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은 세계적, 운영은 공백 공룡엑스포의 불편한 현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20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2일 대한민국을 대표할 ‘2026년 글로벌 축제’ 명단을 발표했다. 보령 머드축제와 진주 남강유등축제,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이 영예를 안았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예비 축제’에도 대구 치맥페스티벌 등 네 곳이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축제들은 앞으로 3년 동안 매년 최대 8억 원이라는 국가 지원을 받으며 세계적인 관광 자원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공룡의 도시’를 자부해 온 고성의 이름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라는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도 국가 대표 축제 경쟁에서 밀려난 현실은 뼈아프다. 우리 고성공룡엑스포는 수차례 국제 행사를 치르며 꽤 널리 이름을 알린 행사였다. 그렇기에 이번 탈락을 그저 운이 없었다거나 조금 아쉬운 일로 치부해 버린다면, 우리는 진짜 문제의 본질을 영영 놓칠 수 있다. 세계적인 축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도시의 문화와 시민의 참여 속에서 성장하고, 장기적인 전략과 전문적인 운영을 통해 경쟁력을 쌓아간다. 보령 머드축제는 지역의 해양 자원을 활용해 세계적인 체험형 축제로 자리 잡았고, 진주 남강 유등축제는 역사와 야경, 시민 참여가 결합된 대표적인 문화 관광 행사로 성장했다. 축제를 단발성 행사가 아닌, 지역을 먹여 살리는 핵심 산업이자 지역민의 문화적 자부심으로 키워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고성공룡엑스포는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룡은 남녀노소, 특히 아이와 가족에게 무한한 호기심을 주는 훌륭한 소재다. 그럼에도 우리 축제는 일 년에 한 번, 화려하게 문을 열고 닫는 일회성 볼거리에 머물러 있다. 행사 기간에는 많은 관광객이 찾지만 막이 내리면 축제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세계적인 소재를 가지고도 도시 전체의 문화 콘텐츠로 확장하지 못한 것이다. 이것은 결코 콘텐츠의 한계가 아니다. 명백한 행정의 문제다. 축제는 ‘준비해서 한 번 치르는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산업이다. 콘텐츠 개발, 국제 마케팅, 시민 참여, 관광 인프라 구축 등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성군 행정에서는 이러한 체계적인 접근을 찾아보기 어렵다. 공룡엑스포는 매번 행사 준비에 급급했고, 행정은 행사 개최 자체를 성과로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축제를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은 얼마나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고성문화관광재단 대표의 공석 사태는 이러한 우리 행정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관광을 지역의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면서도, 정작 그 토대를 마련할 기관의 수장 자리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사 지연이 아니라, 관광 정책을 대하는 전문성과 책임감의 부재다. 훌륭한 자원을 보유하고도 국가 대표 축제 경쟁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면, 이는 명백히 행정의 실패다. 더 이상 “아쉽다”는 말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지금 고성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볼거리나 웅장한 행사장이 아니라 축제를 바라보는 행정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와 실행력이다. 기존 공룡엑스포에 치중한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 공룡을 주제로 한 아이들의 학술 대회, 일상적인 거리 행진, 다채로운 주말 공연 등을 연중 관광 콘텐츠로 확장하여 일상적인 공룡 문화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것이 곧 공룡 브랜드를 키우고 관광 경쟁력을 살리는 길이다. 이번 글로벌 축제 탈락은 우리 고성 관광 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냉정한 평가에 가깝다. 우리 땅에는 이미 수천만 년의 시간을 품은 공룡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이제는 핑계를 거두고, 세계적인 축제를 빚어낼 치열한 전략과 흔들림 없는 의지를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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