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기념이 겹겹이 쌓인 5월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5월 08일
5월이 되면 달력은 유난히도 바빠진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은 물론이고 부처님 오신 날까지 더해지면 크고 작은 기념과 행사가 끊이지 않는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챙겨야 할 날들까지 합치니 달력에만 20여 개의 표시가 남았다. 사흘에 두 번꼴로 어떤 의미를 기념하거나 감사를 전해야 하는 셈이다. 숫자로만 보면 다소 숨이 찰 만큼 촘촘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결국 하나의 공통된 메시지로 이어진다. “기억하고, 표현하고, 감사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목소리가 너무 자주 반복되면서 오히려 무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흘에 두 번씩 돌아오는 기념일은 때로는 부담으로, 때로는 형식적인 의무로 다가온다. 의미를 되새기기보다 ‘챙겨야 할 일’로만 남게 된다면, 그 달력은 오히려 관계의 깊이를 얕게 만들 수 있다. ‘어린이날’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책임을 일깨우는 날이다. 아이들은 보호와 교육의 대상인 동시에, 우리 사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이 날을 선물과 외식으로만 채우며, 정작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과 권리에 대한 고민은 뒤로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처님 오신 날’ 또한 다르지 않다. 화려한 연등 아래 잠시 소원을 빌고 돌아서는 것으로 그치기보다, 타인을 향한 작은 배려 하나를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자비’와 ‘연민’의 가치를 되새기는 이날의 의미를 온전히 살리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횟수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태도를 바꾸는 일이다. 모든 날을 완벽하게 챙기려 애쓰기보다, 그중 단 하나의 순간이라도 진심을 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짧은 말 한마디라도 마음을 담아 전하고, 익숙함 속에 묻혀 있던 고마움을 다시 꺼내는 것. 그것만으로도 반복되는 기념일 속에서 의미는 충분히 살아난다. 또한 우리는 ‘누구에게’ 감사하고 있는지도 되물어볼 필요가 있다. 가족과 스승, 아이들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또한,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고 있다. 이름 없이 지나치는 친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노력들을 떠올려보면, 감사의 범위는 더욱 깊고 넓어진다. 5월은 이런 숨은 관계들을 비추는 달이기도 하다. 감사란 가까운 사람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다. 그 시선이 보이지 않는 자리에까지 닿을 때, 비로소 5월의 의미는 완성된다. 5월 달력에 적힌 각종 행사는 우리에게 부담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바쁜 삶 속에서 잊고 지내기 쉬운 감정들을 붙잡아 두기 위한 작은 쉼표 같은 것이다. 5월의 끝에 달력을 넘길 때, 중요한 것은 몇 개의 행사를 챙겼는지가 아니라, 단 한 번이라도 마음이 제대로 전해졌는가이다. 빼곡한 일정 속에서도 단 한번 이라도 깊이 있는 감사와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그 달력은 충분히 의미를 다한 셈이다. 결국 5월은 숫자의 달이 아니라, 마음의 밀도를 되묻는 시간이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5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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