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나라 그란폰도 보이지 않는 주인공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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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려앉은 길을 따라 도착한 행사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반갑게 맞아주는 손길들이 먼저 마음을 녹인다. 이미 도착한 이들은 서로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나는 자리를 찾아 앉아 책상 위에 놓인 행사 일정표를 펼쳐 들었다. ‘2026 공룡나라 그란폰도’ 자원봉사자 사전 모임의 현장이었다. 행사를 앞두고 모두의 화두는 단연 ‘비’였다. 봄의 정취를 만끽하며 벚꽃 길을 달려야 할 라이딩 코스에 예보된 비 소식은 반갑지 않았다. 혹시 모를 사고와 코스 변경, 안전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고, 관계자들은 세심한 안내를 덧붙였다. 특히 작은 변수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준비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온 이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수많은 점검과 회의, 상황별 대응책 마련까지 이어진 노력은 행사 당일의 안전과 완성도를 책임지는 든든한 기반이었다. 행사 전날 밤, 결국 비는 쏟아지기 시작했다. 밤새 이어진 빗소리에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다. 이튿날 새벽 5시가 조금 지나자 자원봉사자 단체 채팅방이 분주해졌다. 새벽부터 현장 상황이 공유되며 일정과 준비사항이 전달됐고, 덕분에 봉사자들은 혼란 없이 각자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가 맡은 곳은 ‘4보급소’. 마지막 보급소이자 중도에 라이딩을 멈춘 참가자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는 중요한 지점이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보급소 주변은 밤새 내린 비로 물이 고여 있었다. 함께한 봉사자는 물길을 트기 위해 쓰레기를 치우며 묵묵히 움직였고, 이미 도착해 준비 중이던 조장과 함께 우리는 서둘러 세팅을 마무리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에서 필요한 일을 찾아 움직이는 모습은 자원봉사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었다. 분주했던 준비를 마친 뒤,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녹이며 라이더들의 출발 소식을 기다렸다. 비를 맞으며 달려올 이들이 잠시 머물 공간을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이 지역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 ‘자원봉사’의 가치였다. 고성군은 자원봉사의 도시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2026년 2월 말 기준, 137개 단체에서 약 1만7천50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36%에 해당하는 수치로, 주민 세 명 중 한 명이 자원봉사자인 셈이다. 이처럼 높은 참여율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따뜻한 결속력을 보여준다. 고성군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에는 늘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함께한다. 공룡세계엑스포와 같은 대표적인 지역 행사부터 김장 나눔 행사, 각종 스포츠 대회, 이웃돕기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역할은 빠질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행사가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쓴 손길들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특히 이번 그란폰도 행사처럼 기상 악화라는 변수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비에 젖은 땅을 정리하고 참가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는 모습에서 ‘나눔’은 단순한 행동이 아닌 책임이자 사명임을 느낄 수 있었다. 자원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손을 한 번 더 잡아주고, 조금 더 신경 써주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행동들이 모여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된다. 고성군이 ‘자원봉사의 메카’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발적인 참여와 따뜻한 마음이 모여 만들어낸 공동체의 힘, 그것이 이 지역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비 오는 날, 공룡 캐릭터 복장을 입고 웃으며 사진을 찍던 봉사자들의 모습은 단순한 이벤트의 한 장면을 넘어 지역사회의 온기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앞으로도 고성군이 자원봉사의 중심지로서 그 가치를 이어가길 기대한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따뜻한 흐름에 동참하길 바란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로 완성된다. 그 온기를 만들어가는 주인공이 바로 자원봉사자들이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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