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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 곁에서 봉사하며 따뜻한 공동체 만드는 새마을운동”

근면 자조 협동으로 지역 봉사 앞장
환경정화 이웃돕기 자원재활용까지
1천200여 명 회원 고성 곳곳에 손길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4월 30일
ⓒ 고성신문
다들 고만고만해서 먹고살기 힘들었던 70년대 말,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며 새마을운동이 시작됐다. 가난을 벗어나 보자는 마음 하나로 마을길을 고치고, 지붕을 바꾸고, 논밭을 일구던 시절이었다. 누구 하나 넉넉하지 않았지만 함께 땀 흘리면 내 마을도, 내 삶도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80년대를 지나면서 경제가 일어서고 대한민국은 그토록 꿈꾸던 ‘잘사는 나라’가 됐다. 살림 어렵던 시절 생겨난 새마을운동은 이제 봉사단체로, 지역 발전과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뛰고 있다. 과거의 새마을운동이 가난을 이겨내는 국민운동이었다면, 오늘의 새마을운동은 이웃을 살피고 환경을 지키며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생활 속 실천운동이 됐다.

# 작은 실천이 마을을 바꾼다
새마을운동은 ‘이웃 곁으로 가장 먼저 달려가는 일’이다. 마을의 작은 일부터 수해복구 현장까지, 새마을운동을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는 힘이다.
“새마을운동은 행정이나 기관의 도움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먼저 나서 우리 마을을 바꾸는 운동입니다. 지도자와 부녀회 회원들이 스스로 지역 문제를 찾고 함께 해결해 나갈 때 고성은 더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새마을운동 고성군지회는 1984년 3월 20일 개설됐다. 초대 조경문 지회장을 시작으로 박창홍·김일균·김성진·백찬문 지회장 등 역대 지회장들의 헌신과 노력 속에 지역 대표 봉사단체로 성장해 왔다. 오랜 시간 고성 곳곳에서 새마을 깃발을 들고 땀 흘린 회원들의 발걸음이 오늘의 지회를 만들었다.
현재는 제18대 조광복 지회장을 중심으로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새마을운동 고성군지회는 새마을지도자고성군협의회, 새마을지도자고성군부녀회, 새마을문고고성군지부, 직장공장새마을고성군협의회 등 4개 단체와 청년 조직인 바람봉사단 1개 연대로 구성돼 있다.
회원은 새마을지도자협의회 531명, 새마을부녀회 531명, 새마을문고 75명, 직장공장새마을협의회 30명, 바람봉사단 37명 등 모두 1천204명이다. 새마을지도자들은 마을 환경을 정비하고, 부녀회원들은 이웃 돌봄과 나눔의 현장을 지킨다. 새마을문고는 독서문화 확산에 힘쓰고, 직장공장새마을협의회와 바람봉사단은 각자의 자리에서 지역 봉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름은 달라도 향하는 곳은 같다. 더 깨끗한 고성, 더 따뜻한 고성, 더 살기 좋은 고성이다.

# 1984년 시작된 고성 새마을운동의 뿌리
조광복 지회장이 새마을운동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2년 1월 고성읍 대평마을 새마을지도자로 활동하면서부터다. 처음부터 큰 직책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마을에 필요한 일이 있으면 함께하고, 이웃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마음이 시작이었다.
마을과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과정에서 그는 작은 실천이 마을을 바꾸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 지저분하던 길이 깨끗해지고, 외롭던 이웃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서로 먼저 나서는 모습을 보며 새마을운동의 의미를 배웠다. 대평마을 새마을지도자로 시작한 봉사는 어느새 고성 전체를 바라보는 책임으로 이어졌다.
조 지회장은 새마을운동이 고성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로 공동체 의식 회복을 꼽는다. 예전에는 행정이나 기관의 손길을 기다리는 일이 많았다면, 이제는 주민들이 먼저 움직인다. 쓰레기가 쌓인 곳은 함께 치우고,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먼저 찾아가고, 마을에 필요한 일이 있으면 힘을 모은다.
“새마을운동의 가장 큰 가치는 주민이 주체가 돼 지역의 문제를 찾고 함께 해결하는 힘입니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어려운 시절 마을길을 정비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며 소득 증대와 생활개선을 이끌었다면, 오늘의 새마을운동은 깨끗한 환경, 따뜻한 나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실천운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주민이 주체가 돼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힘
새마을운동 고성군지회의 대표적인 사업은 생활환경 개선 활동이다. 읍·면 새마을지도자들과 함께 도로변, 하천, 공원 등을 정비하고 생활 속 새마을줍깅을 실천하며 깨끗한 고성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회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장갑을 끼고 집게를 든다.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하천 주변을 정리하고, 마을 곳곳을 살핀다.
단순한 청소 활동을 넘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탄소중립 실천, 자원순환 문화 확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이 환경을 바꾸고, 환경을 바꾸는 일이 결국 고성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새마을줍깅은 그런 의미에서 걷고 줍는 활동을 넘어, 주민들이 함께 만드는 생활문화가 되고 있다.
헌 옷 모으기, 사랑의 쌀 나눔, 김장 나눔, 홀몸노인 돌봄, 사랑의 집 고쳐주기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계절마다 필요한 손길은 다르지만, 새마을 가족들이 향하는 곳은 늘 어려운 이웃 곁이다. 겨울이면 김장을 담가 이웃에게 나누고, 생활이 어려운 가정에는 쌀과 생필품을 전한다. 홀로 지내는 어르신의 안부를 살피고, 손길이 필요한 집에는 회원들이 직접 나서 힘을 보탠다.
이 같은 사업들은 고성군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이웃을 살피고 지역공동체를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조 지회장은 새마을운동이 앞으로도 고성군민의 생활 가까이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새마을
조광복 지회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수해복구 현장이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찾아가 흙탕물을 치우고 가재도구를 정리하며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다. 물이 빠진 자리에는 진흙과 상처가 남아 있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막막한 표정 앞에서 회원들은 망설일 틈이 없었다.
몸은 고됐다. 흙탕물을 퍼내고, 젖은 물건을 옮기고, 무너진 생활을 다시 세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 주민들이 “와줘서 고맙다”라고 말했을 때, 조 지회장은 새마을운동의 의미를 다시 느꼈다.
“그때 새마을운동은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이웃사랑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땀 흘리며 주민들과 아픔을 나눈 시간이었기에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새마을운동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마을길을 쓸고, 어려운 이웃의 안부를 묻고, 재난 현장에 먼저 달려가는 일이다. 조 지회장은 봉사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누구나 마음만 내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한 사람의 손길은 작아 보여도 여럿이 함께하면 마을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고성의 공동체도 더 단단해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 회관 운영과 회원 고령화는 과제
물론 어려움도 있다. 조 지회장은 새마을회관 설립 이후 건물 관리비, 시설 보수비, 공공요금 등 유지관리비 부담이 커진 점을 걱정한다. 회관은 회원들이 모이고 사업을 준비하는 소중한 공간이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재정 기반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회관 운영과 유지관리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회원 고령화와 신규 참여자 발굴도 시급하다. 오랜 세월 새마을운동을 지켜온 기존 지도자들의 헌신은 크지만, 운동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대의 참여가 필요하다. 청년과 중장년층이 함께해야 새마을운동도 시대에 맞게 변화할 수 있다. 조 지회장은 청년 조직인 바람봉사단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젊은 세대가 새마을운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읍·면 조직 활성화와 단체 간 협력 강화도 중요한 과제다. 협의회, 부녀회, 문고, 직장공장새마을협의회, 바람봉사단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도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공동사업과 소통 체계가 필요하다. 시대 변화에 맞는 사업 전환도 요구된다. 단순 봉사를 넘어 탄소중립, 고령사회 돌봄, 마을공동체 회복, 청년 참여, 문화·독서운동 등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으로 넓혀가야 한다는 것이 조 지회장의 생각이다.

# 봉사와 나눔, 세대와 지역을 잇는 실천운동
올해 새마을운동 고성군지회는 녹색 새마을운동, 따뜻한 나눔운동, 조직 활성화, 지역 맞춤형 공동체 사업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새마을운동이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온 만큼, 앞으로의 활동도 고성군민의 생활과 더 가까워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먼저 새마을줍깅, 자원재활용, 에너지 절약,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을 확대해 깨끗하고 살기 좋은 고성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환경 문제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 마을에서부터 시작되는 일이다.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을 다시 쓰고, 에너지를 아끼는 작은 실천이 모이면 고성의 내일도 달라질 수 있다.
따뜻한 나눔운동도 꾸준히 이어간다. 홀몸어르신 돌봄, 밑반찬 나눔, 김장 나눔, 사랑의 집 고쳐주기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살피는 사업은 새마을운동 고성군지회가 오래도록 이어온 중요한 활동이다. 조 지회장은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관계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또 협의회, 부녀회, 문고, 직장공장협의회, 바람봉사단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사업을 넓히고 단체 간 소통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각 단체가 따로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의 장점을 살려 함께할 때 더 큰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일손돕기, 마을환경 정비, 독서문화 확산, 지역행사 지원 등 군민 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통해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새마을운동을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조 지회장은 오랜 경험을 가진 선배 지도자들의 지혜와 청년 세대의 새로운 감각이 만날 때 새마을운동은 더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성의 발전은 어느 한 사람의 힘이 아니라 군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로 이뤄집니다. 새마을 가족 역시 낮은 자세로 군민 곁에서 봉사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고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습니다. 2026년 새마을운동은 근면·자조·협동의 정신을 바탕으로 봉사와 나눔, 환경과 공동체, 세대와 지역을 잇는 실천운동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겠습니다.”
잘사는 마을을 꿈꾸던 마음은 이제 더 깨끗하고 따뜻한 고성을 만드는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오래된 구호가 아니라 오늘도 군민 곁에서 실천해야 할 약속이다. 새마을운동 고성군지회는 고성 곳곳에서 작지만 꼭 필요한 일들을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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