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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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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봄
조영래
(시인, 사진작가, 디카시마니아)
잃은 게 아니다
잊은 것도 아니다
열쇠가 없어도
때가 되면 길이 열린다
기도하는 사람처럼
봄이 오고 있다. 쉼 없는 호흡으로 달려오는 분홍빛 봄, 모든 집을 향해 달려오는 봄의 얼굴. 조영래 시인 「오래된 봄」에서 “열쇠가 없어도/때가 되면 길이 열린다”// 오지 않을 것 같은 저 추위 속에서 조심조심 다가오는 열기가 녹슨 빗장을 열어버린 것이다. 올해 봄은 어떤 빛깔로 우리를 맞이할지 벌써 기다려진다. 움츠린 경제도, 나이에 밀려난 건강도 마음껏 펼치지 못했던 우리의 걱정들을 몰아내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기운을 안고 기다림의 끝을 보여줄 봄을 기다린다. 자연의 섭리는 잊지 않고 때를 맞추어 오고 있다. 모든 것들을 숨기고 좋은 기억만을 안고 오고 있는 봄의 가운데 우리의 작은 소망을 이름 지어 기도하고 싶다. “작은 일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키울 수 있는 이런 사람이 되겠습니다.” “봄처럼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찾는 봄처럼 따뜻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빗장을 풀고, 녹슨 고집을 풀고 봄을 닮은 사람으로 거듭나겠습니다.”라고 기도하는 시 한 편이 오늘 아침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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