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6-05-15 05:47:05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라이프

생기 넘치는 힘과 속도로 붉은 말의 해, 달려봅시다!

십이지 중 일곱 번째, 양기 강한 동물
길상의 상징, 석마 세워 평안 기원
마암면 석마리, 고성읍 말티고개 말 지명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2월 13일
ⓒ 고성신문
2026년은 붉은 말의 해, 병오년(丙午年)이다. 말은 인간과 오랜 세월을 함께해왔다. 생활 속에서 노동력이 돼주기도 했고, 신앙과 상징, 인간사의 다양한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십이지 중 일곱 번째인 말은 질주 본능 덕분에 세시풍속에서 양기가 강한 동물로 꼽혔다. ‘동국세시기’ 등에서는 음력 10월의 첫 오일(午日)을 말날로 봤다. 말날에는 팥시루떡을 쪄 외양간에 놓고 말의 무병과 집안 평안을 빌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정월 첫 말날을 상오일로 여겨 장을 담그는 풍속도 있다. 특히 경상남도에서는 설 안에 장을 담그지 못한 집이 첫 말날에 장을 담그면 장맛이 달고 좋다고도 했다. 말이 장의 원료인 콩을 좋아해서다. 그래서 마암면 석마리에서도 마신제를 지낼 때는 석마 앞에 콩을 한 말 바쳤다고 한다.
말은 신화에서도 길상(吉祥)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한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 이야기에는 백마가 나타나는 대목이 전승돼 왔고, 고구려 시조 주몽 전승과도 연관이 있다. 고분 문화에서도 말은 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신승물’로 해석돼 왔다. 천마총에서 나온 ‘장니 천마도’가 대표적이다.
말은 전쟁과 교역의 핵심 자산이기도 했다. 토종말인 과하마는 키가 작아 과실나무 아래를 지나갈 수 있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한다. 제주도의 토종마인 제주마는 혈통 보존을 위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역사 속 말띠 해에는 굵직한 사건도 겹친다. 이이가 국난 대비를 강조하며 병력 양성을 주장한 것이 1582년(선조 15) 선조수정실록에 등장한다. 1882년 임오년에는 임오군란이 일어나 구식 군인들의 군료 문제 등이 폭발하며 정국이 크게 흔들렸다. 1966년 병오년은 한국이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7~1971)을 추진하며 산업 고도화를 본격화하던 시기였다.
고성에도 ‘말’이 남긴 흔적이 있다. 이름에 말이 들어가는 마암면 석마리에는 돌로 만든 석마가 두 마리 있다. 가운데 있던 작은 말 한 마리는 2002년쯤 누군가 훔쳐간 뒤 돌아오지 않고 있다.
고성읍 동외리 고성교육지원청에서 주공아파트로 가는 길목의 낮은 고개는 말티고개다. 한자 지명으로는 ‘마치(馬峙)’라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동해면과 마암면에 걸친 마동호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이름인데, 마암면에서 ‘마’를 따왔으니 그 또한 말과 관련된 지명이다.
말은 ‘달리는 힘’으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말날에 시루떡을 올리고, 첫 말날에 장을 담그며, 마을 어귀에 석마를 세워 안녕과 평안을 빈 풍속은 말이 삶의 리듬과 공동체의 경계를 함께 지켜온 존재였음을 보여준다.
병오년 붉은 말의 기운이 속도만이 아니라, 고성 곳곳에 남은 ‘마’ 지명처럼 사람들 삶을 든든하게 받치는 힘으로 이어지기를.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2월 13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김근 / 편집인 : 황영호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