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쌓는 지방재정, 2026 지방선거에서 따져 물어야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5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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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연구소에서 채무문제를 가장 고민하는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의 ̒2020~2025년 17개 시·도 본청 지방채무 현황 분석̓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보고서가 던지는 경고는 분명합니다. 6년 사이 지방채무 총량이 28.9조 원에서 41.8조 원으로 12.9조 원(+44.6%) 급증했습니다. 지방자치 30년, 이제 ‘빚 정치’를 심판할 시간입니다.
# 채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지방채를 무조건 죄악시할 수는 없습니다. 도로·철도·상하수도처럼 미래 세대도 함께 쓸 SOC 인프라에 재원을 마련하거나, 경기침체기에 선제적 재정투자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채무는 유효한 수단입니다. 세대 간 비용 분담이라는 원칙에서 보면, 오늘의 시민만 세금을 내고 미래 세대는 혜택만 누리는 구조를 교정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쓰이느냐입니다.
# 6년간 무슨 일이 있었나요 2020~2025년 17개 시·도 본청의 지방채무 증감 현황을 보면 증가 폭의 격차가 뚜렷합니다.경기도는 2020~2025년 사이 채무가 무려 242% 폭증해 전국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일부 광역단체는 오히려 채무를 줄여,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 감세 탓만 할 수 없는 이유 최근 취득세·재산세 감면 등 지방세 감세 기조가 세수 감소를 낳은 것은 사실입니다. 2023년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자체 재원이 크게 줄었고, 이것이 지방채 발행의 한 배경이 된 것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세수 감소는 원인의 일부일 뿐입니다. 채무가 급증한 단체들 상당수는 과잉 복지 공약, 무리한 대형사업 추진, 재정운용 부실이라는 자체 요인을 안고 있습니다.
# 순세계잉여금을 외면한 채 빚을 냅니다 가장 심각한 역설 중 하나는 쓰고 남은 돈, 즉 순세계잉여금을 다음 해 예산에 반영하지 않으면서 재정이 부족하다며 지방채를 발행하는 관행입니다. 순세계잉여금은 당해 연도 세입에서 이월재원과 반납금을 뺀 실질 가용 재원으로, 이를 다음 회계연도 세입에 편성하는 것은 「지방재정법」상 의무이기도 합니다. 잉여금은 장롱 속에 넣어 두고 채무를 쌓는 것은 회계 조작이나 다름없는 방만 재정의 증거입니다.
# 숨어있는 그림자 채무 — 민자사업 관리채무 공식 지방채무 통계 밖에 존재하는 관리채무도 심각합니다. BTO(수익형 민자), MRG(최소운영수입보장), BTL(임대형 민자) 방식의 민간투자사업이 대표적입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2026~2030년 채무관리계획에서 MRG·SCS 방식 민자사업 잔여 지급보증 부담이 대규모로 잔존함이 확인됩니다. 경기도 역시 BTL 사업 원리금 상환이 2030년대까지 지속됩니다. 이 관리채무는 예산서 어디에도 ‘채무’라는 이름으로 뚜렷이 나타나지 않아 그림자 재정부담으로 불릴 만합니다.
# 정치가 만든 채무, 정치가 바꿔야 합니다 지방채무 급증의 배경에는 선거 주기마다 반복되는 무리한 공약 이행이 자리합니다. 재원 조달 계획도 없이 대형 개발사업을 발표하고, 임기 안에 착공·개통 실적을 챙기기 위해 민자사업이나 지방채를 남발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채무관리계획(2026~2030)을 제출한 17개 시·도 가운데 상당수가 임기 내에 채무를 늘리고 임기 말에 상환 계획을 수립하는 ‘선발행 후상환’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 2026 지방선거, 이 질문을 던지십시오 지방선거는 단순히 단체장을 뽑는 행사가 아니라 지역 재정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택입니다. 시민과 지방의회는 후보자에게 다음을 물어야 합니다. 순세계잉여금 규모와 활용 계획을 예산서에 투명하게 공개할 것인가, 민자사업 관리채무 전수조사 결과를 임기 첫 해에 의회에 보고할 것인가, 지방채 신규 발행 시 의회 사전 동의 요건 강화에 동의하는가. 채무증가율이 재정자립도 상승률을 초과할 경우 자동 경보 시스템을 도입할 의지가 있는가.
# 시민이 감시해야 하는 이유 지방채는 결국 지역 주민이 세금으로 갚는 빚입니다. 임기 중 쌓인 채무의 원리금은 단체장이 물러난 뒤, 때로는 10~20년에 걸쳐 주민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매년 발간하는 지방채무 리뷰와 재정진단 보고서는 시민이 지역 살림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창구입니다. 의회가 채무관리계획의 실질 심사를 강화하고, 시민이 그 심사 과정을 감시하는 이중의 감시망이 작동할 때, 빚으로 쌓는 지방재정의 악순환은 비로소 끊길 수 있습니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5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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