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손님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2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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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한 손님과 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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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동숲을 찾은 따뜻한 손님 |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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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신부님, 부처님, 예수님처럼 끝에 ‘님’자가 붙는 말 중에서 ‘손님’은 특정한 사람을 가리키지 않고 남의 집을 방문한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그 손님 중에도 좋은 뜻으로 쓰이는 첫 손님, 단골손님, 반가운 손님보다 더 좋게 부르고 싶은 ‘따뜻한 손님’이 지난 1월 27일 오후에 동동숲을 찾아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0)에서 사무처장, 예술지원본부 문학지원팀장, 같은 팀 과장 등 세 분이 그 먼 전라남도 나주혁신도시에서 차를 몰아왔다. 이 땅에서 글을 쓰고 잡지를 만들고 있는 사람에게는 실로 어마어마한 분들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우리나라 문화 예술의 창작·보급·향유를 촉진하고, 예술인의 창작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문화예술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아르코미술관과 대학로 예술극장, 예술가의 집을 직접 운영한다. 인구 5만의 고성군 깊은 숲속에 ‘열린아동문학관’이라는 작은 건물 하나 지어놓고 아동문학 전문 계간지 하나 발행하는 데를 찾기에는 너무 큰 손님이다. 《열린아동문학》을 만들면서 여러 해 원고료 지원도 받고, ‘동동숲작은도서관’이 상주작가 지원도 여러 번 받았지만 늘 투덜대다가 지난해에는 아예 신청도 하지 않은 터라 마음이 복잡했다. 사실 원고료 지원을 받는 것은 필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일, 잡지를 돋보이게 하는 일은 분명하지만 정규 직원 없이 열정만 갖고 책 만드는 우리로서는 여간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우리 숲과 책을 잘 아는 동화작가로부터 우리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 먼 길을 찾아온 분들이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우리 식구들을 모두 불러 함께 원탁에 앉아 이제까지의 우리를 이야기해 주었다. 서른여덟, 서른아홉, 서른셋, 꽃다운 나이의 세 사람이 우연히 만나 아동문학과 인연을 맺고, 아무 연고 없는 고성 땅에 촌집을 사고, 산을 사 또래의 글동무들을 불러 모아 《열린아동문학》을 만들어 우리나라 아동문학가들이 제일 작품을 실어보고 싶은 잡지가 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와 ‘동화나무의 숲’,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만든 이야기를 아득한 먼 이야기하듯 들려주었다. ‘열린아동문학관’을 지어 작은도서관을 만들면서 ‘한국아동문학관’을 꿈꾼다는 이야기와 ‘열린아동문학상’을 만들어 시상하면서 이 상이 우리나라 아동문학가들이 제일 받고 싶어하는 상이 되어간다는 이야기도 했다. 숲 곳곳에 작고 예쁜 동시도서관, 동화도서관, 그림책도서관, 공룡도서관을 지어 꿈속 같은 그 도서관에서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마음껏 뒹굴며 동시·동화책을 읽고, 그림책·공룡 이야기책을 읽게 하고 싶다고 했다. 수많은 우리나라 아동문학가들의 나무를 어루만지고 이름돌을 쓰다듬으면서 그 시인의 시구를 떠올리고, 그 동화작가의 작품 한 구절, 주인공 한 사람을 떠올리게 하고 싶다고 했다. 바람 끝 맵고 산그늘이 지는 산책로를 함께 걸으면서 산책로 따라 꽃피우는 7월의 맥문동을 이야기하고, 5월의 때죽나무와 마삭줄꽃 이야기를 하고, 3월의 진달래꽃과 동백꽃을, 10월의 금목서와 애기동백꽃 이야기를 했다. 한 뼘도 안 되는 어린 동백나무를 가리키며 30년, 50년 후에 흐드러지게 필 그 꽃과, 그 밑의 붉은 꽃길을 걸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지금 손끝이 문드러져도 아프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고성은 세계가 알아주는 공룡도시다. 이 거대하고 황홀한 판타지와 ‘동화’가 있는 아동문학이 만나면 고성은 무엇을 꿈꿀 수 있을까? 한 판화예술가가 인구소멸로 쇠락해 가는 작은 마을의 공무원을 설득해 세계적 명소를 만든 일본 미야자키현의 ‘목성그림책마을’, 방정환 선생, 한정동 선생 묘소가 있다는 인연으로 방정환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을 시상하는 경기도 시흥시와 구리시는 ‘아동문학’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세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이 얼굴을 마주하고, 바람끝 매운 산책로를 함께 걸으며 묵묵히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던 세 분의 모습에 따뜻한 감동과 깊은 신뢰를 느꼈다. 우리는 무엇을 도와 달라는 이야기 한마디 없어도, 무엇을 도와주겠다는 이야기 한마디 없어도 다 같이 황홀한 꿈을 꾼 것은 분명하다. 공룡과 아동문학이 만나는 판타지는 동시동화나무의 숲이 있는 고성군 대가면 연지리 ‘방화골’을 머지않아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어린 시절 꼭 한번 와 봐야 할 어린이 명소, 세계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만들 것이다. 함께 하는 시간 내내,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던 세 분의 마음이 있는 한 우리 문화의 강물은 더 깊고 따뜻하게 흐를 것이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6년 02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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