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의 고통, 왜 생산자만 감당해야 하는가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4월 24일
고유가가 일상이 된 시대다. 국제 정세는 불안하고, 에너지 가격은 좀처럼 내려올 기미가 없다. 이 변화는 단순한 경제 지표의 문제가 아니다. 농업·축산업·수산업·임업으로 먹고사는 군 지역에서는 생존의 문제로 직결된다. 농기계 연료비, 시설하우스 난방비, 어선 출항 비용, 사료와 자재 운송비. 생산 과정의 모든 단계가 기름값과 맞닿아 있다. 유가가 오르면 생산비가 오른다. 그런데 농·수·축·임산물 가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더 일하고도 덜 버는 구조. 이것이 지금 농어촌의 현실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소득이 줄면 사람이 떠난다. 특히 청장년층의 이탈은 더욱 빠르다. 불안정한 수입, 불투명한 미래. 농촌에 남을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일자리가 줄고, 학교가 문을 닫고, 공동체가 무너진다. 고유가로 인한 비용 상승이 지역 소멸을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개별 농가에 그 책임을 오롯이 전가할 수 없다. 부담을 함께 나누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 중심에 농협·축협·수협·임협(이하 지역 협동조합)이 있다. 지역 협동조합은 자재 공급, 유통, 금융을 통해 지역 산업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위기일수록 조합원의 생존이 먼저다. 자재 가격 조정, 수수료 인하, 공동 구매 확대 등 생산자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자율에만 맡겨서는 한계가 있다. 행정이 나서야 한다. 우선 각종 보조사업과 정책 지원을 지역 협동조합의 고통 분담 노력과 연계해야 한다. 공공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자재 가격 안정과 유통 구조 개선이라는 구체적 성과를 요구해야 한다. 지원은 조건 없는 혜택이 아니라, 공동 책임을 전제로 한 약속이어야 한다. 또한 행정과 지역 협동조합이 함께하는 상시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비용 구조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문제가 생기면 함께 조정하는 체계다. 위기는 일회성 대응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유통 구조도 손봐야 한다. 생산비는 오르는데 제값을 못 받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어떠한 지원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셈일 것이다. 지역 협동조합의 유통 기능이 실제 생산자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행정의 관리와 지원이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 고유가 시대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부담을 누가 나누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지금 농촌이 흔들리는 이유는 단지 기름값 때문만이 아니다. 그 무게가 오롯이 생산자 한 사람에게 쏠려 있기 때문이다. 행정과 지역 협동조합이 함께 고통을 나누고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그 대가는 결국 지역의 소멸로 돌아온다. 군 지역을 지킨다는 것은 산업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지키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책임 있는 행동이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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