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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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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 고룡이와 온고지신, 고성에선 무용지물? ② 지역 캐릭터를 키우면 지역경제가 자란다 ③ 아동문학과 지역 캐릭터의 활용, 안동 “엄마까투리” ④ 지역의 정체성은 지역캐릭터로 알린다, 쿠마몬 ⑤ 관광과 산업 모두 살릴 지역 캐릭터를 찾아라
고성은 공룡나라를 자처해왔다. 상족암 공룡 발자국 화석지와 당항포관광지,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는 고성을 알리는 대표 자원이다. 공룡을 앞세운 축제와 관광 홍보도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고성의 공룡 캐릭터는 관광상품으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캐릭터는 있는데 상품은 적고, 살 곳은 마땅치 않다. 공룡은 알려졌지만 고룡이와 온고지신은 관광객에게 낯설다. 고성은 공룡을 갖고도 왜 공룡 캐릭터로 돈을 벌지 못하고 있을까.
# 공룡은 알려졌지만 캐릭터는 약하다 고성군에는 군 마스코트인 고룡이가 있다.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에는 오니·고니·지니·시니, 이른바 온고지신 캐릭터가 있다. 공룡이라는 대표 자원에 캐릭터까지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관광자원만 놓고 보면 캐릭터 상품을 만들고 관광소비로 연결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관광객들은 고성을 공룡으로 기억하지만 고룡이와 온고지신이라는 이름은 잘 알지 못한다. 캐릭터가 홍보물과 행사장에 등장해도 이름과 이야기가 함께 전달되지 않으면 관광객에게는 그냥 공룡 그림일 뿐이다. 당항포를 찾은 가족 관광객은 “아이가 공룡 기념품을 사고 싶어 했는데 고성 캐릭터라고 바로 알아볼 만한 상품은 많지 않았다”라며 “공룡 장난감은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으니 고성에만 있는 캐릭터 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요즘은 뭘 하든 스토리텔링 시대인데 캐릭터 이름이나 이야기를 아이들이 알 수 있게 해주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며 “스티커나 키링, 색칠북처럼 아이가 직접 고를 수 있는 상품이 보이면 살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고성에만 있는 공룡 캐릭터 상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룡을 보고 왔는데 고성 캐릭터를 사서 돌아가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 10년 전에도 상품 차별성 지적 온고지신 상품화 문제는 최근에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2015년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조직위원회는 온고지신을 활용한 새 상품 제작을 추진했다. 당시 온고지신 캐릭터 상품이 10개 종류 있었지만 제작된 지 오래됐고, 봉제 인형 외에는 특별한 상품이 없으며 다른 캐릭터 상품과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룡엑스포는 널리 알려졌지만 온고지신 캐릭터 인지도는 낮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후 2019년에는 온고지신 캐릭터 리뉴얼도 추진됐다. 2006년 첫 엑스포 때 개발된 캐릭터를 시대 흐름에 맞게 바꾸고, 새 캐릭터 상품 개발에 활용하겠다는 취지였다. 공모 심사 기준에도 캐릭터 상품 활용성이 포함됐다. 그러나 리뉴얼 이후에도 온고지신이 연중 판매되는 고성 대표 캐릭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디자인은 바뀌었지만 상품 종류와 판매 구조, 지역업체 활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캐릭터를 새로 그리는 일과 캐릭터를 팔리는 상품으로 만드는 일은 다르다.
# 행사 때 나오고 끝나면 사라지는 상품 고성 캐릭터 상품은 엑스포와 같은 행사에 맞춰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행사 기간에 기념품을 만들고, 행사장 안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에게 상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캐릭터가 지역 상품으로 뿌리내리기 어렵다. 엑스포가 열릴 때는 보이지만, 엑스포가 끝난 뒤에는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 당항포와 상족암, 공룡박물관, 고성읍 상권에서 같은 캐릭터 상품을 계속 만날 수 있어야 관광객 기억에 남는다. 관광객은 행사장 안에서만 소비하지 않는다. 밥을 먹고, 카페를 가고, 지역 상점을 들르고, 아이에게 작은 선물을 사준다. 이 과정에서 고성 캐릭터 상품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고성 캐릭터는 행사장 밖으로 충분히 나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 적은 상품, 지역업체 참여 저조 캐릭터 상품이 팔리려면 선택지가 있어야 한다. 관광객이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스티커와 키링, 마그넷, 엽서, 배지 같은 소액 상품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직접 고를 수 있는 색칠북과 탐험수첩, 인형도 필요하다. 지역 특산품과 연결한 캐릭터 과자, 빵, 음료, 포장 상품도 가능하다. 하지만 고성에서 관광객이 연중 고를 수 있는 캐릭터 상품은 다양하지 않다. 행사나 축제에 맞춰 일부 기념품이 나오지만, 고성을 대표하는 캐릭터 상품군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고성에 왔으니 이것은 꼭 사야겠다”고 느낄 만한 대표 상품이 부족한 셈이다. 상품 종류가 적으면 구매도 줄어든다. 아이가 고를 물건이 없고, 부모가 부담 없이 살 상품이 없고, 고성에서만 산다는 느낌도 약하면 관광객은 지갑을 열지 않는다. 캐릭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살 만한 상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캐릭터가 지역경제로 이어지려면 지역업체가 움직여야 한다. 행정이 캐릭터를 만들고 홍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제과점은 캐릭터 빵이나 쿠키를 만들 수 있고, 카페는 캐릭터 음료와 디저트를 만들 수 있다. 공방은 키링과 배지, 문구점은 스티커와 색칠북, 농수산물 가공업체는 캐릭터 포장 상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고성에서 고룡이나 온고지신을 활용한 지역업체 상품은 쉽게 찾기 어렵다. 캐릭터는 행정 홍보물과 엑스포 이미지에는 등장하지만 지역 상점의 판매 상품이나 포장 디자인으로 넓게 퍼지지는 못했다. 지역업체가 캐릭터를 활용해 돈을 버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지역업체 참여가 적으면 캐릭터 상품은 행사장 중심으로 좁아진다. 외부 업체가 납품한 기념품이나 행사 기간 한정 상품만으로는 지역경제 효과를 키우기 어렵다. 관광객이 고성읍 카페와 제과점, 기념품점, 농수산물 판매장에서도 같은 캐릭터를 만날 수 있어야 캐릭터 소비가 지역 상권으로 퍼진다. # 고룡이 조례도 시장을 만들지 못했다 고룡이의 경우 문제는 더 분명하다. 고성군에는 과거 고룡이 상표 사용에 관한 조례가 있었다. 고룡이 상표를 누가, 어떤 절차로, 어떤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 정한 제도였다. 캐릭터 상품화를 염두에 둔 장치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 조례는 2023년 폐지됐다. 고룡이 상표권 사용기한이 끝났고, 사문화됐거나 유명무실한 조례를 정비한다는 취지였다. 제도는 있었지만 실제 시장은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고룡이가 상품 캐릭터로 자리 잡지 못한 이유는 캐릭터가 없어서가 아니다. 사용할 수 있는 제도는 있었지만 지역업체가 고룡이를 활용해 상품을 만들고, 관광객이 이를 구매하는 구조가 작동하지 않았다. 행정 규정은 있었지만 시장은 형성되지 않았다. 고성군의회에서도 캐릭터와 상징물 활용 문제는 여러 차례 거론됐다. 고성에 들어서도 공룡도시 고성이라는 인상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온고지신 캐릭터와 공룡 조형물을 활용해 관문 이미지를 강화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후 엑스포 진입 구간이나 관광지 주변에 공룡 조형물과 캐릭터 이미지를 설치하는 시도도 있었다. 조형물은 방문객에게 공룡나라 고성에 왔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사진 촬영 장소로 활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조형물은 상품이 아니다. 조형물을 세운다고 캐릭터 상품이 팔리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은 뒤 가까운 매장에서 같은 캐릭터 상품을 살 수 있어야 소비가 생긴다. 포토존과 상품 판매,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져야 한다. 고성 캐릭터 활용은 이 지점에서 끊긴다. 보이는 장치는 있지만 사는 장치는 약하다. 조형물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지만 상품과 매장이 없으면 지역경제 효과는 제한적이다.
# 문제는 캐릭터가 아니라 상품화 구조 고성 캐릭터 문제를 디자인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온고지신은 이미 리뉴얼됐다. 고룡이는 상표 사용 조례까지 있었다. 그런데도 캐릭터 상품화가 약하다면 문제는 캐릭터 자체보다 운영 방식에 있다. 첫째, 캐릭터 활용이 행사 중심이다. 엑스포 기간에는 상품과 홍보가 집중되지만 행사 밖에서는 노출이 줄어든다. 둘째, 상품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관광객이 고를 수 있는 가격대와 품목이 제한적이다. 셋째, 지역업체 활용이 적다. 캐릭터가 지역 제과점과 카페, 공방, 문구점, 농수산물 가공업체 상품으로 퍼지지 못했다. 넷째, 이름과 이야기가 약하다. 공룡은 기억되지만 고룡이와 온고지신의 이름은 관광객에게 충분히 남지 않는다. 결국 고성 캐릭터의 문제는 캐릭터 부재가 아니라 상품화 구조 부진이다. 캐릭터는 있지만 관광객이 살 상품이 부족하다. 상품이 있어도 종류가 많지 않다. 지역업체가 활용하지 않으니 지역 상권으로 퍼지지 않는다. 조형물과 홍보물에는 보이지만 관광객이 돈을 쓰는 매장에서는 존재감이 약하다. 고성은 공룡도시라는 강한 이름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고룡이와 온고지신은 관광객이 이름을 기억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단계까지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캐릭터 상품은 다양하지 않고, 지역업체 활용도 드물다. 고성 캐릭터 사업이 홍보물과 조형물 중심을 넘어 실제 관광소비로 이어지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민화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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