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노인을 위한 정책은 “시혜”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2월 06일
 |
 |
|
| ⓒ 고성신문 |
대한민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머지않아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농어촌 지역과 중소도시는 이미 노인 인구가 절반에 가까운 곳도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과거의 인구 구조에 머물러 있다. 노인을 ‘돌봄의 대상’이나 ‘복지 수혜자’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은 보호의 대상이기 이전에, 이 사회를 일궈온 주역이며 지금도 지역과 공동체를 지탱하는 중요한 구성원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몸으로 견뎌낸 세대, 가족과 국가를 위해 희생해 온 세대가 바로 오늘의 노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르신이 노후 빈곤, 고독, 건강 악화, 이동권 제한이라는 삼중, 사중의 어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첫째, 노인 빈곤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기초연금이 도입되었지만, 실질적인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농어민, 자영업자 출신 노인들은 안정적인 소득원이 거의 없다.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소득보장 정책과 공공일자리의 확대가 필요하다. 단기·저임금 일자리가 아니라, 어르신의 경험과 숙련을 살릴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일자리가 되어야 한다. 둘째, 건강한 노후를 위한 의료, 돌봄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병원에 가기 어려운 독거노인,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방문진료, 재가의료서비스, 지역 주치의 제도를 강화해 “아플 때 병원을 찾는 노인”이 아니라 “의료가 먼저 찾아가는 노인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요양과 돌봄을 가족에게만 떠넘기는 구조에서 벗어나,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지는 공공돌봄체계를 확충해야 한다. 셋째, 고독과 단절의 문제는 생존의 문제다. 노인 자살률이 여전히 높은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 이유만이 아니다. 외로움, 사회적 고립, ‘쓸모없다’는 인식이 어르신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다.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을 단순한 쉼터가 아닌 소통과 참여의 공간으로 바꾸고, 마을 단위의 공동체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전화 한 통, 방문 한 번이 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인식이 정책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넷째, 이동권과 주거권 역시 중요한 노인정책이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농촌 지역에서 이동은 곧 생존과 직결된다. 어르신을 위한 교통지원, 마을 순환버스, 이동지원 서비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또한 낡고 위험한 주택에서 홀로 생활하는 노인을 위한 주거개선 사업과 공공임대주택 확대도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노인을 정책의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 대해야 한다. 정책은 책상 위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르신의 목소리를 듣고, 참여를 보장하며, 결정 과정에서 함께하도록 해야 한다. 노인정책위원회, 주민참여형 공론장, 세대 간 소통 프로그램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정책의 질을 높이는 핵심 장치다. 노인정책은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지금의 청년과 중장년 역시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 오늘 우리가 만드는 노인정책이 곧 우리 자신의 노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노인 문제는 특정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다. 이제는 말로만 ‘어르신을 공경한다’는 시대를 넘어야 한다. 존중은 말이 아니라 정책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노인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그것이 곧 품격 있는 국가이며 건강한 지역사회의 모습이다. 노인을 위한 정책에 대한 투자는 결코 비용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감당해야 할 책임이자 미래를 위한 약속이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2월 06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