 선거장으로 변했다. 그러나 떠들썩한 분위기와 달리 군민들의 마음은 무겁다.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보다 걱정이 더 짙게 깔려 있다. “누가 되느냐”보다 “정말 지역이 살아날 수 있느냐”는 절박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지역은 인구 감소, 경기 침체, 고령화와 청년 유출이라는 거대한 현실 앞에 서 있다. 문을 닫는 상가는 늘어나고, 농촌은 일손 부족에 신음한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줄어드는 학교와 활기를 잃어가는 시장 풍경은 지방소멸이라는 단어를 피부로 느끼게 만든다. 그런데도 선거판은 여전히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정책보다 정당 구호가 앞서고, 아침부터 울려 퍼지는 유세 음악과 반복되는 후보 연호는 군민들의 일상을 흔든다. 누가 더 큰 소리로 외치느냐, 누가 더 많은 사람을 동원하느냐의 경쟁으로 흐르는 선거는 피로감만 안긴다. 군민의 마음은 확성기 데시벨로 움직이지 않는다. 화려한 말과 보여주기식 행사로 표를 얻는 시대는 지났다.
군민이 원하는 것은 진짜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이다. 무너져가는 지역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청년들이 왜 떠나는지, 농촌 고령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지역 발전”이라는 공허한 구호만으로는 더 이상 군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특히 이번 선거는 군민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선택이다. 군수 한 사람의 정책 방향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고, 도의원과 군의원의 결정 하나가 예산과 복지, 교육과 지역 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일부 후보들은 여전히 학연·지연·혈연에 기대 표를 호소하고 있다.
“아는 사람”, “같은 마을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는 낡은 투표 문화로는 지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람의 관계가 아니라 능력과 책임감이다. 군민 역시 냉소와 무관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가 다 똑같다”는 체념은 결국 무능한 정치를 키우게 된다. 투표를 포기하는 순간, 지역의 미래도 함께 포기하는 셈이다.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말보다 살아온 삶을 봐야 한다.
누구의 선거 구호가 더 자극적인지가 아니라, 누가 지역 현실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편 가르기와 감정 싸움이 아니라 정책과 능력으로 평가받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선거운동원들의 인사와 유세차량의 함성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6월 3일 군민의 한 표가 만들어낼 결과는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지역의 방향을 결정한다. 이제 선택은 군민의 몫이다. 6월 3일, 그 선택이 우리 지역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