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업체 독식 논란, 수의계약에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인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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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살림살이는 예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또 지역 경제에 얼마나 보탬이 되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그중 ‘수의계약’은 복잡한 입찰 과정 없이 업체를 선정하는 제도다. 일 처리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종종 ‘아는 사람 밀어주기’나 ‘일감 몰아주기’ 같은 낡은 관행의 통로로 쓰인다. 늘 공정성이라는 매서운 눈초리를 받는 이유다. 이런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우리 군은 이미 2023년부터 수의계약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읍·면은 동일 업체와 연간 계약 건수를 3건 이내로, 본청 등은 부서별 1개 업체와 연간 계약금액을 1억 원 이하로 제한했다. 소수의 업체가 일감을 독식하는 것을 막고, 지역 업체들이 골고루 혜택을 누리게 하자는 든든한 울타리를 친 셈이다. 제도만 보면 공정을 위한 안전장치는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장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다. 10년 넘게 우리 지역을 지켜온 한 사업자는 1년에 공사 네다섯 건을 따내기도 버겁다고 한숨을 쉰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최근에 설립한 신생 업체가 한 해에만 스무 건 가까운 일감을 챙긴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총량제라는 규칙은 대체 누구에게는 엄격하고, 누구에게는 관대한 것일까. 이를 단순한 업체의 시공 능력 차이로만 받아들일 군민은 많지 않다. 우리가 모르는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역사회에 파다하게 퍼진 소문이다. 특정 인물이 상당수 특정 공사들에 대해 수의계약 업체를 ‘부탁’하거나 ‘권유’한다는 이야기가 지역사회에 돌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 말이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그러나 만약 일부라도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관행이나 오해로 넘길만한 사안이 아니다. 이는 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행정의 중립성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다. 수의계약은 공개경쟁을 거치지 않기에 그 어떤 방식보다 투명해야 하며, 외부의 영향력이 조금이라도 개입되어서는 안된다. ‘추천’ 또는 ‘의견’이라는 말로 포장하더라도, 결국 특정 업체가 반복해서 선택을 받는다면 군민의 마음에는 깊은 불신이 쌓일 수밖에 없다. 진짜 공정은 결과로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또한 예산을 빨리 집행한다는 신속집행의 명목 아래, 수많은 공사가 쏟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속도에 쫓겨 공정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셈법이 일감 몰아주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매서운 점검이 필요하다. 불공정한 행정이 한 건 한 건 쌓이면 견고한 벽이 되고, 그 벽은 결국 군민과 행정 사이의 믿음을 단절시킨다. 이제 군민의 상식적인 물음에 행정이 답할 차례다. 업체별 계약 현황은 어떠한지, 선정 기준은 공명정대했는지, 특정 업체에 일이 몰린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외부의 권유나 부탁은 진정 없었는지 투명한 자료로 밝혀야 한다. 대답 없는 의혹은 꼬리를 물고 자라나며, 끝내 씻을 수 없는 불신으로 굳어진다. 군민이 원하는 것은 변명이 아니라 명확한 사실이다. “그런 일은 없었다”는 행정의 주장이 깊은 신뢰로 바뀌기 위해서는, 행정 스스로 의혹의 장막을 걷어내고 한 치의 흔들림 없는 공정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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