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숲의 새가 된 최미혜 선생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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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미혜 선생의 모란과 이름돌 |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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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미혜 선생의 모란 |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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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미혜 선생 사진 |
| ⓒ 고성신문 |
《열린아동문학》 2025년 여름호 (105호) ‘이 계절에 심은 동화나무’에 소개된 최미혜 선생이 2025년 7월 15일, 책이 나오는 며칠을 참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열린아동문학상 시상식 기사 관계로 여름호는 원래 조금씩 늦게 발행되는데, 그렇게 홀연히 떠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많이 기뻐하고, 떠나는 발길이 가벼웠을 것을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 최미혜 선생은 1956년 강원도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부터 부산 영도에서 살았다. 경남 양산에서 만석꾼 재산가인 외할머니는 외동딸의 배필로 일본 유학파의 언변 좋고 필체 좋은 사위를 골랐지만, 그 사람 좋은 사위는 번번이 남에게 이용만 당하고, 천성적으로 밝고 명랑한 소녀 최미혜는 공주과 어머니가 차린 가게에서 어머니 대신 가게를 돕다가 중학교도 1년 늦게 들어가고 중학교, 고등학교도 정상으로 진급하지 못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부터 쓴 일기는 글쓰기의 바탕이 되어 학교 대표로 여러 번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았다. 중학교 3년 동안 왕복 3시간을 걸으면서 아낀 차비로 헤르만 헤세, 톨스토이, 안톤 체호프의 책을 사서 읽고, 3시간 거리를 걸으면서 본 사람과 세상 일은 동화작가 최미혜의 밑거름이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독립을 위해 취직한 곳이 숙식이 제공되는 한증탕 경리직, 소녀 가장 최미혜는 여기에서 한국방송통신대학 공부를 하며 제1회 ‘방통문학상’ 소설 부문에 당선하고, 이듬해는 ‘논픽션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1980년 임용고시를 통해 초등학교 교사가 된 최미혜 선생은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풍물놀이패, 마당극 등에 열심이다가 연극판에 뛰어들어 연출과 감독을 겸해 연극배우로도 활동했다. 동화를 쓰게 된 것은 2001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이후이며 그동안 동화집 『하늘계단 구름계단』, 『이팝꽃 눈사람』과 장편동화집 『햇귀』, 『앵무새 별에서 온 무무』, 『붉은방』, 『고양이 탐정 레오』, 『수상한 환승기차』 등을 발간해 『앵무새별에서 온 무무』로 부산아동문학상을 받았다. 동화작가 김재원 선생이 운영하는 ‘글나라 동화창작교실’에 347회, 최장기 수강자인 최미혜 선생을 김재원 선생이 이렇게 평했다. ‘최미혜 작가의 이미지는 들장미를 닮았다. 숨어 있어도 향기 나는 꽃! 아무리 나쁜 상황에서도 시들지 않고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강한 생명력!’이라고. 그러나 최미혜 선생은 《열린아동문학》 여름호에 마지막 동화 「달무리 연」과 함께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고 홀연히 떠났다. -나는 현재 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항암치료를 받으며 처음으로 날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잘 살았다고, 남들보다 더 많은 천복을 누렸으니 이제 나눌 시간이라며 누군가 다가와 가르침을 준다. 고마운 손길이다. 눈부신 햇살이다. 고성 숲을 지키는 삼총사와 나무들의 응원으로 매일이 금가루를 뿌린 듯 행복으로 충만하다. 참으로 복된 인연이다.(중략) 난 그냥 순한 엄마처럼 무명치마 입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엄마의 마음으로 글을 썼다. 글을 쓰면서 좋아하는 아이들을 실컷 만났다.(중략) 늘 새들이 좋았다. 번민을 털어내며 날아오르는 세찬 날개짓과 하늘 끝 한 점 티끌로 떠도는 그들의 고독이 부러웠다. 하늘 부르심으로 떠난다면 고성 숲을 날아다니는 작은 새가 될 거다. 고성 숲을 빛내는 작가 동산에 앉아 노래하는 새가 있다면 그건 바로 들장미 소녀 최미혜다. 이건 내 이름을 걸고 장담할 수 있다.- 최미혜 선생님, 그제는 선생님이 원하시는 대로 동동숲 꽃동산 제일 가운데 자리에 모란을 심었습니다. 토종을 구하지 못해 개량종을 심었지만 가을에 다시 구해서 아예 모란밭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책 나오고 ‘열린한마당’이나 시상식 때 오시면 ‘모란동백’도 불러드리려고 했는데, 그사이 한 마리 새가 되셨습니다. 우리 카페의 선생님 연보에 ‘국제신문 신춘문예 동화부문 심사’도 수정해 넣었습니다. 화려하고 목소리 고운 팔색조도 되지 말고, 밤마다 슬피우는 두견새도 되지 말고 봄 여름 가을 겨울 포롱포롱 날아다니는 작은 텃새되어 우리 숲을 지켜 주십시오. 최영희 선생님도, 주성호 선생님도, 선용 선생님도 계시는 우리 숲에서 영원히 노래하는 새가 되어 주십시오. 최미혜 선생님, 이제 편히 쉬십시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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