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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강아지의 날 반려를 넘어 책임으로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3월 27일
3월 23일은 ‘국제 강아지의 날’이었다. 며칠이 지났지만, 그 의미를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마음 한편이 무겁다.
국제 강아지의 날은 2006년 미국 반려동물학자 콜린 페이지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이날은 단순히 작고 귀여운 강아지를 예뻐하자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반려견에 대한 사랑과 보호, 나아가 유기견 입양 문화를 넓히며 인간이 마땅히 져야 할 무거운 책임을 돌아보는 날이다.
우리 주변만 둘러보아도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 부쩍 늘었다. 우리 군에 등록된 반려견은 약 5천300마리, 반려견과 함께하는 군민도 약 4천 명에 이른다. 이제 개는 마당을 지키는 짐승이 아니라, 한 공간에서 밥을 먹고 산책하며 온기를 나누는 어엿한 가족이 되었다.
하지만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사람이 늘어난 이면에는, 끝까지 반려견을 책임지지 못하고 손을 놓아버리는 서글픈 현실도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의 동물가족센터에는 50여 마리의 개들이 머물고 있다. 이는 그저 서류상의 숫자가 아니다. 한때는 누군가의 품에서 가족이라 불렸을 생명들이고, 영문도 모른 채 길 위에 버려져 보호소로 밀려난 아픈 이름의 존재들이다. 그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저 누군가 다시 다가와 따뜻한 체온을 나누어 주기를 애타게 기다릴 뿐이다.
보호소를 한 번이라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 차가운 철창 안에서 사람의 발소리만 들려도 반갑게 꼬리를 흔드는 모습, 눈이 마주치면 한 번만 안아 달라는 듯 바라보는 애처로운 눈빛은 잊기 어렵다.
그 아이들은 좋은 주인을 만나지 못해서 버려진 것이 아니라, 끝까지 책임져 줄 사람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개는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 늘 같은 자리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반기며, 숨을 다하는 날까지 가족으로 살아간다. 반면 사람은 때로 너무나 쉽게 생명을 포기하고 이별을 택한다. 유기견 보호소의 좁은 공간이 좀처럼 비워지지 않는 이유다.
생명을 들이는 일에는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하기 전, ‘돈을 주고 살 수 있을까’가 아니라 ‘끝까지 책임지고 입양할 수 있을까’를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화려한 조명 아래 전시된 동물 판매점의 강아지보다, 보호소에서 애타게 가족을 기다리는 생명들이 먼저 떠올라야 한다. 돈으로 생명을 사는 대신 마음으로 가족을 맞이하는 문화가 뿌리내릴 때, 유기견 문제도 비로소 줄어들 수 있다.
동물 등록 또한 가족으로서 지켜야 할 당연한 의무다. 동물 등록 대행 병원이 있는 고성읍, 영오면, 회화면 등 일부 지역은 의무 사항이며, 그 외 지역이라도 동물 등록은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이는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반려견을 버리지 않겠다는 든든한 울타리와도 같은 사회적 약속이다. 진정한 가족이라면 그 존재를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등록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제 강아지의 날이 남긴 메시지를 이제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길 때다. 이미 반려견과 함께하고 있다면, 잊지 말고 동물 등록을 마치고, 산책할 때는 반드시 목줄을 채우며, 배설물을 치우는 성숙한 문화를 실천해야 한다.
만약 새로운 동물 가족을 맞이할 계획이 있다면, 우리 군 동물가족센터를 먼저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한 번의 올바른 선택이 버려진 생명에게는 평생의 기적이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호소의 50여 마리 동물들은 문 쪽을 향해 귀를 기울이며, 자신을 거두어 줄 누군가의 발소리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말 못 하는 작은 생명을 향한 다정한 손길과 책임감 있는 행동이야말로, 우리 지역 사회의 품격을 가늠하는 가장 정확한 척도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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