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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김학렬 전 장관의 안타까운 죽음이 남긴 질문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3월 13일
ⓒ 고성신문
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나 밝히려고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박 대통령께서 아끼던 5개년 경제 발전 계획을 성공시켰던 김학렬 전 경제기획원 장관(전 부총리)이 직언했다가 박 대통령이 던진 육사 화랑 쇠재떨이를 이마에 맞고 모 대학 병원에 입원했다가 사망한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공식적으로는 암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은 이러한 말 못 할 사정이 있었던 것입니다.
박정희 정부 시절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설계하며 대한민국 산업화의 초석을 놓았던 인물, 직언을 아끼지 않았던 관료. 권력의 중심에서 국가 발전을 위해 일했던 그가 결국 박정희 대통령에게 직언했다가 육사 재떨이에 맞아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많은 생각을 남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김학렬 전 장관과 고성 출신이라는 인연이 있습니다. 대학 시절 봉사활동을 하며 만나 뵈었고, 고성 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겠느냐고 묻던 그분께 한우단지 조성을 제안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 제안이 계기가 되어 고성이 우리나라 최초의 한우단지로 자리 잡았다는 점은 제게도 깊은 인연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 저는 정치적으로 박정희 정권에 탄압받던 입장이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그 사건을 세상에 폭로해 정권을 흔들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감정적 폭로가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고민이 앞섰습니다. 결국 저는 침묵을 택했습니다. 개인적 분노보다 국가의 안정과 방향을 더 크게 보았기 때문입니다.

# 지금이 국제정세는 ‘위기’인가 ‘기회’인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는 서방 제재와 전쟁 비용 부담이 커져 재정 여력이 약해졌고, 미국·유럽과도 멀어졌습니다. 전쟁 이후 러시아가 외교·경제적 출구를 찾는 과정에서 새로운 협력 파트너를 필요로 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중국도 미·중 갈등과 경기 둔화로 과거처럼 북한을 전폭 지원하기 어려운 여건입니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 내부 부담을 안은 지금, 한반도 주변 정세는 고정 구도가 아니라 유동적 국면에 들어섰고, 이는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협력 창구를 찾는다면 한국은 선택지가 될 수 있으니, 감정·이념이 아니라 국익 중심으로 북방정책을 정교화하고 경제·에너지·안보 협력을 패키지로 설계하는 실용 외교가 필요합니다.
러시아는 막대한 석유·천연가스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관로를 통해 북한을 거쳐 한국에 공급하는 에너지 협력 방안이 꾸준히 거론돼 왔습니다. 이런 협력이 현실화되면 한국은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비교적 저렴한 에너지 공급선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 러시아와의 방산 협력 사례처럼,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확장하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도 이제 ‘좋다, 나쁘다’의 이념 잣대로만 볼 단계는 지났습니다. 한미동맹은 중요하지만 미국에만 치우친 외교는 한계가 있으니, 미국의 힘을 활용하면서도 중국의 시장·인구·지리적 조건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해양 중심 시각에 머무르지 말고 대륙적 관점에서 우리의 위치를 재정립해 유럽 진출, 대륙 연결 전략, 공급망 재편 속 한국의 역할을 새로 설계해야 하며, 이는 선택이 아니라 과제입니다.

# 북한 문제,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당장 핵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현실을 인정하되, 핵을 ‘보유하더라도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국제적 구조를 만드는 것이 보다 실질적 접근일 수 있습니다. 국제 감시 체계,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
구조 및 필요할 경우 강한 경제 제재를 통해 핵을 쓰면 더 큰 손해를 보게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베트남의 사례를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베트남은 지금도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전쟁을 치렀던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한 뒤, 미국의 투자와 경제 협력을 받아들이면서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국가로 바뀌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북한도 당장 체제를 바꾸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체제는 유지하되 미국과 국제사회와의 경제 협력 구조 안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핵심은 북한을 미국과 경제적으로 연결시켜 스스로 강경 노선을 선택하기 어렵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핵을 “없애는 것”만을 목표로 삼기보다,
핵을 “쓰지 못하게 외교적·경제적 억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일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념 싸움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안전과 미래에 도움이 되는 국익입니다.

# 이념의 시대는 끝났다
‘우파냐 좌파냐’, ‘반공이냐 아니냐’의 구분은 산업화·냉전 시대의 산물에 가깝습니다. 지금의 국제 질서는 훨씬 냉정합니다. 최근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에서 볼 수 있듯 미국조차 이념보다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움직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 지지나 무조건적 반대가 아니라, 그 권한이 실제로 국익과 민생 회복에 쓰이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태도입니다.
“일본은 유신으로 흥했고, 조선은 부정부패로 망했다”(朴慧梵)는 글을 들으며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역사적 전환기에는 느슨한 합의보다 강한 방향성과 실행력이 국가의 운명을 가르기도 합니다.
김영삼·김대중 정부 시절 우리는 치열한 민주주의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파벌 정치와 극심한 대립으로 국가적 과제가 지연되던 모습도 보았습니다.
지금은 제도 안에서 대통령이 상당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 힘이 국익을 위해 쓰인다면 의미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국민은 선거를 통해서 다시 심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힘입니다.

# 결국 결론은 국익
김학렬 장관의 죽음이 우리에게 남기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권력과 감정, 이념과 분노를 넘어 국가의 방향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가?”
저는 과거에 개인적 분노보다 국가의 안정을 택한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도 비슷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적 폭로와 정쟁으로 소모할 것인가? 아니면 국익 중심의 전략과 실행력으로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
러시아의 변화, 중국의 부담, 미국의 실리 외교, 북한의 구조적 한계. 이 모든 조건은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느 진영의 승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더 강해지고 국민의 삶이 나아지는 것입니다.
2026년에는 이념의 소모적 갈등을 넘어, 국익과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선택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지혜로운 길을 함께 고민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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